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죠, 그럼요

신간읽기 프로젝트 36

by 홍유

연애 초기에 말입니다. 분명 나와 굉장히 잘 맞고 비슷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서 사귀기 시작했는데, 사귀다 보니 하나씩 둘씩 안 맞는 것들이 마구 튀어나오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비단 연인 사이뿐만이 아니지요. 친구 사이도 그러한 것 같아요. 분명히 처음에는 잘 맞는,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어느 순간 다른 점이 마구 튀어나오지요. 살짝 삐그덕거리기도 하지만 분명히 어느 순간 그 지점을 넘어서는 이해의 마당이 펼쳐지지요. 왜냐고요? 친구 사이니까요.


뭐 어때요, 괜찮아요! / 예 구오 지음 / 이현아 옮김 / 도서출판 북멘토 / 2024. 08. / 그림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일까요? 이 책이 너무나도 즐겁게 읽혔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토끼와 염소는 둘 다 통조림 풀을 좋아하지만, 안타깝게도 풀을 좋아하는 것만 똑같아요. 일단. 잠시 삼천포로 빠지자면, 저는 통조림 풀에서 정말 감탄했어요. 세상에, 통조림 풀이라니요. 이런 신선한 발상을 하다니요. 마치 통조림 시금치나물, 통조림 참나물, 통조림 미나리무침 이런 느낌이 아닌가 해요. 그런 통조림이 있다면 한 끼 반찬으로 한 번 먹어볼 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아. 다시 돌아와서요. 그렇게 통조림 풀을 좋아하는 토끼와 염소는 우연히 마트에서 만납니다. 그리고 통조림 풀 앞에서 만나 친구가 되지요.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고, 둘은 좋아하는 커피 가게도 같아서 함께 커피를 마시러 가기도 해요. 그런데 음? 커피 취향부터 조금 달라지네요.


둘은 성향이 참 비슷해요. 그런데요 음? 또 다른 면이 보여요. 어! 생각보다 저 친구는 이런 부분이 약하네요. 음? 이 친구는 다른 부분이 저랑 맞지가 않아요. 어. 이러면 이 둘의 관계는 괜찮을까요?


뭐 어때요. 괜찮아요!


둘은 그러함에도 더 소중한 것을 발견하지요. 다르지만, 괜찮게 되는 바로 그 지점. 그저 우리가 "함께 한다"는 소중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것이지요. 처음에 단 한 가지는 같았지만, 다른 것들이 모두 다르기에 더 소중해지는 서로를 이미 마음 깊이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고 있던 것이지요.


다른 사람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뭐 어때요. 괜찮아요." 이 마법의 여덟 글자가 주는 깊은 통찰이 느껴집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다른 사람이라는 것은 정말 나와 다른 사람인데, 같지 않다고 맞지 않다고 불평할 수는 없지 않을까도 싶어요. 아! 물론 너무너무 달라서 애초에 접점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요. 아마 만나지도 못했겠지요.


새삼 내 주변에 있는, 나와 너무 다른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너무 달라서, 또 너무 비슷해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참 좋지요. 달라서 새로운 곳으로 나를 이끌어주고, 또 같아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나니까요.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떠올리며 참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오랜만에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기도 하고요.



커버 이미지: 뭐 어때요, 괜찮아요! 앞표지, 출처: 알라딘 인터넷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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