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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티아 Jun 19. 2023

상상여행

너와 나눈 추억을 더 많이 그림으로 남기고 싶구나.

엄마들은 왜 꽃을 좋아하는 걸까.

꽃이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는 걸 나도 50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무더기로 핀 수국을 보기 위해 2년 전, 제주도에 갔었다. 환상적이었다. 어떻게 그 많은 꽃들이 동시에 환호성을 올리는지 그저 구름 위를 걷는 듯 꽃들을 구경하고 또 했다. 이때 물론 망고는 동행하지 못했다.


도서관에서 골든 레트리버와 함께 유럽 여행을 떠난 어떤 처자의 책을 보았다. 책을 후루룩 넘기며 사진들을 구경하는데, 부럽기도 하고 개와 함께 한 풍경들이 너무 예뻐서 침을 흘릴 뻔했다.


개와 함께 하는 문화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유럽인들의 태도에는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나도 망고랑 같이 여행하고 싶다.

망고가 젊었을 때는 내가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제는 도로 위나 하늘 위, 혹은 바다 위를 가는 것이 망고에겐 큰 무리다.

애초부터 차멀미 때문에 근교 여행에도 진을 빼는 타입이었다.


그저 그림 속에서나마 상상여행을 같이 할 뿐이다.

그런데 요즘  그림 그린다고 망고를 살짝 방치하고 있는 것이 또 미안하게 생각된다.

망고는, 내 상상 속에서, 그림 속에서 행복한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론 내  책상 밑에서 물감 냄새 맡으며 잠을 청할 뿐이네.


아 , 그렇다고 아주 산책도 안 시키고 예뻐도 안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망고를 바라보는 시선이 살짝궁 그림 속의 망고에게로 옮겨 갔을 뿐이에요! - 변명


6월 15일로 망고는 13살이 되었다.

실제 여행을 같이 하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워서,  너와 나눈 추억을 더 많이 그림으로 라도 남기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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