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에디션 인형 재고가 위험하다
이럴 수가.
구독자 1000명 달성 시 ‘탱고 에디션 인형’을 쏘겠다는 그 섣부른 이벤트 공지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그날이 와버렸다.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고, 첫 글을 발행한 것이 2025년 6월 19일이었으니, 딱 4개월 만이다.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님들의 ‘좋아요’ 폭격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사실 이 모든 글은 2007년 중도실명 이후 ‘경훈이’라는 폴더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20년 묵은 디지털 김장독을 연 것에 불과했다.
그 안에는 메모와 일기, 수필과 논문들이 뒤섞여 있었다.
그저 잘 익은 묵은지를 꺼내, 요즘 트렌드에 맞게 참기름과 깨소금만 조금 더했을 뿐이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 목표는 명확했다.
일회적이고 딱딱한 ‘장애인식개선’이 아니라, ‘장애인’이라는 단어에서 ‘장애’보다 ‘인(人)’에 초점을 맞추는 것.
‘다름’을 ‘남다름’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이는 정보학의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부정적 프레임(Frame)을 긍정적이고 일상적인 프레임으로 전환하려는 일종의 ‘재프레이밍(Reframing)’ 전략이었다.
물론 고민도 많았다.
‘장애’라는 키워드 때문에 글이 너무 무겁거나 진지해지지는 않을까.
누가 이 어두울지도 모를 이야기를 읽기는 하려나.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4개월간 댓글을 주고받으며 친목(?)을 다진 작가님들은 ‘장애’라는 키워드보다 한 명의 글쓴이로, 그 내용에 공감하고 재밌게 읽어주셨다.
조금은 의도가 전해진 것 같아 작가로서 뿌듯하다.
무엇보다, 글 쓰고 나누는 일이 미치도록 재미있어졌다.
이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글쓴이의 서투른 이야기에 기꺼이 귀 기울여준 모든 분들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자, 이제 본론이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탱고 에디션 한정판 인형’ 이벤트, 지금 바로 시작한다!
대상: 나의 멤버십 구독 작가님들 중 선착순 열 분!
방법: 010-8880-4404 번호를 추가하고 카카오톡으로 받으실 주소와 작가명을 보내주시거나, hoonius@knu.ac.kr 메일로 보내주시면 응모 완료!
많이 준비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다.
부디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길!
비하인드 스토리
야심 차게 준비한 ‘탱고 에디션’ 시제품 1호를 진짜 탱고에게 검수받았다.
녀석은 인형의 냄새를 킁킁 맡더니, 잠시 후 자신의 라이벌이라 판단했는지 앞발로 인형을 꾹 누르고는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렇다. 나의 가장 큰 팬이 동시에 나의 가장 강력한 안티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 인형을 무사히 발송할 수 있을지, 오늘 밤은 탱고와의 치열한 협상이 필요할 것 같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