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연재칼럼 [워커홀릭, 마흔에 은퇴하다]
(17) 굿바이 미세먼지는 언제쯤일까?
사람은 하루 1~2리터의 물을 마시지만 공기는 그 1만 배인 1~2만 리터를 들이마신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가 오염되는 것은 곧 우리 몸이 오염되는 것과도 같은 이유다.
요즘 다시 미세먼지 철이 시작됐다.
겨울과 봄, 연중 절반이나 미세먼지가 잦아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버스나 지하철에는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연신 들리고 하늘은 잿빛으로 우중충한 날이 흔하다.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고 벗으면 목이 칼칼해지는 계절, 미세먼지 앱을 보며 환기 타임을 기다려야 하고 이비인후과에는 환자들이 넘쳐난다.
미세먼지라는 것을 인식하고 걱정하기 시작한 것이 약 십 년 전이다. 2012년, 중국이 매연 공장들을 동부, 즉 한국과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런데도 당시 언론은 미세먼지 보도에 소극적이었고 정부도 미세먼지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한다며 문제를 축소 보도하곤 했다. ‘미세먼지? 먼지 좀 먹어야 면역력도 올라가지’라는 식의 무식한 발언도 하던 때였다.
어쩔 수 없이 개인적으로 공기질 앱을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쪽 미세먼지를 찾아 기록하고 추적 관찰했다. 본 직업은 입시 강사였는데 당시엔 무슨 미세먼지 보도 특파원이라도 된 것처럼 몇 년을 보냈다.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도 같이 조사했다.
당시엔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한국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도 아래처럼 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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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은 심장 및 폐 관련 질환 등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망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천식 발작, 급성 기관지염, 부정맥과 같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서 오래 노출되는 경우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폐암 발생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미세먼지는 체내에 들어오면 체내 여러 장기에 활성산소를 공급하여 세포 노화를 촉진합니다. 또 염증반응을 촉진하여 조직 손상을 가져옵니다. 이러한 작용은 혈류를 따라 전신에서 작용하므로 미세먼지의 영향은 단지 호흡기에 그치지 않고 신체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임산부·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등과 같은 민감군은 특히 미세먼지 노출에 대한 위험이 더 큽니다. 임산부가 흡입한 미세먼지는 태아의 성장·발달은 물론 조산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쫄보가 아니어도 쫄게되는 병명들이 즐비하다.
마스크 쓰고 공기청정기를 돌리며 최대한 조심하며 산다 해도 일부 미세먼지는 결국 몸속으로 들어온다. 비가 와 씻긴 미세먼지는 토양으로 흘러들어 먹거리에 저장되고, 물로 흘러간 초미세먼지들은 식수에 들어있다. 또한 내내 마스크를 쓰고 공기청정기 옆에서만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오염된 공기 속에서 숨 쉬게 되는 때도 자주 있다.
웬만한 문제는 정확히 알면 알수록 대책도 잘 세워지는 법이다. 그런데 미세먼지 문제는 개인의 힘으로만 풀기 힘든 문제다. 알면 알수록 허탈함, 공포감은 늘고 대안이 없다는 데서 무기력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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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되는 대기질 상황,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정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얘기를 배부른 소리로 질타하는 성장제일주의식 풍조,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 오늘도 개인들은 숨쉬기 힘들다. 숨쉬기 힘들지만 마스크 하나 낀 채로 다시 살던 대로 시킨 대로 일터로 나가고 밤늦게 지쳐 돌아온다. 이민밖에 답이 없다면 이건 너무 심각하다. 다른 해답이 보여야 한다. 고등어 덜 굽고 물 많이 마시라는 것 말고 근본적인 해답이 나와야 한다.
-캐나다홍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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