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는 임대료가 비싸서 맛이 없다고?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음식은가격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임대인인 도로공사에게 임차인인 휴게소 운영업체가 임대료를 납부하되
그 금액이 운영업체의 매출과 연동이 되어 있고,
그 비율이 일반적인 리테일(상업) 시설보다 상당히 높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이 맛이 떨어지는 이유는
임대료가 높아서 그렇다는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근원적인 이유는 임대료 때문이 아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시장경제의 기본인 자율적 경쟁이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즉, 속도로 중시하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수요자에게는 빨리먹고 다시 출발하는 것이
식당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선택의 요소인데
이것을 충족시켜줄만한 공간이 고속도로를 벗어나지 않는 한
일정한 개수를 유지하고 있는 휴게소 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경쟁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단순히 임대료를 내리면 휴게소 음식이 싸고 맛있어질까?
그런 논리로 접근해보면 자기 건물에서 임대료 없이 장사하는 음식점은 모두 미슐랭 맛집일 것이다.
그래서 나온 시장 경제가 지향하는 최선의 균형점이 지금의 맛과 가격일 것이고
우리는 그것들이 비싸다고 느끼면서도 결국 휴게소에서 사먹게 된다.
만약 진짜 음식의 맛과 가격을 중시한다면 중간에 고속도로를 빠져나가서
맛집에서 먹고 다시 들어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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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의 이런 복잡한 생각을 깨는 음식이 휴게소에는 단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는 갓 구운 호두과자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호두과자가 맛있는 이유는
구워내는대로 팔리는 높은 회전율에 있다.
따라서 밀리는 구간에 위치한 휴게소의 호두과자일수록 더 맛있다.
또한 호두과자도 브랜드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는데
빵 면이 바삭한지 부드러운지
안에 호두(혹은 잣 같은 것이 있기도 하다)가 있는지 없는지
앙금의 팥 알의 결정체 크기와 부드러움이 어떠한지
정도로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겠다.
요즘은 호두과자 안에 슈크림을 넣거나 튀기기도 하는데
그런 호두과자의 맛은 마치 한복을 입고 백조의 호수 발레춤을 추는 것마냥 어색하다.
개인적으로는 휴게소에서 갓 나온 백년나무 호두과자를 좋아하는데
(박스포장 절대 금지, 식힌것 무효)
이 브래드는 바삭한 겉표면에 안에는 실제 호두가 거의 씹히지는 않지만
크림처럼 부드러운 팥앙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약간 씁쓸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함께하면
뜨겁고 시원하며, 쓰고 단맛의 조합이 매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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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잘하려면 글을 짧고 임팩트있게 써야 된다는데
난 이번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결국 호두과자 하나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써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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