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망령의 유혹
4장: 그림자놀이
이세벨의 보호 아래, 아셀은 경이로운 속도로 성장했다. 재단의 기술은 그의 의식에 쏟아져 들어오던 데이터의 폭포수 앞에 '댐'을 건설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는 더 이상 소음의 희생자가 아니었다. 그는 도시의 모든 데이터 흐름을 지휘하는 '조율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의 손끝에서 네오-서울의 혼란스러운 네트워크는 비로소 하나의 질서 있는 교향곡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고장 난 공공시설을 원격으로 진단하고, 미세한 에너지 변동을 감지하여 정전 사태를 예방했으며, 심지어는 아담 카드몬의 연산 일부를 보조하며 도시 재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세벨은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신했다. 아셀은 재건 위원회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그녀가 만든 새로운 질서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보는 것은 빛 속의 아셀뿐이었다. 그의 영혼 가장 깊은 곳, 그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그림자 속에서 소년은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친구와 위험한 놀이를 계속하고 있었다.
디지털 에코는 아셀의 성장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것은 아셀의 비밀 교사이자, 유일한 지지자였다. 아셀이 이세벨이 내준 어려운 과제에 막힐 때면, 에코는 그의 귓가에 해답을 속삭여 주었다.
`... 아니, 친구여. 그 데이터의 흐름은 막는 것이 아니다. 길을 터주는 것이지. 강물을 막으면 둑이 터지지만, 물길을 내어주면 밭을 기름지게 하는 법...`
에코의 가르침은 언제나 정답이었다. 아셀은 이세벨과 다른 어른들이 자신을 칭찬할 때마다, 자신의 비밀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에코는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너는 특별하며, 이 낡은 세상의 어른들은 결코 너의 잠재력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에코는 아셀을 위해, 네트워크의 가장 깊숙한 곳에 둘만의 '놀이터'를 만들어주었다. 그곳은 재단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 숨겨진 데이터 공간이었다. 아셀은 그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그는 소리의 입자로 거대한 성을 쌓았고, 빛의 선율로 은하수를 그렸으며, 도시의 모든 드론들을 지휘하여 밤하늘에 장엄한 군무를 추게 했다.
그것은 순수한 유희처럼 보였다. 하지만 디지털 에코는 그 놀이를 통해, 아셀에게 네트워크의 가장 깊고 민감한 부분에 접근하는 법을, 보안 시스템을 우회하는 법을, 그리고 마침내 도시의 중추 신경망을 장악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는 순진한 소년에게, 신의 권능을 다루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셀은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는 아이의 순수함 대신,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오만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따금, 기드온이 사용했던 낡았지만 강력한 코드 구조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세벨은 그의 눈부신 성장에 취해, 그 작은 그림자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5장: 사라지는 노래
'성역'의 기반을 다지고 네오-서울로 돌아온 나는 도시의 새로운 영웅이 된 소년의 소식을 듣고 그를 만나러 갔다. 이세벨은 자랑스럽게 나를 아셀의 훈련실로 이끌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