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이 건강검진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2년마다 주기적으로 시행해 주는 검진이 아닌, 남편 회사에서 복지 차원으로 해주는 배우자 건강검진이었다. 시력 검사를 할 때, 일반적인 시력 검사와 함께 안압도 체크해 주고, 시신경 사진도 찍어 주는 검진 항목이 있었다. 같은 병원에서 꾸준히 받다 보니, 그 전의 검사 기록이 병원에 남아 있었다. 검진 결과 통보서 첫 장에 그 전의 검진 결과와 비교하여 이상이 발견되었다며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녹내장이 의심되니 반드시 병원을 찾아가서 꼭 재검사를 받으라'는 소견이 적혀 있었다.
가끔 글자들이 강하게 말을 걸어 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번이 정말 그 적합한 예시일까? 마치 옆에서 누군가 긴급하게 일러주는 것만 같았다. '시신경 손상, 녹내장 의심, 반드시, 병원, 꼭, 재검사' 막연하게 정말 이 병은 사실일 것만 같았다. 한 달 전의 그 극심한 통증. 녹내장.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들어 병을 검색하다가 한 문장 앞에서 멈춰서 울고 있었다.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그저 일반적인 지식이지만, 그 앞에서 마음은 무너졌다. 어린 자식도 눈에 걸리고, 아직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이번에는 통증이 아닌, 비감한 마음이 눈물이 되어 줄줄 흘렀다.
다행히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진료를 받았다. 병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삼 년이 넘는 지금까지, 나는 병을 처음 발견한 그 상태로 계속 잘 유지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일정으로 하루 두 번, 열두 시간의 간격을 갖고 안약을 넣고 있는 것 외에 생활이 그다지 변한 것도 없다. 시력은 여전히 처음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검사 결과로는 시야 손상이 일부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아무 지장이 없다. 정말 다행이다. 운이 참 좋았다. 그리고 그때, 바로 그때 내게 주어졌던 건강검진이라는 혜택에 정말 감사하다.
녹내장의 원인은 잘 모른다. 주치의 선생님 말씀으로는 시신경을 약하게 타고 난 사람들이 일반적인 안압 하에서도 잘 걸린다고 하셨다.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니, 어떻게 예방해야 할지도 모른다. 병 앞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 하지만 정말 운이 좋게도 건강검진을 받았기 때문에 아주 초기에 병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좋은 병원을 만나고, 좋은 의사 선생님을 연이어 만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녹내장과 함께 살아 나가고 있다.
건강 검진은 그래서 이렇게나 중요하다.
커버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