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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Oct 26. 2023

30분의 위대함

동물사랑수업이 있어 위미초등학교에 다녀왔다. 9시 수업이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8시 35분쯤 도착했다. 그런데 선생님과 학생들이 운동장에 다 나와있는 게 아닌가. 9시 수업인데 뭘 하는 거지? 수업이 있다는 걸 잊은 건 아니겠지? 혼자 걱정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 몰라 교무실에 가니 아무도 없었다. 당연하겠지. 아까 내 눈으로 운동장에 다 나와있는 걸 봤으니까. 자, 그럼 일단 기다려보자. 


기다리면서 뭘 하는지 구경했다. 운동회 연습을 하는 것 같았다. 수업 시간 15분 전인데 줄다리기 연습을 한다. 



다시 교무실에 갔다가 나와보니 이제는 이어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다. 수업 5분 전인데. 


알고 보니 8시 30분부터 9시까지 운동회 연습을 했단다. 30분 동안. 


약속 시간 강박증이 있는 나라면 30분 동안 전교생을 불러 모아 안내하고, 정렬도 시키고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연습도 시키고(내가 못 본 어떤 경기 연습을 또 했을지도 모른다) 수업 시간 2분 전까지 그렇게 뭘 할 생각을 못 할 것 같다. 


30분 동안 뭘 할 수 있겠어? 하면서 발만 동동거리다 끝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1분 1초를 알차게 쓰는 것을 보았다. 저렇게 30분씩 매일 연습을 하면 훌륭한 운동회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수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하품하는 아이들이 좀 있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


30분은 짧은 시간이기도 하지만 길다면 긴 시간일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수업시간이 40분이니 30분이면 아주 짧은 시간도 아니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30분 독서도 꽤 시간이 길다. 그렇게 며칠 했더니 <총균쇠> 책을 절반이나 읽었다. 


사실 5분, 아니 2~3분만 짬이 날 때마다 수시로 전자책을 읽으면 책 한 권은 생각보다 금세 읽는다. 30분, 더 나아가 1분 1초를 알차게 쓰는 사람이 성공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물론, 쉴 때도 가열차게 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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