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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달 Apr 21. 2022

갑.분.갓생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내 인생에도 갓생이라는 단어를 쓰게 될 줄이야!




  갓생은 요즘 사용하는 신조어로 갓(God)+인생의 합성어로 열심히 사는 삶을 뜻한다. 갓생이라는 단어는 친하게 지내는 대학원 쌤에게 처음 들었다. 한 달 전쯤 오랜만에 만난 쌤에게 잘 지냈냐는 질문을 했는데 "요즘 정말 갓생 살고 있어요."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두둥. 갓생이 뭐지..?



"쌤.. 갓생이 뭐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뜻인가..? 흐흐"



  대학원에서 만난 친구이자 연구자 동료는 평소에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걸 모르고 있다가 8살 차이가 가끔 느껴진다며 놀리곤 하는데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씨익 웃으며 (아주 잠깐 놀려주고) 친절하게 갓생을 설명해줬다. 설명을 듣고 나도 씨익 웃으며



"오호. 나는 뼛속까지 한량 체질이라 앞으로  갓생을 살 일은 없겠네요 ^^" 라고 대답했었다.




갑분 갓생




그랬는데! 분명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느긋하게 다음 학기로 미루려던 논문을 폭풍 같이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하 오늘은 지도 교수님과 함께하는 소통 세미나에서 논문을 1차로 발표하는 날이다. 창 밖으로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가 들린다.



  5월 초 1차 심사를 받으려면 오늘 발표 후 피드백과 연구 참여자 정리 및 인터뷰를 시작해야 한다. 갑자기 놓인 상황에 어리둥절할 새도 없이 밤을 새우며 논문을 쓰고 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밤을 새지 못하겠다. 저번  주말에도 밤을 조금 새웠다고 뒷골이 당기고 뒤통수에 소름이 돋고 구내염이 생겼다..



  아프면 안 되는데..ㅠ 앞으로 두 달은 아프면 안 된다. 졸업하려면 한시가 급하니까.. 어제는 독일에서 박사 과정을 하고 있는 쌤과 통화를 하면서 한참을 푸념했다. 아프면 안 되는데.. 만약 아플 거라면 입원할 정도여야 논문을 미룰 수 있다는 나의 말에 호탕하게 웃으며 정말 대학원생들 너무 다 똑같다고 본인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단다.




가보자고!




  밈과 관련된 논문을 쓰고 있어서 마음이 한 껏 젊어진 기분이다. '가보자고'도 요즘 사용하는 밈이다. 내 친구들은 당연히 모르겠지? 흐흐 많은 밈 중 제일 마음에 드는 밈은 '가보자고'다.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오늘은 밤을 새웠으니.. 연구실 출근하고, 세미나 발표하고, 연구실 퇴근하고 좀 쉬어도 되겠지?.. 난 태생이 한량인데.. 갓생 너무 힘들다구우... 곧 연구실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제 졸리기 시작한다. 큰일이다. 오늘 하루도.. 갓생 가보자고!!!!



하지만.. 졸려어.. 한 시간이라도 자야겠다.




오늘의 TMI: 일주일에 하나씩 글쓰기로 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상황에(갑자기 지난주부터 논문을 쓰고 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하루하루. 하지만! 그래도! 약속을 지켜보고자 오늘이라도 글을 올려보는 뼛속까지 한량이지만 임시로 갓생 살고 있는 30대의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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