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커피의 탄생
브라질 커피의 시작은 한 편의 통속 소설보다 더 자극적이고 정열적이다.
그 주인공은 프란시스코 드 멜로 팔헤타.
기록에 따르면 그는 훤칠한 키와 날렵한 턱선을 가진,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던 매력적인 바람둥이 대위였다.
하지만 그의 진짜 재능은 여심을 흔드는 것을 넘어, 그 마음을 이용해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데 있었다.
17세기 당시, 서인도 제도의 커피 경작지를 두고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국경 분쟁이 극에 달하자 포르투갈계 브라질 대위였던 팔헤타에게 중재 요청이 들어왔다.
그는 정치적 임무를 띠고 기아나로 떠났고, 특유의 사교성으로 프랑스령 기아나 총독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바로 브라질의 부를 책임질 '커피나무'를 손에 넣는 것이었다.
[프랑스령 기아나 총독 관저의 어느 밀실]
팔헤타: "총독님, 이 땅의 커피 맛은 가히 일품입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씨앗을 조금만 나누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총독: "미안하네만, 팔헤타 대위. 프랑스 법은 커피의 국외 유출을 엄격히 금하고 있네. 자네가 아무리 유능해도 그건 안 될 말이군."
총독의 단호한 거절에 팔헤타는 플랜 B를 가동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총독 부인에게 접근했다.
수많은 여자를 사로잡았던 그 실력으로 구애를 펼쳤고, 결국 부인은 팔헤타와 깊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떠날 때가 다가오자 부인은 그에게 무엇이든 주겠노라 약속했지만, 법을 어기면서까지 커피를 내어주는 것에는 주저했다.
팔헤타는 실망한 기색을 내비치며 거리를 두었고, 사랑에 눈이 먼 부인은 전전긍긍하며 이별의 날을 맞이했다.
송별식 날, 팔헤타가 작별 인사를 고하자 부인은 눈물을 머금고 커다란 꽃다발 하나를 건넸다.
그것은 단순한 송별의 꽃이 아니었다.
화려한 꽃향기 너머로 풍겨오는 금지된 생명력.
꽃다발을 건네받는 순간, 손등에 닿는 꽃잎의 부드러운 촉감보다 더 강렬한 것이 팔헤타의 감각을 자극했다.
장미와 백합의 짙은 향기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볶지 않은 생두 특유의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흙내음.
꽃다발 속 깊숙한 곳에 숨겨진 커피 씨앗의 단단한 질감이 손바닥에 희미하게 전해졌다.
그것은 법을 어기고 사랑을 선택한 여인의 위험한 선물이었고, 브라질의 미래를 바꿀 치명적인 씨앗이었다.
팔헤타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그 묵직한 꽃다발을 가슴에 안았다.
그렇게 훔쳐낸 씨앗은 팔헤타에 의해 브라질 북쪽의 파라(Pará)에 뿌리를 내렸다.
한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과 한 여인의 눈먼 사랑이 만나, 오늘날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연구자로서 나는 이 이야기를 접하며 '목적을 위한 수단'의 도덕성을 따지기보다, 그만큼 커피가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거대한 가치였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사랑과 정열, 그리고 약간의 기만이 섞인 이 맛이야말로 브라질 커피가 가진 본연의 풍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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