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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Jun 06. 2017

역사 공부 얼개 짜기(2) 주요 인물과 사건 위주로

유럽, 중국,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강성했던 나라를 파악했다면 이젠 '줌 인'할 시간이다. 특정 나라의 큰 그림을 짜는 거다. 보통은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크게 역사의 줄기를 나누더라. 이렇게 4토막으로 나눈 뒤 그 나라의 주요 인물과 사건을 나열한다. 공통점이 보이면 묶고 다른 점이 보이면 체크한다. 


고대 로마사를 그냥 공부할 때는 인물도 많고 이름도 길어서 되게 헷갈렸었다. 사실 나는 고등학생 때 세계사를 포기했었다. 역사는 좋아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역시 대입시험 때문이었다. 


암기를 잘 하지 못하는데 그놈의 이름들은 왜 그리 길고 비슷비슷한 건지, 지명은 왜 그리 많고 긴지. 그거 외우는 게 힘들어서 포기했다. 그런데 이제 와 알고 보니 얼개를 짜놓고 내용을 채워 넣은 다음에 반복학습을 하면 되는 거였다.  


고대 로마사에서 포에니 전쟁이 끝난 후 로마 공화정 시대로 들어간 시기,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될 줄 몰랐다. 옛날 같았으면 그냥 외우려 했을 거다. 


큰 얼개는 이렇다. 로마 공화정 시대는 크게 세 개의 기간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안엔 각각 2명의 인물이 경쟁을 하고 있다. 


시즌 1 마리우스 VS 술라 
시즌 2 카이사르 VS 폼페이우스 
시즌 3 옥타비아누스 VS 안토니우스 


사실 '휴식을 위한 지식' 팟캐스트의 허석사님이 이렇게 정리해주셨다. 물론 허석사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을 거다. 나만 몰랐을 뿐. ㅠ.ㅠ 어쨌든 이렇게 얼개를 짜놓으니까 훨씬 입력이 쉬워졌다. 사람 머리가 희한하지. 무작정 6명을 알려면 힘든데 2명씩 3팀은 또 다르단 말이야. 


© MikesPhotos, 출처 Pixabay


인물을 이렇게 두고 그들 사이에서 일어났던 주요 사건들 위주로 공부한다. 그러면 얼추 큰 그림은 그려진다. 신기한 건 큰 그림을 완성하면 머릿속에 방이 하나 생긴다. 그래서 그 방에 관련된 지식을 계속 넣을 수 있다. 이게 아는 만큼 보이게 되는 원리인 것 같다. 크게 크게라도 알고 있으면 방이 하나 생기게 되고 그 방에 지식을 넣을 수 있도록 보는 눈도 변하게 되는 것 같다. 


일단 방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생성된 방은 자꾸 채우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반복하지 않으면 그 방은 부실해지겠지만. 근데 일부러 반복하려고 하지 않아도 이미 채우려는 힘이 작동됐기에 자꾸만 받아들이려 하는 것 같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것에 반응하지 않는가. TV를 보면서, 책을 읽으면서 '어, 이거 나 알아. 맞아, 그랬지'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반복하게 된다. 물론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게 더 효과적이겠지만. 


기초를 탄탄하게 쌓아놔야 무언가를 더 쌓아올릴 수 있다는 말은 옳다. 그런데 난 그 ‘기초’가 뭔지를 몰랐던 것 같다. 기초는 바로 얼개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이런 말들을 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공부의 방법이라고 해야 하나? 어쩌면 많은 선생님들이 이야기를 해주셨을지도 모른다. 그땐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을지도. 


선생님은 단순하게 지식을 전달해주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게 진짜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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