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방울을 맛보는 형사.
강남 경찰서 강력 일 팀 취조실의 공기는 언제나 싸구려 믹스커피의 단내와 찌든 땀 냄새로 무거웠다.
십오 년 차 베테랑 형사 강은 낡은 철제 책상에 발을 올린 채 씩씩거리고 있었다.
그의 입술은 명란젓처럼 시뻘겋게 퉁퉁 부어올랐고, 정수리에서는 끊임없이 굵은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한 시간 전에 배달시켜 먹은 동대문 불지옥 떡볶이 최고 매운맛 때문이었다.
혀뿌리부터 식도까지 시뻘건 용암이 흘러내리는 듯한 작열감에 강은 연신 얼음물을 들이켰지만, 소용이 없었다.
강의 초능력은 대한민국 경찰 역사상 가장 기괴하고 더러운 능력이었다.
그는 타인의 땀방울을 핥아 맛을 보면, 그 사람이 언제 어디서 어떤 범죄를 저지를지 뇌리에서 홀로그램처럼 재생되는 예지력을 가졌다.
범죄자의 땀은 짜고 비리다.
살인마의 땀에서는 짙은 쇳물 맛이 나고, 사기꾼의 땀에서는 썩은 양파 맛이 난다.
강은 그 미세한 짠맛과 쓴맛의 비율을 분석해 미래의 끔찍한 사건을 미리 잡아내는 천재적인 수사관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매운 음식에 환장한다는 것이었다.
위장 점막이 다 헐어버릴 지경이면서도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캡사이신을 들이부었고, 그럴 때마다 그의 신성한 미각 레이더는 완벽하게 마비되어 버렸다.
"선배, 제발 그놈의 떡볶이 좀 끊어.
입술 다 터진 거 안 보여? 지금 용의자 들어오는데 혀가 마비돼서 땀 맛이나 제대로 보겠어?"
파트너 오 형사가 서류 뭉치를 책상에 툭 던지며 핀잔을 주었다.
강은 부은 입술을 씰룩거리며 대답했다.
"시끄러워, 인마.
범인 잡는 스트레스는 떡볶이로 풀어야 돼.
쓰으읍, 맵다, 매워.
우유 남은 거 없냐? 내 혀가 지금 바오로 서간에 기록된 연단의 불꽃 속에서 타들어 가는 것 같다."
취조실 문이 열리고 상습 절도 용의자 박이 들어왔다.
깡마른 체구에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는 이십 대 후반의 남자였다.
그는 빈집을 털다 현장에서 체포되었는데, 단순 절도범 치고는 너무 과하게 덜덜 떨고 있었다.
낡은 회색 점퍼 안으로 그의 겨드랑이가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쉰내와 섞인 시큼한 공포의 냄새가 취조실 안을 채웠다.
강은 얼음물로 입안을 헹구고 박의 앞으로 다가갔다.
"박 씨, 빈집 턴 거 치고는 땀을 너무 많이 흘리네.
어디 아파?"
강의 퉁명스러운 물음에 박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더듬었다.
"아, 아닙니다, 형사님.
그냥 여기가 너무 더워서 그렇습니다."
강은 직감했다.
이놈은 단순 절도범이 아니다.
무언가 더 크고 끔찍한 짓을 숨기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강은 오른손 검지를 내밀어 박의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을 쓱 훔쳐냈다.
오 형사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강을 지켜보았다.
강이 땀이 묻은 손가락을 입안으로 가져가는 순간이었다.
짭짤한 땀 맛이 혀끝의 미뢰에 닿아 미래의 영상을 뇌로 전달해야 했다.
하지만 강의 입안은 아직 떡볶이의 폭력적인 매운맛이 철저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땀방울이 혀에 닿자마자 캡사이신과 소금기가 지독한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입안에서 폭탄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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