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과부하와 시스템 붕괴

그리고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종말

by 김경훈

서기 37년, 도미티우스 아헤노바르부스와 아그리피나 사이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 아이의 이름은 네로다.

문헌정보학적 관점에서 볼 때, 네로의 초기 생애는 어머니 아그리피나라는 수완 좋은 아키텍트가 설계한 정교한 권력의 인덱싱 과정이었다.

아그리피나는 남편을 독살하고 황제의 부인이 된 뒤, 자기 아들을 양자로 밀어넣고 황제의 딸과 결혼시키는 등 로마라는 거대 시스템의 후계자 데이터를 완전히 조작했다.


[감각 사진]

로마 황궁의 어두운 회랑이다.

대리석 바닥에는 쏟아진 포도주가 붉은 피처럼 번져 있고, 공기 중에는 타오르는 횃불의 매캐한 연기와 비싼 향료 냄새가 뒤섞여 흐른다.

황금관을 삐딱하게 쓴 네로가 미친 듯이 리라를 켜며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그 옆에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탱고가 이 모든 광기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길게 내밀고 엎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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