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선생님은 약 먹일 때 테이블 위에 올리고 주사기를 입 가에 넣어 약을 넣어주라고 하셨다. 그러면 알아서 꿀떡꿀떡 삼킨다고. 개맘 초보인 우리가 뭘 알겠는가, 시키는 대로 했지. 첫날은 그렇게 먹였다. 그런데 어쩐지 약을 그릇에 담아줘도 먹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다. 그래서 시도해봤다. 오옷, 먹는다. 탐탐이 좀 멋진데.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스스로 약을 먹지 않았다. 그간은 쫄아서 주는 대로 먹었던 것 같다. 그래서 파프리카를 잘게 썰어 약에 섞어 먹여보았다. 잘 먹었다. 그러나 두 번은 속지 않았다. ;; 다음엔 요술상자가(또 다른 엄마 ㅋㅋ) 고구마를 삶았다. 약에 섞여 먹여본다고. 잘 먹었다. 그러나 이번엔 세 번 이상은 속지 않았다.
그다음엔 숟가락 등장. 요술상자는 어쩐지 숟가락으로 떠 먹이면 먹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찐 고구마에 약을 섞은 걸 숟가락으로 떠 입에 가져가 봤다. 옷. 먹는다. 하지만 '먹어준다'는 느낌.
약 먹일 때마다 개껌 하나씩을 줬는데 그건 그거고 약 먹는 순간은 싫은 모양이다. 이젠 먹기 싫다고 고개를 돌리지만 어쩔 수 있는가, 숟가락에 떠 가져가면 어쩔 수 없다는 듯 먹었다.
오늘... 두둥. 등 돌린다. 도망간다. 이쪽으로 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약 먹으면 니가 좋아하는 개껌 준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은 좋다. 지 의사를 표현해서 말이다. 예전엔 쫄아서 약을 주는 대로 물 먹듯 먹었으니... 자기표현도 못하고. 그 마음이 오죽했겠는가.
빨리 감기 나아 약 먹기에서 졸업합시다~
* 제주에 정착한 언니들과 강아지 탐탐이의 이야기, [제주탐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