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작년 10월 이사를 하면서 당근을 통해 조그마한 어항을 구매했다. 그리고 그때 함께 타타(내가 지어준 베타의 이름이다)가 오면서 나의 소중한 반려어가 되었다. 이름도 타타로 지어주고 조그마한 어항을 온도계와 수초 등으로 채우다 보니 비좁아 보여 조금 더 큰 어항을 새로 구입하고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간혹 베타가 좁은 곳에서도 산다고 하면서 둥근 어항이나 조그마한 꽃병 크기의 어항에서 키우는 사람들이 있지만 베타는 활동반경이 큰 어종으로 넓은 어항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최소 10L 이상).
어쨌든 타타는 내 생활의 활력이 되어주었다. 현재 나는 박사 수료를 해서 논문을 쓰거나 공부를 하고, 재택으로 하는 업무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특히 많다. (이사를 할 때 이 부분은 특히 중요했다. 내가 집에서 오래 머물면서 공부와 업무를 할 때 답답함이 없어야 하고 일조량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고 등등) 이사하는 집에서는 나의 업무 공간을 배치하고 타타를 포함해 신블리 친구가 선물해 준 올리브 나무(이 올리브 나무의 이름은 신블리가 선물해 줘서 블리다), 못난 주인을 만나 고생하고 있지만 아주 잘 버텨주고 있는 싱그리(테이블 야자의 이름은 싱그러워서 싱그리로 지었었다. 다른 식물들은 다 죽어나가도 싱그리만큼은 몇 년째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다육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영향으로 (엄마가 서울에 올 때마다 함께 다육이 농장을 가고 있다) 다육이 친구들이 늘어 총 9개의 화분... 식집사까지 되었다!
타타는 사람을 좋아한다. 보통 물고기 친구들이 밥줄 때를 제외하고는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그들의 생활을 영유하는데 타타는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가끔 나를 따라오기도 한다. 내가 외출했다가 들어오면 저 구석에서 힘차게 헤엄을 쳐서 나에게로 온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른다. 그리고 일을 하다가 옆을 돌아보면 타타가 나를 보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타타~~~~~~' 하면서 다가가기도 한다. 찾아보니 베타는 물속의 강아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너무 귀여워서 납득이 가는 별명이다..(ㅠ_ㅠ).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나가는 모임마다 타타를 자랑하고 다닌다.
어쨌든 이렇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던 타타가 일주일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정말 많은 요인이 있었을 것 같다. 동생이 밥을 너무 많이 줬는데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거나 내가 준비도 없이 갑자기 급격한 환수를 해버렸거나 옆에 어항의 여과기를 씻지도 않고 바로 끼워 넣었거나 어쨌든 겹겹이 쌓인 수질의 불안정은 타타를 아프게 했다. 그리고 너무 놀라서 검색창에 "베타가 아파요" "베타 질병" "베타 치료방법" "베타 먹이 거부" "베타 부레병" "베타 복부 팽창" 등을 검색했다.
동물약을 취급하는 동네 약국을 찾았는데 약이 없다고 했다. 빨리 오늘 당장 치료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너무 초조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찾아서 다른 동네에 있는 약국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전화해서 재고가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 약국이 문 닫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택시를 타고 급하게 가서 약을 사오고 집으로 부랴부랴 와서 약욕을 해주었다. 마땅한 약욕용 통이 없어 급하게 약욕을 할 수 있는 자그마한 어항을 구입하고 타타가 좋아하는 알몬드 잎과 약욕으로 인해 언제든 환수할 수 있는 물을 떠놓고 노심초사하며 보냈다. 초보 집사를 만나 고생을 하는 것은 아닐까. 솔방울 병의 증상이 보여서(베타의 비늘이 마치 솔방울처럼 들어 올려져서 생긴 이름이다. 위에서 보면 정말 몸도 부풀어 올라서 솔방울 모양이다 ㅠㅠ) 초조했다. 솔방울병은 완치가 어려워서 용궁으로 보낼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는 글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해지면 배가 터지기도 한다고 했다...(ㅠㅠ) 그래도 그 와중에 솔방울 병 완치 기록 이런 글들을 보며 어떻게 약욕을 했고 어떻게 약밥을 먹이고 어항 수질 관리는 어떻게 했고 등등 계속 확인하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뚝딱뚝딱 하루하루 빼먹지 않고 했다. (중간에 차도가 없어서 마음의 준비를 시작하긴 했다)
매일매일 약욕을 해주는 동안 타타는 힘이 없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나를 피해 다녔다. 원래 나만 보면 빨랑빨랑하면서 날아오던 친구였는데.. 구석으로 들어가고 잎 아래에 숨었다. 내가 조용히 보고 있으면 힘겹게 지느러미를 움직여 나를 계속 등졌다. 너무 슬펐지만 그래도 살아주길 버텨주길 삶의 끈을 놓지 않길 계속 빌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기적처럼 5일 차부터 호전되고 있다. 오늘이 치료를 시작한 지 6일 차가 되었는데 어제부터 타타는 나를 보면 힘겹게 헤엄을 쳐서 곁으로 오고 밥도 먹는다. 원래 약밥을 만들어주면 뱉어버렸었는데 거의 4-5일 동안 금식을 해서 그런지 배고파서 약밥도 잘 먹어주고 있다. 정말 볼 때마다 기특하다.
비늘도 조금씩 가라앉고 있고, 중간에 왔던 부레병도 낫고, 복부가 팽창했었는데 가라앉고 있다. 정말 정말 너무너무 잘 버텨주고 있는 중이다. 사실 약도 엄청 정교하게 계량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런 세심함이 부족해서 이 정도면 되겠지?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하면서 얼렁뚱땅 하는데도 아주아주 잘 버텨주고 있어서 고맙다. 이번에 베타에 대한 정보를 엄청 많이 찾아보면서 관련된 논문도 있고 책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국 논문은 한국어로 간략하게 정리된 것이 있어서 해당 내용을 좀 읽고 책도 나중에 교보문고 가서 한 번 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베타의 수명은 2년 정도라고 한다. 길면 3년이라고 했던 것 같다. 타타의 전 주인이 어느 정도의 기간을 키웠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오래오래 아프지 않고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타타야 오래오래 함께하자~~~ 나의 식물들도 우리 타타도 무럭무럭 자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