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악보를 만들다
다음 날 아침에 고신국은 정혜영을 태우고 출발했다. 20분 정도 지나서 경기양악원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최민영과 첼리스트 윤지숙을 만나기 위해서 고신국은 기다리고 있었다.
8시가 되었을 때, 피아니스트 최민영이 보였다. 고신국은 손을 흔들어서 차에 탑승을 하도록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윤지숙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이 지났는데도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고신국이 말했다. "최민영 씨, 혹시 윤지숙 씨가 어디에서 사는지 알고 있나요?"
최민영은 말했다. "지숙이는 여기 양악원에서 멀지 않아요. 저보다 더 일찍 왔어야 할 텐데..."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혜영이 말했다. "고신국 사장님, 아무래도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최민영이 말했다. "지숙이가 평소에 약속을 잘 지키는데, 오늘은 좀 늦는 것 같습니다." 고신국이 대답했다. "그러면 10분 정도 더 기다렸다가 출발하기로 해요. 저희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도 있고 하니까요"
그렇게 기다리기 시작한 지 5분이 지났을까... 앞에서 윤지숙이 뛰어오고 있었다. 윤지숙이 말했다. "사장님,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저희 오빠가 요즘 밖에는 일본 순사들이 돌아다니는데, 오늘은 제발 나가지 말라고 해서 결국 붙잡혀 있다가 이렇게 몰래 도망쳐서 나왔어요..." 최민영이 말했다. "저도 요새 일본 순사들이 동네를 다니는 것을 많이 봤어요. 아마도 지숙이 오빠가 걱정되어서 그랬을거애요."
고신국은 말했다. "나중에 오빠가 이해할 겁니다, 그럼 늦었으니 출발합시다" 그렇게 고신국은 세명의 악기 연주자를 태우고 백호와 태식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오전 10시가 되었을 때에 고신국은 양조검사소 앞에 도착을 했다. 검사소 앞에서 황금성과 백호가 한 시간째 기다리고 있었다. 황금성이 고신국의 차가 멈추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달려갔다.
황금성이 말했다. "고신국 선생님. 오래 걸리셨나 보네요", 고신국이 말했다. "아, 좀 그럴 일이 있었습니다."
백호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신국 씨... 새로운 분들과 함께 오셨나 보네요..."
고신국이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황금성 계장님. 이 분들과 함께 검사소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할 수 있을까요?" 황금성이 안내하여 검사소 내에 있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황금성이 문을 열어서 연주자 세명과 백호, 그리고 고태식까지 총 6명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외부에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안에서 잠갔다.
고신국이 말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고신국입니다. 일단 인사를 시켜드리면, 이 쪽은 백호 씨, 그리고 옆에는 제 사촌동생이자 미술을 그리는 고태식 씨, 그리고 이곳을 담당하는 황금성 계장님. 이 쪽부터 피아노 연주자 최민영 양, 첼로 연주자 윤지숙 양, 그리고 바이올린 연주하시는 정혜영 양입니다."
백호도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백호 윤민호입니다. 제가 어제 고신국 씨를 통해 이미 들었는데, 여기 있으신 분들이 어떤 일로 모인 것인지, 우선 상황을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백호가 이어서 말을 했다.
"저는 대한제국에서 군인 생활을 하다가 강원도에 있는 산에 터를 잡고 선왕 시절에 제가 모시던 부대장님과 함께 시작한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나라를 침략하여 식민지화시키기 위해서 들어온 일본군과 대한제국의 주권을 강탈하는데 앞장서 온 적들을 소탕하기 위해서 의병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그들과 함께 연합하는 일이었습니다. 최근에 여러 번 일본군과 격돌이 있었고요."
백호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런데 저희가 강원도에서 진행했던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평범한 악보와 다르게 여러 가지 암호화 표식을 사용하여 현재의 일본의 만행과 그들과 대항하기 위한 밀지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을 우리들은 '악보제작소'라고 불렀습니다. 그곳에서 제작된 악보들을 책으로 만든 후, 이 것을 전국 각지에서 애국활동을 하고 있는 연주자들에게 배포하여 그들이 지시에 따라서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악보 중 일부가 일본군 손에 들어갔고 해독이 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악보를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 있는 고신국 씨가 여러분들과 함께 다시 새로운 암호체계를 갖춘 악보를 제작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완성되면 그것을 저희들이 배포할 것입니다."
고신국이 말했다. "백호 선생님이 이번에 '조선애국단'을 창설하셨고, 초대 단장을 맡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백호 선생님을 보시면, 앞으로 단장님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백호가 말했다. "뭐,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됩니다. 지금처럼 백호 씨라고 불러도 좋아요.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암호체계를 만들고 기존에 제작된 악보에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고신국이 말했다. "저의 사촌 동생인 고태식 씨는 그림 그리는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라 여러분들이 만든 새로운 암호를 악보에 넣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도와줄 분들이 저 산 위에 있습니다."
최민영이 말했다. "산 위예요? 산신령??", 고신국이 말했다. "하하. 산속에 사는 토끼들입니다."
정혜영이 말했다. "그럼 그 악보체계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으신지요?"
고신국이 말했다. "일단 저희가 배포할 악보를 보면서 같이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백호가 잠시 밖으로 나가서 동수에게 산으로 올라가서 옮겨 놓았던 상자 안에서 악보 열 권을 꺼내어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10분 정도가 지났을 때, 동수는 악보책을 갖고 왔다.
백호는 다시 고신국과 연주자들이 모여 있던 회의실로 들어갔다.
백호는 악보책을 하나씩 모두에게 전해 주면서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 이 악보는 독일어의 표지로 되어 있고, 각 악기별로 연주가능한 부분이 들어있습니다. 저도 음악적 지식이 부족해서 정옥희 씨에게 많이 물어봤습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이 표지에 그림 장식들은 모두 그려서 넣은 것이군요. 참 아름답네요"
백호가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악보제작소에는 암호를 분석하고 전달할 우리말이나 외국어를 암호로 전환해 주는 분들이 있었고, 각 악보의 음계나 악상에 대한 기호를 이해를 돕기 위한 음악 전공한 분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여기 고태식 씨처럼 그림에 재능을 갖고 애국활동에 헌신을 하고자 참여한 미술학도들도 있었고요."
고신국이 말했다. "참 좋은 취지로 모이셨던 분들이시네요. 암튼 저희도 함께 참여하게 되어 기쁘네요"
백호가 말했다. "그럼 일단 편하게 일을 하시도록 편한 복장을 드리는 게 어떨까 싶은데, 황금성 계장님 이곳 검사소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복장 같은 것이 있으면 연주자 분들에게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황금성이 말했다. "네, 물론이죠. 저희 검사소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사무직 외에는 대부분 편한 복장이 제공됩니다. 옷에 크기에 맞게 편하게 골라서 입으시고 나중에 반납만 꼭 해주시면 됩니다."
고신국이 말했다.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요? 우선 여기 백호 단장님이 갖고 와주신 악보들은 세 가지 정도의 음악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 번째 것은 Johannes Brahms(브람스)의 'Piano Trio No.1 In B Major, Op.8 (피아노 3중주 1번 나장조 Op.8)' 곡이 들어 있군요."
고신국이 설명했다. "제가 한번 보니까,... 현재 이 곡에는 첫 페이지 부분에 들어가 있는 암호내용은 영문으로 변경하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잠시만요,... 지금 연주장 내에 다섯 명의 적? 들이 있다..."
백호가 말했다. "연주장에 있는 다섯 명의 적은 을사오적을 의미합니다. 이완용을 비롯하여 대한제국의 주권을 일본에 넘기려고 하는 매국노들입니다. 그들이 떠받들고 있는 일본의 고위층이 누군지,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확인하고 행동하라는 말입니다."
- There are five enemies in this concert hall right now. They are shameless oppressors who are loyal to the Japanese and are dedicated to destroying the Korean Empire. Find out who the high-ranking Japanese people are connected to and find out where they live. -
- 지금 이 연주장에는 다섯 명의 적이 있다. 이들은 대한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일본인들에게 몸 바쳐서 충성하는 파렴치한 압잡이들이다. 그들과 연결된 일본 고위층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그들이 사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해라. -
백호가 대답했다. "이 악보 역시 지금 일본군 손에 있다고 가정하면, 벌써 그들은 다섯 명의 매국노와 고위층 인사들을 경성(서울) 연주회에 참석하지 않도록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이전에 제작된 악보를 기준으로 행동한다고 가정할 때, 새로운 악보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알고 움직이는 자들을 다시 감시하는 방향으로 제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점점 머리가 복잡해지게 되네요. 적들은 우리의 수를 알고 있어서 움직일 것이다라는 것이고 우리들은 그러한 적들을 다시 감시할 방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이 악보에 암호화해서 넣어야 한다는 것이네요.", 백호가 말했다. "네, 방향은 정확하게 맞습니다. 적들이 우리의 수를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요?"
정혜영이 대답했다. "아마도 그들이 우리들을 잡기 위해서 병사들을 경성(서울) 연주회장으로 모으지 않을까요? 당연히 고위층 관료들은 그곳에 참석하지 않겠죠?"
윤지숙이 말했다. "제 생각에는 고위 관료들이 온 것처럼 군인들이 변장을 하고 참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최민영이 대답했다. "혹시 이완용을 포함한 다섯 명의 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아는 분이 있나요?"
백호가 대답했다. "네, 그들의 생김새는 저희가 선왕시절에 함께 일했던 화공들이 악보제작소에 있었고 그들에게 부탁을 해서 다섯 명의 매국노의 얼굴은 그려 놓았습니다. 만약 그날 행사장에 참여하는 음악인들이 다섯 매국노의 얼굴을 모르더라도 저희가 세워둔 사회자가 그 다섯 명의 매국노를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하여 모든 관객과 연주자들이 보는 앞에서 소개를 시킬 것입니다. 제대로 된 얼굴을 파악하게 되는 것입니다."
백호가 이어서 말했다. "우선 저희 인원들과 이곳에 참석하신 연주자분들은 다섯 명 매국노의 얼굴은 기억이 되도록 보여드릴 겁니다. 윤지숙 양이 말한 것처럼 일본군이나 일본 순사들이 위장(변장)을 하고 매국노들이 입던 의상을 대신 입고 앉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정혜영이 대답했다. "만약, 원래 연주회가 진행되는 장소와 일정을 주최한 곳을 통해서 변경하여 공지를 하면 이러한 계획 변경으로 인하여 일본군과 이완용을 비롯한 매국노들이 안심하지 않을까요?"
고신국이 말했다. "주최자가 장소와 일정을 새롭게 만들어서 재 공지한다?, 어차피 악보가 해독이 된 지금, 만약 그날 처단해야 할 다섯 명의 매국노들은 참석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악보가 전달되더라도 우리들을 잡기 위해서 참석한 일본군 부대원들만 만나는 상황이 될 것이고..."
황금성이 말했다. "네,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병력을 그날 배치하지 않고 다른 날로 다시 변경되어서 배치하려고 한다면, 자신들에게도 부담이 이만 저만 크지 않을 겁니다."
고태식이 말했다. "신국 형님, 저희가 지금 5일 앞으로 다가온 경성(서울) 음악홀 연주회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큰 고민하지 않고 계획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형님이 좀 알아 봐 주실 수 없나요?"
고신국은 자신이 잘 알고 지내던 친구인 조명하가 항상 말해오던 최 선생을 한번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최 선생이라는 자를 처음 만나는 자리이므로 특수임무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접근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신국이 말했다. "제가 누구 좀 만나려고 잠시 경성(서울)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그 사이에 태식이는 연주자들과 함께 새로운 악보를 위한 암호를 만들어서 백호 단장님과 얘기를 해 줬으면 해.", "지금 오전 11시입니다. 제가 저녁 7시까지 이곳으로 다시 올게요. 혜영 씨, 민영 씨, 지숙 씨 모두 새 악보제작 진행 바랍니다."
그렇게 고신국은 양조검사소에서 나와서 차를 타고 경성(서울)로 올라갔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제작소(제41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