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후까 Sep 10. 2020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독후감#1, 인간관계

"그 선배, 일매출 10억 찍었대"


한창 연합 데모데이 준비로 바쁘던 중, 같이 준비하던 동생이 한 말이 내 관심을 끌었다.


"그 선배가 누군데?"


일매출 10억의 주인공은 모바일 게임사 퍼센트의 김강안 대표님이었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앞서 말한 동생이 회장을 맡고 있는 연고대 창업동아리 출신의 창업가라고 한다.


일매출 10억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아직 이룬 게 없는 나에게는 그 숫자가 무척 대단해 보였다. '도대체 어떤 분이길래?'라는 의문이 하루 종일 내 머릿속을 맴돌아 집에 도착하자마자 김강안 대표님에 대해 찾아보았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과 10번의 사업 실패, 연매출 80억(2019'), 일매출 10억(2020') 달성까지 하나하나 감탄하며 성장 스토리를 보던 중 내 이목을 끄는 것이 있었다.


추천하는 책.


최근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매일 1시간 이상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고 있던 나에게 일매출 10억의 주인공이 추천하는 책은 성공으로 가는 비밀지도처럼 느껴졌다.  

총 3권의 추천 책 중 가장 눈에 띄는 책이 있었는데,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이었다.

예전에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을 읽은 적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목적의식 없이 읽다 보니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었고 그렇기에 기억에 남는 내용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대학원 생활과 창업동아리 회장이라는 내 생활양식에서 사람과 부딪힐 일이 많았던 나였기에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을 다룬 이 책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런 이유들로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 있던 낡은 책을 다시 꺼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6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사람을 다루는 기본 테크닉

2. 사람의 호감을 얻는 6가지 방법

3. 상대방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4. 반감이나 반발 없이 상대를 변화시키는 9가지 방법

5. 기적을 일으킨 편지들

6.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7가지 비결


여섯 파트별로 세부 파트가 또 존재하여 세세히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맥락이 비슷한 부분이 많고 각 방법들이 나오게 된 근원적 이유가 같기에 핵심은 몇 가지로 귀결된다.

사실 얼핏 보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도 당연한 말들을 한다. '칭찬해라', '겸손해라', '논쟁하지 말아라',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해라' 등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떻게 그 이론을 적용시키는 가다. 


이 책은 주장하는 방법 하나마다 일일이 여러 사례들을 함께 언급하며 어떤 식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고 설득하며 다루는지 제시해준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아는 줄 착각했던 것이었다. 책에선 기본적으로 사람의 가장 크고 깊은 욕구 중 하나가 '인정받고 싶은 욕구'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과 비판하지 않는 것, 상대방의 관심에 귀 기울이고 칭찬해주는 것 등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이 책에서도 말하는 대부분의 방법들이 인간의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는 방법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감되거나 실천하고 싶은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논쟁을 피해라

2. 상대의 체면을 세워줘라

3. 진심으로 칭찬해라

4.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라

5.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해라



1. 논쟁을 피해라


상대방과 논쟁을 할 때, 내 의견이 맞는 사실이어도 상대방을 비판하며 논리적으로 몰아붙이면 그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틀린 줄 알아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상대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몰아붙여 끝내 논쟁의 승자가 되어도 상대방은 이 논쟁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확률이 크다. 나에게 적대감을 가지진 않을지 몰라도 호감을 가질 일은 적을 것이다. 


실제로 나 같은 경우에는 MBTI 성격 유형이 ENTP로 '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다. 난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게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꼭 지적을 해서 정정해주거나 지적인 논쟁을 하는 걸 즐거워했었다. 어렸을 때, 동생이 하는 말 하나하나에도 사실 여부를 따지고 동생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나 주장을 반박하고 따지고는 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동생은 맞고 틀리고를 가려주기보단 자신의 말에 공감해줄 사람을 원했었고 사사건건 따지는 나로 인해 '잘난 척 대마왕', '재수 없음' 같은 이미지가 생겼다고 한다. 


성인이 된 지금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나의 이런 성향들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냉소적인 비판보다는 공감을 해주려고 하고 있다. 덕분에 많이 틀어져 있던 동생과의 관계도 예전보다 많이 회복되고 좋아졌지만 지금도 동생이 어떤 말을 할 때면, 그 말이 맞는 말인지 항상 조심하고 눈치를 보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뿐만 아니라 예전의 내 모습이 동생에게 투영되어 예전의 내가 했던 것처럼 나에게 할 때, '내가 참 못되게 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더 미안하다.


이토록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하고 세상에서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존감이 높거나 영적인 수련을 하는 종교인들처럼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

사람의 강한 욕망 중 하나인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면, 앞으로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마리가 보이는 듯하다.



2. 상대의 체면을 세워줘라


사람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체면'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간혹 체면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린다던가, 치졸한 변명을 하는 등 언뜻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인간관계에 있어 누군가 내 체면을 구기는 말이나 행동을 한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고 자존심이 상하면서 동시에 상대에 대한 비호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앞의 논쟁하지 말라와도 맥이 닿는 부분이 있는데, 논쟁 자체가 나쁘기보다는 배려 없는 논쟁을 통해 상대방의 체면을 꺾게 되는 경우 나에 대한 상대방의 감정이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하게 됐을 경우 격려와 위로의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체면을 살려준다면, 상대방도 변명할 핑계를 찾기보다 자기 실수를 인정할 확률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했다는 나 스스로의 만족감도 동시에 얻을 수 있으니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나도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적으로 느꼈던 바인데, 내가 큰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상대방이 괜찮다며 배려해주는 경우 더 내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며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더라.



3. 진심으로 칭찬해라


체면을 세워주는 것에서 더 나아간 것이 상대방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다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진심으로' 칭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도 상대에 대한 칭찬을 잘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하지만 개중에는 기계적인 칭찬으로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칭찬을 남발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그 사람의 진심이 의심스럽고 지나친 칭찬의 남발로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되려, 나에게 뭐 원하는 게 있어서 사탕발린 말을 하는 건가? 하고 거리를 두게 된다. 이 책에서도 사업 상 협상이나 인간관계 개선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갖고 칭찬을 할 때에도 그 순간만큼은 진심을 다해 칭찬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말 맞는 말이다. 아무리 못난 사람이어도 장점은 있기 마련이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장점이어도 진심으로 다해 리스펙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상대방도 내가 하는 칭찬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확률이 크다. 


진심 어린 칭찬을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사업 상의 계약이나 어려운 부탁이라도 호의를 갖고 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상대방을 진심으로 칭찬하기 위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찾게 되는 과정 속에서 나 스스로도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고, 내가 건넨 칭찬으로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니 칭찬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심지어 공짜다.)



4.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라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크게 반성한 부분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의 이름을 외우기는 쉽다. 하지만, 낯선 모임이나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의 경우 자주 만날 일이 없어 이름을 쉽게 까먹고는 한다. 더군다나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상대방의 이름을 간편하게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이름을 외우는 데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유선상에서 혹은 길에서 어색한 지인을 마주쳤을 때 이름을 몰라 주어를 생략하고 대화를 나눈 경험은 다들 한 번씩 있을 것이다. 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핑계 삼아 '못 외울 수도 있지..'라며 넘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통해 본 사례와 내 경험을 다시 떠올려보면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름 기억하기가 큰 나비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 또한 나와 교류가 많지 않던 사람이 내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줄 때 굉장히 감사하고 인정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앞에서 말했듯이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존재한다.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은 그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어색한 기류를 한 번에 해소하고 긍정적인 관계로 넘어가는 지름길이다.


지난 1년 동안 창업동아리를 하면서 다른 학교 창업동아리원들과도 교류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사실 몇십 명이 되는 타학교 동아리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마침 이 책을 읽고 있던 시기였기에 책에서 얻은 교훈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의 이름을 의식적으로 되뇌며 외웠고 몇 달 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으며 이름이 기억나지 않을 경우 미리 저장해둔 연락처를 통해 다시 이름을 외우고 말을 걸었다. 정말 사소한 부분이었지만, 내가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에 다들 적잖이 놀라며 좋아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만약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면, 다시 이름을 물어보는 어색한 상황이 발생하고 불편한 첫 만남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5.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해라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갖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길 좋아한다. 자신이 관심 갖는 분야다 보니 아는 것이 많아지게 되고 얘기할 거리도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 분야가 좋아서 얘기하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 이 글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나온 여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업 상 아무리 좋은 조건으로 설득해도 듣지 않던 사람이 그 사람의 관심사로 대화를 유도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호감을 사고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종종 많은 액수의 돈보다도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원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의 관심사를 존중해주고 그에 대해 얘기하도록 유도하면 상대는 본인의 관심사에 대한 말하는 것을 통해 본인이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는 듯하다.


내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 분야에 대해 상대방이 그 가치를 알아준다면 고마운 마음이 들고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기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서 얕은 지식으로 아는 체하기보단, 상대방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적절한 리액션과 질문을 통해 대화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려면 경청하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한데, 보통 사람들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한다. 이 또한 내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서 남들에게 나를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이게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싶은 게 아니라 상대방의 호감을 사려는 거라면, 내가 좋아하는 주제보단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하고, 내가 말하기보단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1936년, 10월


이 책이 처음 발행된 날짜다. 무려 80년이 넘은 자기 계발서 책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시대착오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읽는 내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봤다. 시대가 바뀌면서 사람의 생활양식에 변화는 있을 수 있어도 근본적인 성향은 바뀌지 않았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데일 카네기가 50년 동안 깨달은 내용을 직접 하나하나 겪으면서 깨우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 나온 내용 중 스스로 이미 느끼고 깨닫고 실천하고 있던 방법도 있었지만 많은 부분을 이 책을 통해 새로 배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에게 호감을 쌓는 인간관계론이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계산적인 사람이 되는 건 아닌가?'

'나도 이 책을 읽은 누군가에게 호갱 당한 건 아닐까?


하지만, 말과 행동이 사람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처럼 상대를 배려하는 언행을 익히면 내 사고도 그에 맞춰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새로 알게 된 내용을 기회가 생길 때마다 행동으로 옮겨 봤는데 그때마다 내 생각과 마음가짐도 그에 맞게 배려심과 선한 영향력으로 채워지는 게 느껴졌다.


이런 경험들이 단순히 몇 가지 에피소드로 끝나지 않고 내 본연의 모습으로 자리 잡으려면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내 행동과 말을 복기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때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그때 왜 성급하게 그런 말을 했을까?'


등등 내 말과 행동, 그리고 당시 사고 과정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피드백하려 하고 더 나은 방식은 뭘까 고민하곤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방법과 유형은 다양하다. 개중에는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하여 사회적으로 유명하지만, 인격적인 부분으로 인성 논란에 휩싸인 분들도 많다. 최소한 나는 경제적으로 적게 성공하더라도 인격적인 측면에선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이 모이듯이, 내가 먼저 능력 있고 좋은 사람이 되면 자연스레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글을 쓰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