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비구름

신간읽기 프로젝트 11

by 홍유

오늘은 날씨가 묘하네요. 흐린 느낌이 계속 들어요. 비 소식은 없지만, 바람의 방향은 남서풍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봄철을 지배하는 따뜻한 기단(공기덩어리)이 다가온다는 의미지요. 우리나라의 겨울을 지배하던 시베리아 고기압은 이제 점차 물러가는 듯 합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면서 추위와 따스함이 반복되고 비도 내리면서, 서로 싸우더니 결국 겨울은 봄에 밀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때를 맞춰서 어김없이 찾아오고 물러갑니다. 시간과 계절의 흐름은 이렇듯 자유로우면서도 정확합니다.


비가 오면 어떤 느낌을 받으세요? 저는 비 오는 날을 정말 좋아해서, 비가 오면 빗소리가 잘 들리는 곳으로 슬쩍 가서 앉습니다. 옛날에 살던 집에는 제 방 창문 앞에 장미화단이 있었는데, 비가 올 때면 그 비와 함께 올라오는 흙내음에 장미향이 함께 전해지는 것이 정말 좋았더랬죠. 비가 오면 창문을 살짝 열고, 장미향이 섞인 비 내음을 맡으며, 가끔은 굵게 내리는 빗방울을 보다가 책을 뒤적거리는 것이 저의 취미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그 맑은 빗방울이, 사실은 원래 네 가지 색이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봄개울 출판사에서 2021년에 출판한 <쉿! 비구름>에서는 왜 천둥번개가 치는지, 빗방울이 왜 맑은 물방울인지, 왜 지상에는 알록달록한 색이 있는지, 비구름은 왜 검은지에 대해 재치 있게 그려 놓았습니다. 구름은 원래 네 가지 색이었답니다. 분홍, 노랑, 초록, 파랑. 각자 구름은 자신만의 색을 가진 비를 뿌렸고, 그 비를 맞은 곳에서는 색색의 나라가 생겼다지요. 분홍 나라, 노랑 나라, 초록 나라, 파랑 나라. 각각의 나라를 보면서, 구름들은 여러 가지 생각을 했고, 결국에는 싸우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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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비구름 / 김나은 글, 장현정 그림 / 봄개울 / 2021. 08. / 그림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구름들은 예전에도 치열하게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답니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이면 천둥 번개가 우당탕탕 치는 것이죠. 비가 오는 날 하늘이 검게 변하는 것도, 구름들이 뒤섞여 싸우면서 모든 색이 섞여 검게 변하는 것이고요. 구름에서 비가 내리는 모습을 도화지에 가득 칠한 수채화 물감을 흘려내는 듯한 방법으로 표현했는데,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역시 작가님들의 상상력이란 대단합니다. 이렇게 한 편의 설화 같은 이야기를 그려내시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비바람이 뒤엉켜서 지나간 주말입니다. 강한 비바람에 아픔을 겪으신 분들도 계실 듯하여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번주 수요일에 또 한번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큰 문제 없이, 봄만을 가져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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