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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Feb 15. 2023

마라도 뿔쇠오리와 고양이들에 대하여

아는 것에 비해 너무 큰 문제들

동물이나 자연, 생태계에 대해 공부를 한 적이 없다. 그나마 고등학교 때 과학 4과목(화학, 물리, 지구과학, 생물) 중 생물을 제일 좋아했다는 것뿐. 


제제프렌즈를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마주했고 어떤 것은 풀 수 있었지만 어떤 것은 엄두도 안 난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 두 번째는 그야말로 '몰라서'다. 아무리 생각이 부족하다한들, 배경지식이 없으면 생각은 할 수조차 없다. 


그럼에도 쓰고 싶은 건 있으니... 무식해서 근사한 글이 탄생할리는 만무하지만 한 번 써보기로 한다. 


최근, 제주 마라도엔 뿔쇠오리와 고양이들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를 고양이들이 해친다는 거다. 그래서 문화재청이 나서 마라도의 고양이들을 반출하는 것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고양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을 전제로 동의했다고 한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들은 섬에서 나가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내용들을 조각조각 들었지만 동물보호센터로 보낸다는데 제주도 동물보호센터는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이라고 하고 동물보호활동가는 섬에서 살던 고양이를 보호센터에서 가둬 살게 하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동물보호센터에서 받아들인다고 해도 공고기간 동안 입양을 못 가면 안락사 대상이 된다. 


난 정말 모르겠다. 생태계를 짐작하기엔 내가 너무 무식하다. 하지만 마라도 주민들이 전제로 깐 고양이의 안전은 안락사로 이어지거나 비참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뿔쇠오리는 소중하다. 하지만 그들이 멸종위기에 있는 것이 정말 고양이들 때문일까? 섬에 뿔쇠오리를 위협하는 동물이(인간 포함) 과연 고양이뿐일까? 이 또한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는데 3월에 마라도로 돌아온다는 철새, 뿔쇠오리를 위해 3월 전에 고양이는 나가야 한단다.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499


어떤 유튜버는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이라는 영상을 올렸다는데 나는 이 부분도 좀 이상하다. 동물보호단체는 그 목적이 정관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우리의 경우는 아래와 같다. 


제1조 (목적) 이 법인은 민법 제32조 및 제주특별자치도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제주도 내 유기동물의 치료, 임시보호, 입양, 처우개선 지원과 유기동물 및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활동을 목적으로 한다. 


동물보호단체는 그 정관에 따라 활동한다. 우리는 유기동물을 돕는 곳이니 유기동물을 중점적으로 보호하고자 한다. 만약 뿔쇠오리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인 비영리 법인이 있다면 그 역시도 동물보호단체라 부를 것이다. 뿔쇠오리도 동물이니까. 


강아지, 고양이에 상대적으로 많은 단체가 몰려있는 것은 맞겠으나 모든 동물보호단체들이 고양이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에 대해 잘 알고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을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주무관청에 서류를 넣고 허가를 받고 활동하는 것이다. 


생태계가 소중한 것도 알고, 고양이 강아지가 소중한 만큼 다른 생명도 소중한 것도 안다. 다만 그들의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 


정말로 고양이가 확실하게 주범이라면 마라도에서 반출되는 것도 이해는 하겠다. 하지만 반출됐다 해도 반출되는 고양이는 안전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주범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섬 밖으로 내쫓기고 안전까지 위협받는다면 그건 좀 아니지 않을까? 


애초에 쥐를 잡겠다고 마라도에 고양이를 들였을 것으로 추측한다는데 무엇 하나를 위해 인위적으로 무엇을 행한 인간이 문제이지 않을까? 나도 인간이지만 애초에 많은 동식물들이 멸종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것의 궁극적인 이유는 인간이지 않을까? 


요즘 읽고 있는 멸종과 관련된 책에서 6번째 대멸종이 온다면 그것은 인류 때문일 거라는 주장이 많다. 어쩌면 6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Gabriella Grifò님의 이미지 입니다.


그렇다고 섬에서 인간을 반출시키진 않는다. 인간이 중심인 사회라 그렇다. 


자, 다시 고양이 이야기로 돌아간다. 또 많은 행정상의 문제에 부딪히겠지만 나는 제주비건의 대표님이 소개한 통영시의 '고양이 학교'처럼 제주에서도 폐교 등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해 마라도 고양이들을 보호하면서 순치시키고 입양 보낼 수 있는 아이들은 보내면 좋겠다. 그러면서 동물에 대한 공부도 함께 하고. 


https://blog.naver.com/tongyeongsi/222889196246


각자의 입장은 있겠으나 뿔쇠오리든 고양이든 누구 한쪽 편을 들자는 건 아니다. 인간을 포함해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고민해 보자는 거다. 그리고 실현을 위해선 분명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들어갈 거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것이 무식한 내가 생각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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