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무의 삶을 살자!
‘카톡왔쏭~ ‘
전 국민 카톡 알림 소리가 도서관 자료실의 정적을 무참히 깨버렸다. 다행히 열람실이 아닌 자료실이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모든 사람의 눈초리를 한 몸으로 받을 뻔했다. 황급히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빼든 인문이는 먼저 스마트폰을 진동모드로 바꾼 후 경기도청에서 온 카톡을 확인했다.
경기마스터락커 양성과정에 합격하여 2주 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교육에 참석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신규로 입주하는 아파트에 입주를 준비하던 인문이는 입주 전부터 입주예정자들 모임에 참석하며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러한 관심의 방향 때문이었을까?
경기도 내에 있는 다양한 행사와 여행지 등을 소개하는 경기마스터락커(경기도청 블로그 기자단) 양성교육에 흥미를 느껴 간단한 이력과 자기소개를 담은 신청서를 정성껏 준비해 신청을 했던 것이다.
마침 첫째가 6살이 되던 해에 둘째가 태어나 주말만 되면 일단 첫째 케어는 인문이의 몫이었으니 함께 박물관이든 지역축제든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시간도 보내고 블로그 게시글도 작성하고 여건상 나쁘지는 않다는 판단 하에 신청은 했지만, 정작 6주 동안 매주 토요일에 한두 시간도 아닌 왕복 소요시간을 포함해 5시간씩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까지는 미리 계산에 넣지 못했던 인문이었다.
집에서 혼자 첫째와 갓 태어난 둘째까지 5시간이 넘는 시간을 감당해야 하는 와이프에게 미안했던 것이다.
괜찮다며 적극 이해해 주며 다녀오라고 하는 와이프 덕으로 6주 동안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수업 첫날, 집에서 약 40여분 거리에 있는 교육장소로 가면서 인문이는 다양한 상상을 했다. 함께 교육을 듣는 사람들의 연령대, 성별 구성, 교육 방식 등등 매일 집과 회사만 왔다 갔다 하다가가 실로 오래간만에 집체교육에 참가하게 된 인문이로서는 기대반 두려움반이었다.
중간에 쉬는 시간도 있겠지만 4시간 동안 이어지는 교육을 어떻게 하면 잘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구심이 제일 컸다.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은 첫날 첫 시간에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자격증 시험 준비와 같이 집중력을 요하는 수업도 아닐뿐더러 컴퓨터로 실습을 하는 수업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IT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을 함양하기 위한 수업도 아닐뿐더러 그러한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었다. 그저 인문이 앞에 놓인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스킬과 팁을 알려주는 수업이 주를 이루었다.
이론과 실기를 겸한 수업에 색다른 흥미를 느낀 인문이는 의외로 쉽게 적응하며 한 주 한 주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다. 마케팅에 대한 이론에서부터 블로그를 활용한 글쓰기 등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SNS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생산자로 거듭나기 위해 하나하나 열심히 배워 당시말로 인플루언서가 되기로 마음먹은 인문이었다.
2010년도 중반께 에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블로그 등 다양한 SNS에 대한 욕구와 수요도 높아져 네이버 기반 SNS 교육을 다양한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었다.
그중 인문이가 참여하게 된 교육은 경기도청에서 주관하는 교육으로 무료로 진행되었고, 6주간의 교육이 끝나고 출석률과 기타 과제 제출 등을 종합해서 경기마스터락커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됐다.
당시 경기도는 여타 기관의 블로그기자단 이름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경기소셜락커’라는 브랜딩으로 블로그 기자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었는데 인문이가 그 첫 시작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수업기간 중에 간간히 진행되었던 다양한 과제를 충실히 제출하고 강사로부터 피드백을 받아가며 실력을 조금씩 쌓던 인문이는 하루도 어김없이 출석을 한 결과, 경기마스터락커로 선정되어 교육이 종료된 이후에도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교육수료증을 받고 본격적으로 경기마스터락커로서 활동을 시작한 인문이는 거의 매주 첫째 아들인 세준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방문하며 사진과 기록을 쌓아갔다.
다양한 행사정보를 탐색해 과학관, 박물관, 지역축제 등 초등학생을 가진 부모들이 주말 당일치기로 가볼 만한 곳을 방문해 사진과 글로 블로그에 하나씩 하나씩 업로드했다.
이른 아침부터 회사에 출근해 주말 동안 찍은 사진을 편집하고 글을 작성하면서 자신만의 블로그를 하나씩 하나씩 완성해 나갔다. 회사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바지런한 손놀림으로 포스팅을 하나씩 완성해 나가면서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희열을 느낀 인문이는 다가오는 주말에는 아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야 할지 계획을 세우고, 평일 업무 외 시간에는 주말 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해 가면서 추억의 장면들을 하나둘씩 채워가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SNS 게시글을 작성하기 위한 다양한 툴이 없는 상태여서 포스팅 하나당 대략 90여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지금이야 기술이 날로 발전한 결과 다양한 이미지 편집 툴이나 생성형 AI 도움으로 포스팅 하나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지만 당시는 약간의 막일과 절대 시간 투자가 필수였다.
컴퓨터로 하는 약간의 막일은 반복적인 업무가 허다해 다소 싫증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기꺼이 받아들이고, 필요한 절대시간은 남들보다 일찌감치 집을 나서 확보해 가면서 매일매일 자신만의 블로그를 가꾸어나간 인문이는 말보다 글이 편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경기마스터락커(경기도 블로그 기자단)는 매주 최대 2건의 포스팅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경기도청에서 운영하는 ‘달콤한 나의 도시’라는 블로그에 교차 포스팅되어 방문자들의 뷰가 많고 적음으로 평가받고 보상에 대한 유무가 갈렸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당시 일방문 1만 명 이상을 기록하면서 공공부문 블로그 점유율 1위 기록을 상당기간 이어갔던 블로그였다.
인문이는 매주 최소 2건 이상의 블로그 포스팅을 목표로 하고 최대호 누릴 수 있는 보상을 받기 위해 그 새벽부터 그렇게 열심히 달린 것이었나 보다.
다행스러운 건 인문이가 발행하는 포스팅은 당시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방향성을 제공하곤 했다. 지역축제, 박물관, 과학관 등의 행사를 미리 알려주는 내용의 포스팅도 마다하지 않았고, 그러한 행사가 보통 해마다 진행되는 상황에서 작년 행사를 미리 탐색하고 올해 행사를 갈지 말지 판단할 수 있는 나름 나침반 역할을 했던 것이었다.
인문이는 자신의 블로그 제목을 ‘아빠의 주말나침반’이라고 지은 것도 이러한 방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반년이 넘어가도록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블로그 포스팅 쌓기를 이어가며 그 결과물로 매주 보상을 받는 재미를 느껴가면서 인문이는 내면에 잠재된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하나둘씩 끄집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