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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은 왜 본인이 웃긴 줄 아실까?

무식하면 용감한 이유 더닝-크루거 효과

by 김경훈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마주한다.

특히 명절이나 회식 자리에서 썰렁한 농담을 던지고 혼자 박장대소하는 사람을 볼 때면 의문이 생긴다.

저 사람은 정말 자기가 웃기다고 생각하는 걸까? 안타깝게도 심리학은 그렇다고 답한다.

오늘 지식은 살 안 쪄요 매거진은 인지적 지옥의 문턱이라 불리는 더닝-크루거 효과를 통해 우리가 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지 파헤친다.



70퍼센트의 운전자가 평균 이상이라는 기적의 수학


먼저 흥미로운 통계 하나를 살펴보자.

운전자들에게 자신의 운전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물으면 놀랍게도 70퍼센트가 '나는 평균 이상이다'라고 답한다.

정규 분포상 50퍼센트 정도가 평균 이상이어야 맞지만 인간의 뇌는 통계학의 법칙 따위 가볍게 무시한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은 인간의 아주 보편적인 심리적 특징이다.

그렇다면 특히 어떤 사람들이 이런 착각에 더 깊이 빠지는 것일까.



농담을 모르는 사람이 농담을 잘한다고 믿는 역설


코넬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 교수와 저스틴 크루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머 이해력을 도구로 삼았다.

고차원적인 유머는 세련된 지식과 기지 그리고 위트가 뒷받침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고지능의 영역이다.


연구팀은 대학생 65명에게 30개의 유머를 읽게 하고 재미의 정도를 점수로 매기게 했다.

동시에 자신의 유머 이해도가 또래 사이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물었다.

결과는 실로 파격적이었다.

유머 감각 점수에서 하위 25퍼센트를 기록한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이 상위 40퍼센트 수준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반면 진짜 유머 고수들인 상위 25퍼센트 학생들은 오히려 자신을 상위 30퍼센트 이하로 과소평가했다.

못하는 사람은 잘한다고 믿고 잘하는 사람은 겸손해지는 기묘한 불일치가 발생한 것이다.



무능함이 가린 인지적 맹점의 삼박자


더닝-크루거 연구팀이 내린 결론은 냉정하고 명확하다.


첫째 인지적 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은 바로 그 낮은 능력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지조차 판단하지 못한다.

둘째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모르기에 타인의 유능함도 정당하게 평가하지 못한다.

셋째 결과적으로 이들은 자신을 실제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으로 오해하는 과대평가에 안주한다.


이를 더닝-크루거 효과라고 부른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이론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이다.

대부분 "내 주변에 정말 그런 사람 하나 있는데!"라며 남의 이야기인 양 웃는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이를 '맹점 오류'라고 부른다.

남의 눈에 든 티끌은 보면서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 자체가 이 효과의 완벽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근자감은 성장의 밑거름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연구의 핵심은 무능한 사람을 비웃는 데 있지 않다.

더닝-크루거 효과는 어떤 분야에 입문한 초보자에게 나타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심리 현상이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세상이 쉬워 보이고 자신이 천재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훈련이다.

인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도 학습과 훈련을 거듭하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

메타인지가 발동하기 시작하면 근거 없는 자신감은 비로소 근거 있는 실력으로 변모한다.

어쩌면 근자감은 포기하지 않고 그 분야에 계속 발을 붙이게 만드는 뇌의 귀여운 응원일지도 모른다.



마무리하며 지식은 살 안 쪄요


주변에 유머 감각이 없으면서 스스로 유쾌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관대한 마음으로 대하자.

그는 지금 인지적 발달의 한 과정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지식은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지만 당신이 얻은 지식이 당신을 거만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지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뇌의 메타인지 배터리가 방전된 것이다.

스스로 미숙함을 깨닫는 그 찰나의 순간이 바로 일류로 가는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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