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저작권에 대하여

에세이와 함께 - 8. 차와 찻잎의 이야기 1

by 홍유

홍차는 아편 전쟁의 원인 중 하나였다. 19세기, 영국은 중국으로부터 차(茶)와 비단 등의 물품을 수입하면서 그 대금을 은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이 은이라는 것은 매장량의 한계가 있는 광물이었으니 당연히 영국에서는 자금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1600년대 이후, 차를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던 영국에서 찻잎은 필수품이 되어 가고 중이었다. 영국은 자금난을 타개할 방법으로 아편을 선택한다. 아편을 밀수출하고 그 대가로 은을 받아서 회수하는 (못된) 방법을 취한 것이다. (출처: https://www.chosun.com/opinion/2023/06/11/ADPSUR4RDRGXTGXMAORK7LEAXE/)


여기까지는 대중이 알고 있는 아편 전쟁의 이야기이다. 이제부터 찻잎으로 돌아가봐야겠다.


홍차. 우려낸 찻물과 찻잎의 붉어서 우리는 홍차라고 부른다. 영어로도 Red Tea라고 부를 것 같지만, 홍차는 그 찻잎이 검은색이기 때문에 black tea라 부른다. 서양에서 말하는 red tea는 루이보스이다. 홍차는 녹차로부터 만들어진다. 세상 모든 차는 '카멜리아 시넨시스'라는 차나무 품종에서 유래하고, 녹차는 찻잎을 수확해서 덖어서 만든다. 초기에는 사찰 위주로 퍼져 나가다가, 중국 송나라 때부터 일상에서도 음료처럼 마시게 되었단다. 녹차를 덖고 발효(사실 산화에 더 가까운)시키는 정도에 따라 백차, 녹차, 황차, 청차, 흑차, 홍차로 나눈다. 이를 6대 다류(茶類)라 한다.


초창기에 중국에서도 영국으로 녹차를 수출했는데, 수송 기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겹겹이 쌓아 놓은 찻잎들이 자체적으로 발효되기 시작했다. 결국 도착한 찻잎은 새카맣게 변해 버렸다. 하지만 먹어보니 기가 막히게 맛이 있는 것. 홍차에 더욱더 진심이 되어 버리는 그들이었다.


지난 2003년은 홍차 마니아였던 조지 오웰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영국왕립화학협회에서는 조지 오웰의 탄생을 기리며 <한 잔의 완벽한 홍차를 우리는 방법>이라는 글을 발간했다.

조지 오웰은 "홍차 먼저 넣은 상태에서 우유를 넣어야 맛있다." 하고 말했지만,

영국왕립학회는 우유가 차를 만나면 고온에 의해 변성이 되어 그 맛이 변하므로, 우유를 먼저 넣고 나중에 홍차를 넣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출처: https://www.w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267)


우리나라에서도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님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가 되면, 학회 차원에서 탕수육에 대한 논란을 정리해 주면 좋겠다. 찍먹이 옳은지, 부먹이 옳은지. 그때그때, 먹을 때마다 탕수육이 맛있는 나는 도무지 이 논란에서 어느 한 편에 설 수가 없다. 부디 좋은 결론이 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오늘. 영국왕립화학협회와 조지 오웰의 논점에 입각하여 우유를 나중에 넣은 밀크티 한 잔과 우유를 먼저 넣은 밀크티 한 잔을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봐야겠다.




이 글은 2022년 2월. 제 개인 SNS에 올렸던 글입니다. 지금 여기에 올리면서 조금 다듬고 링크를 추가해서 다시 썼지요. 이 글을 SNS에 올려놓고 좋아요가 조금 눌렸을까. 며칠 후에 우연히 기사를 검색하다가 이 글을 그대로 가져다 쓴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기사가 삭제된 상태이지만, 그 당시에는 잔뜩 흥분을 해서 얼른 캡처를 했었습니다. 물론 캡처를 하고 며칠 지난 후에 기사가 삭제된 것으로 그냥 끝났지만요.


제 글을 좋게 봐주시고 널리 알려 주신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만, 동의 없이 퍼가시고 활용하셔서 저는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곧 삭제하셨으니 그나마 감사한 일이겠지요. 전체적인 팩트야 저작권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의견을 바꿔 쓰셨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글 한편에, 부족하지만 제 생각을 알맞게 넣으려고 저는 참 많은 궁리를 했거든요. 그 고심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 주는 분들이 많다면 더 열심히 고민할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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