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액체의 유혹과 염소의 탭댄스

그리고 나의 카페인 사마디

by 김경훈

인류를 잠으로부터 구원한 위대한 염소지기, 칼디 형님과 그의 흥분한 염소들에 대해 생각했다.

가뭄을 피해 멀리까지 갔다가 발견한 빨간 열매.

그걸 먹고 염소들이 '음메-' 소리를 지르며 탭댄스를 췄다니,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만약 칼디가 그 열매를 혼자만 홀딱 까먹고 입을 싹 닦았다면, 지금쯤 나는 아침마다 퀭한 눈으로 우주의 먼지를 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감각 사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잔 위로 진한 갈색 액체가 출렁이고 있다.

그 옆에는 한 남자가 잔을 조심스레 들고 코끝을 가져다 대며 세상에서 가장 경건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발치에는 리트리버 한 마리가 "형, 그 검은 물 마시면 또 밤새도록 나랑 놀아줄 거야?"라는 기대 섞인 눈빛으로 꼬리를 살랑거리며 남자의 무릎에 턱을 괴고 있는 평화로운 각성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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