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일이 곧 좋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라.
가슴 뛰는 일을 하라.
책이나 강연에서 자주 접하는 말이다. 참 좋은 말이다. 그런데 살아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핵심은 좋아하는 놀이가 아니라 '일'이라는 것이다.
여행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하고, 책 읽기와 글쓰기도 좋아한다. 하지만 이것을 일로 연결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정확히는 좋아하는 것으로 밥벌이를 하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좋아하지만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밥벌이할 수준이 되려면 좋아하고 즐기기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 잘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 중에 뛰어난 정도가 아니라 남들보다 월등히 잘해야 한다.
확실하지 않으면 공부를 하자
나는 운동 중에 농구를 가장 좋아한다. 20년간 매일 하루에 몇 시간씩 농구를 할 정도였다.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머릿속에 농구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동년배 중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그걸로 밥벌이는 무리다.
예체능의 경우 특히 승자독식의 구조가 심하다. 세계 1위는 안되더라도 국내 1위의 실력은 갖추어야 고액 연봉을 받으며 밥벌이를 할 수 있다. 국내 1위가 안된다면 적어도 국내에서 동갑내기 중 1~2위의 실력은 갖추어야 프로선수가 되어 밥벌이를 할 수 있다. 그만큼 예체능 같은 분야는 자리가 적다. 시, 도에서 1위 정도 실력으로는 프로선수가 되기 어렵다. 잘하면 후보선수가 되거나 2군이나 실업팀에서 뛰는 것 밖에 안된다. 그래서 애당초 예체능 분야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반면 공부는 어떤가? 시, 도에서 석차 1등이면 천재 소리를 듣고, 전교 1등만 해도 톱클래스 명문대 진학을 할 수 있고, 좋은 직업을 가질 확률이 높지 않은가? 그래서 공부가 제일 쉽다. 차라리 공부를 해라는 말을 어른들이 하는 것 같다. 성공 확률이 높고, 어중간하게 해도 직장 생활하면서 밥벌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릴 때 그렇게 듣기 싫었던 어른들의 조언이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경험이 엑기스처럼 녹아든 유익한 말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시간이 지나 보니 "공부나 해라"는 최고의 명언이다.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10대~20대에 접하는 세상은 새로운 것들로 가득하다. 깊이는 없지만 얕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관심 있고 즐거운 것이 있다면 깊이 있게 파고들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겉으로 보는 것과 밥벌이가 가능한 수준으로 가는 것은 천지 차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용하고 싶다고 가위와 이발기를 끼고 살던 친구가 있었다. 친구들 머리를 자주 망쳐 깎아주며 즐거워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미용실에 취업을 했으나 한 달을 못 채우고 그만두었다. 보수가 적고, 일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미용뿐만 아니라 대부분 일들이 그럴 것이다. 겉으로 보는 것과 직업의 세계로 뛰어들어보면 만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몇 차례 이직과 사업을 반복하던 친구는 적성을 찾았다고 직장에 잘 다니고 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실패가 반복되면 겁이 난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고, 잘하는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잃는다. 하지만 특출한 재능을 가진 극소수를 제외하면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가 수년간 쌓아온 것을 몇 주, 몇 달 만에 잘 해낼 수는 없다.
군대를 예로 들어보자. 사회에서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이라도 전투복에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놓으면 잠시 동안 멘붕이 온다. 명문대 출신 엘리트, 운동선수 출신들도 어리숙한 이등병 생활을 피해 갈 수 없다.
그 사람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모든 것이 생소한 곳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된다. 일병이 되고, 상병이 되고, 병장이 되면서 생활이 반복 숙달되고 익숙해진다. 이등병 생활이 싫다고 그만두고 나갈 수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익힐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는 것이다.
잘하게 되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직업이나 직장도 비슷하지 않을까? 버티고 배워 나가다 보면 성장함을 느낄 수 있다. 개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성장하는지는 차이가 난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 유혹에 시달린다. 더 편하고, 재밌고, 보수가 많은 일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인들이 하는 일이 다 좋아 보인다. 그래서 퇴사를 한다. 나도 그렇게 4번의 직업을 바꾸었다. 어떤 선택이 좋은지는 자신만이 알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어떤 일에 임하는 자세나 태도는 변함없다는 것이다. 군생활을 함께 하던 전우들을 보면 당시에 자세와 태도가 좋았던 친구들이 사회생활을 잘하고, 자신의 위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불평불만이 많고, 부정적인 친구들은 사회생활도 자리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너무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서 소식을 들을 때마다 놀라곤 한다.
나는 직업을 바꾸고 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악착같이 새로운 일에 매달렸던 것 같다. 모든 것이 좋은 일은 없었다. 모든 직장과 직업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의사, 판검사, 변호사, 회계사, 사업가, 공무원, 대기업 등 소위 좋은 직업과 직장을 가진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다들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이 있다.
"힘들고 더러워서 못해먹겠네"
현재 직장과 직업에 장점을 더 얻어가는 것이 현명하다.
좋아하는 일이 되려면 그 일을 잘하는 것이 좋다.
잘하는 일은 좋아하게 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잘하는 일은 자신감이 붙고 주변에 인정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신이 난다. 신나고 인정받는 일은 계속해서 하고 싶다. 힘든 고비가 오더라도 참고 극복할 수 있다.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다. 그럼 자연스레 경험이 쌓인다. 실력이 쌓이고 그 일을 좋아하게 된다.
잘하는 일(좋아하는 일)을 버리고 새로운 일을 하기 쉽지 않다. 특히 오랫동안 그 일을 해왔을수록 익숙해지고,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생각나서 아까워진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그렇다. 그래서 그 일이 힘들거나 보수가 작더라도 계속 그 일을 하거나 유사한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남들의 3~4배 많은
압도적인 노력을 해보자
재능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초고수의 단계에 갔을 때나 재능의 차이를 체감하는 것이지, 아마추어의 수준에서는 재능보다는 노력의 여부가 성공을 결정한다. 아직까지 재능으로 노력을 이기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혹자는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하더라.
젊은 사람들이 "노 오오~력"이라고 비꼰다. 하지만 포기하기보다 진짜 혼을 담은 "압도적인 노력"을 해보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본 사람들은 노력이 최고라고 믿게 된다. 나는 노력을 좋아한다. 남보다 여러 가지로 모자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죽어라 노력해야 남들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고, 노력해서 이루어낸 것이 많다는 것도 감사할 일이다.
부끄럽지만 압도적으로 남들보다 3~4배 많은 노력을 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그때마다 경이로운 성과를 내곤 했다. 너무 힘들고 고달파서 자주 하기 어렵다. 요즘도 남들의 1.5~2배의 노력은 요즘도 자주 한다. 사실 내가 노력을 많이 한다기보다 전혀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내 노력이 상대적으로 많게 느껴지는 것이다.
지난달에 체육대회에서 달리기를 할 기회가 많았다.(딸의 유치원 체육대회, 성당 체육대회) 작년에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1년간 이를 갈고 전력질주 연습과 하체를 운동을 주 5일씩 지속하였다. 그 결과 이달에 있었던 2번의 체육대회에서 압도적인 달리기로 승리하고 상품을 쓸어올 수 있었다.
별 것 아니지만 노력으로 가져오는 성과의 달콤함은 느껴봐야만 한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다.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다면 계속해서 노력하고 싶을 것이다.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1. 잘하는 일을 좋아하게 될 확률이 높다.
2. 어떤 일을 잘하려면 인내(시간과 노력)가 필요하다.
3. 남들이 수년간 쌓아온 것을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없다.
4. 묵묵히 잘 할 때까지 하는 것이 좋다.
5. 노력해서 얻는 성과는 달콤하다
※ 매번 글을 쓰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지만, 생각을 정리하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