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노모도가 남긴 감칠맛의 역사
인간의 입맛은 세상에서 가장 보수적인 성벽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주던 된장국 냄새, 명절마다 코끝을 찌르던 기름진 전의 향기는 기억을 넘어 한 인간의 정체성이 된다.
이 견고한 성벽을 단 한 숟가락의 하얀 가루로 무너뜨린 존재가 있다.
바로 아지노모도다.
20세기 초, 제국주의의 야심과 근대 과학의 호기심이 만나 탄생한 이 조미료는 어떻게 우리 식탁의 지배자가 되었는지 그 굴곡진 경로를 따라가 본다.
독일에서 건너온 육식의 환상
이야기는 1908년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로부터 시작한다.
당시 일본 지식인들은 서구 열강의 거대한 체구에 압도되어 있었다.
그들은 일본인이 왜소한 이유를 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고기는 비쌌고 대중화하기 어려웠다.
이케다는 독일 유학 시절 보았던 비프 엑기스에서 힌트를 얻었다.
고기를 직접 먹이지 못한다면 고기 맛이라도 느끼게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는 다시마에서 감칠맛을 내는 핵심 성분인 글루탐산나트륨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제5의 맛, 우마미의 발견이었다.
이 발견은 곧 스즈키 제약소의 스즈키 사부로스케를 만나 아지노모도라는 상품으로 변신했다.
맛의 근원이라는 뜻을 담은 이 이름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문명화된 식생활의 상징으로 포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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