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ㅁㅁ 때문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것입니다. 아래 질문에 답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ㅁㅁ 때문이다.」
정답을 알려드리기 전에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작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닥터스'에서 배우 김래원이 한 대사입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얼마 안 있으면 중간고사다. 공부 잘하는 것도 재능이야. 공부 못하면서 높은 목표 삼아서 자학하지 말고 니들 고2니깐 앞으로 뭐해서 먹고살지 생각 좀 해라. 괜히 책에 머리 박고 시간 낭비하지 말고 알았지? ”
잘생긴 사람이 다정한 목소리로 한 말이지만 내용은 섬뜩합니다. 어차피 너희들은 안 되니깐 공부는 포기하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김래원은 서울대 의대 출신의 교사입니다. 물론 서울대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가능합니다.
정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낙인' 때문입니다. 이 낙인이라는 것, 굉장히 무섭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찍혔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찍히면 주변 사람들이 선입견이 생기거든요. 머리가 나쁘다, 왜 이렇게 공부를 못 하냐, 너는 이것도 이해가 못 하냐, 너는 공부 쪽은 아닌가 보다 등등.. 이게 다 낙인을 찍는 겁니다.
학교에서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죠? 이것도 낙인을 찍는 겁니다. 말이 좋아 수준에 맞게 가르친다는 것이지 사실은 공부에 방해가 되는 아이들을 따로 모아서 방치하는 것입니다. A반 아이들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선생님이 친절하게 쉽게 다시 설명해줍니다. 그런데 C반 아이들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그 아이는 혼납니다. 아까 얘기할 때 안 듣고 뭐 했냐고. (물론 아이들 잘못도 있습니다.) A반 아이들이 선생님 목소리가 작아서 안 들린다고 하면 크게 말합니다. C반 아이들이 선생님 목소리가 작아서 안 들린다고 하면 혼납니다. 집중하라고.
학원에서도 수준별 반 편성을 합니다. 학교에서 낙인을 찍힌 아이들은 학원에서도 낙인을 찍힙니다. A반 수업은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열심히 수업을 하고 아이들 질문도 잘 받아 줍니다. C반 수업은 A반 수업과는 사뭇 다릅니다. 내용이야 다를 수 있지만 선생님들의 열정과 관심도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집에서도 이러한 낙인효과는 이어집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 언제 정신 차리고 공부할래? 제발 밥값 좀 해라. 으이그 저 돌머리... 그런데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표정, 말투, 몸짓으로 느낍니다. 상대방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명체의 본능이죠.
그런데 이 낙인의 가장 비극적인 결론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낙인을 찍힌 본인도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서 그렇게 믿어버린다는 겁니다. ‘나는 해도 안 돼.’
어릴 때 공부에 관심을 조금 보였던 아이들은 주변 어른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선생님들이 더 정성스럽게 가르치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비록 한두 번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도 이거는 ‘실수’라고 다시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해 줍니다.
반면에 어릴 때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아이들은 주변 어른들로부터 구박을 받습니다, 선생님들이 성의 없게 가르치고, 네가 뭘 할 수 있냐고 핀잔을 하고, 한 두 번 잘했다 하더라도 네가 이렇게 잘한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실수’로 잘 찍은 것이라며 노력을 평가절하합니다.
어떤 아이는 너는 똑똑하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어른으로 둘러싸이고 다른 아이는 너는 머리가 나쁘고 공부는 못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어른으로 둘러싸입니다. 학습능력이 다소 부족해도 주변 어른들이 너는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정성스럽게 가르치고 열과 성을 다해 이끌어 주다면 아이가 지금 모습과 같을까요?
다시 한번 질문하겠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 하는 이유가 얘가 정말로 학습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입니까,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까?
초창기 강사 시절 주변 원장님과 선생님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홍선생, 쟤 있잖아? 쟤 틀렸어. 쟤 안 되는 얘야. 괜히 힘만 빼지 마.”
표현은 다르지만 아까 드라마에서 나왔던 대사와 같은 말입니다. 얘는 공부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공부는 틀렸다고 낙인찍힌 아이들을 직접 가르쳐보니 다른 선생님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절실히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저도 한 때는 몇몇 아이들을 그렇게 분류했습니다.
“쟤는 안 되는 애야.”
그런데 어느 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교실에서는 정말 바보처럼 보였던 아이가 교실을 벗어나자 말도 잘하고 두뇌회전이 잘 돌아가고 유머도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실에서는 영혼이 없는 얼굴로 초점이 없는 눈으로 멍하니 앉아 있었지만 교실을 벗어나자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매우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생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했습니다. 어느 모습이 진짜 이 아이의 모습일까?
아이들을 선입견 없이 가르쳐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입견이라는 것 굉장히 무섭더군요. 제 의식의 깊은 곳까지 뿌리내리고 있어서 계속해서 저를 설득합니다. ‘어차피 해도 안 되는 일에 힘 빼지 마. 그 시간에 열심히 하려는 아이 봐주는 게 더 효과적이야.’ 그리고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아서 힘이 빠졌습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들에게 배신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연구하고 고민하는 방법들을 교육현장에서 직접 적용했습니다.
어느 날 원장님이 신입생이 왔다는 거예요. 공부 잘하는 아이랍니다. 그런데 보니깐 수업 태도가 영 아니었습니다. 머 좀 예의는 없지만 그러려니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봤습니다. 87점인가 나왔을 거예요. 큰일 났다 싶었죠. 90점대 아이를 떨어뜨려 놨으니 학원을 끊는다고 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얘가 원래 60점대가 나왔답니다. 원장님이 서류를 잘못 보고 말해준 것이었어요.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만약 내가 이 아이가 60점대라는 것을 알았어도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아닐 것 같았습니다. 잘해야 70몇 점 나왔겠죠. 원래 못하는 아이니까 어려운 것은 안 알려줬을 것입니다. 제 마음속에 있는 낙인을 지우자 아이들이 달라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난 해도 안 돼.’에서 ‘어 하니깐 되네?’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죠. 이거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 몸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마음이니까요.
정리하면,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는 주변 어른들의 선입견입니다. 공부를 못한다고 '낙인'을 찍힌 아이들이 받는 교육의 질은 현저하게 다릅니다. 우리 어른들이 정말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연 C반 아이들이 A반 아이들과 같은 교육을 받고 있는지. 이 아이가 정말로 학습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는 같은 교육을 하고 나서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습니다.
<입시왕, 공부를 부탁해> 2차 북콘서트
2017년 3월 30일 오후 2시
북콘서트 신청 : https://goo.gl/2emMrc
진행 : 하니샘
강사 : 홍프로
(펜타킬 샘은 지방 강연이 잡혀 있어서 부득이하게 같이 못하게 되었습니다.)
1부 : 강연(주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 1차 북콘서트와 다른 내용입니다!^^)
2부 : 질의응답(저와 하니샘이 성심성의껏 어머님들의 고민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신청서 작성 시 질문을 미리 적어주시면 더 좋습니다~)
참가비(장소 사용료로 사용합니다.)
강연 + 음료 = 1만 원
강연 + 책 + 음료 =2만 3천 원
그럼 3월 30일 오후 2시
북티크 논현점에서 직접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입시왕, 공부를 부탁해>
미리보기 바로가기 : http://naver.me/57vSvs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