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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r 13. 2021

어려운 시기가 있다면 극복하는 시기도 있겠지

8개월만에 브런치

2020년.. 인생에 어려움에 어려움이 몰려와서 버텨내는데 급급했다.

8개월 만이다. 가끔씩 브런치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글을 쓰거나 읽지 못했다. 글 쓰는 매일이 즐겁고 설레었다. 하지만 작년에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글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불안하고 두려웠다. 코로나로 회사가 어려운 와중에 그룹 감사까지 받으면서 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나고, 급여가 줄어들고, 징계를 받았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은 막막해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충원이 없어서 업무량이 늘어났다. 매일 불안하고 힘든 소식들만 들려왔다.


좋아졌다. 나아졌다. 극복했다. 이런 기사나 소식은 없었다. 가족들과 즐기던 여행이나 맛집도 갈 수 없었다. 좋아해서 루틴처럼 향하던 성당, 헬스장, 도서관도 출입할 수 없었다. 그저 집안에서 불안에 떨었다. 만약 나 혼자였다면 위험을 감수했겠지만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이 있어서 기준 이상으로 조심을 했다. 그렇게 20년도가 지나갔다. 그 와중에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가고 싶은 곳에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원망스럽고 미웠다. 그들이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치관이나 이해관계가 다르다. 판단은 스스로하고, 책임도 각자가 지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잃어버린 것 같이 한 해가  지나갔다.


딸아이 방을 만들어주기 위해 추석이 끝나고 이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집값이 매일 천만 원씩 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구매하려고 봐 두었던 집들은 우물쭈물하던 사이 2~3억씩 가격이 올라버렸다. 인터넷 기사에 나오던 '벼락거지'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시작부터 가진 게 많지 않아서, 대출을 많이 받기 싫어서 작은 전세에서 시작하면서 조금씩 돈을 모아 오고 있었는데 상당히 허무했다. 아마 집값이 작년 8월 수준으로 지금까지 왔다면 원하던 집을 대출 없이 살 수 있었을 테지만..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주변에 집값이 수억씩 올랐다던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마치 멍청하고 잘못한 사람 마냥 위축되었다.


2021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어려움에 대한 반격을 할 차례다.

새해를 보름 앞두고 기러기 가족(주말부부)을 끝냈다. 직장생활 10년 만에 집 근처로 인사발령이 났다. 전혀 기대하거나 예상하지도 못했던 발령이었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더 멀리로 가게 된다면 집 근처에 있는 직장으로 이직을 고민하던 차였다. 어찌 되었건 가족 품으로 돌아왔기에 이직이라는 카드는 찢어버렸다. 대신 경영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일상이 빠듯하지만 철저하게 시간관리하고 스스로 독하게 변해야겠다고 다짐한다.


1년간 헬스장을 못 다니고,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살이 쪘다. 체중은 약 2킬로 늘었지만, 아마 근력이 빠지고 지방이 증가했으리라 짐작된다. 배와 허리사이즈가 늘어났다. 최근 한 달 동안 아침 7시에 집 주변에서 20분간 가벼운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한다. 아침 식사도 과일, 견과류, 삶은 계란 등으로 바꾸었다. 체중 증감은 모르겠으나 허리 사이즈는 줄었고, 허벅지나 가슴둘레는 늘어났다. 이 정도 수준으로 올해는 지속해볼 생각이다.


생각해보니 '벼락거지'는 아니다. 남들만큼은 아니지만, 무주택자 주제에 자산이 늘어나기는 했으니 말이다. 예전에 분양받았던 분양권을 매도했다. 약간의 돈이 생겼다. 그걸로 재건축 호재가 있는 작은 아파트를 매수했다. 코로나로 반토막으로 떨어진 주식도 몇 종목 매수해서 작년 말에 매도했다. 공모주 청약도 몇 차례 시도했다. 어려운 와중에도 멘탈을 잡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했다. 그리고 대박은 아니더라도 실패하지 않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했다. 행운으로 큰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실전에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더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꼈다.


직장생활, 대학원 공부, 가족과의 생활, 자산관리.. 해내야 할 것들이 많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하거나 쉬운 일이 없다. 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해낼 수 있다는 의지가 있다면 원하는 대로 모두 이룰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글도 매일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쓰는 노력을 해보려 한다. 예전에 함께 글을 쓰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아직도 계시는지 모르겠다. 그립기는 하다. 브런치에서는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서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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