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모두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함께 일하던 직원이 회사를 잠시 쉬게 되었다. 돌아오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장기결근 결재를 올리고 컴퓨터 앞에서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최근 통화를 할 때 수술 날짜와 근황을 전해올 때 직원분은 흐느꼈다.
"잘될 거예요. 걱정 마세요. 괜찮을 겁니다. 수술 잘 받고 돌아오세요"
최대한 확신을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폰을 쥐고 있는 내 손도, 목소리도 미세하게 떨림을 느꼈다.
내가 관리하는 조직의 팀장 역할을 하시는 분이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책임감이 강해서 리더 역할을 잘 해내시는 분이었다. 가끔 업무부담과 사람 관계로 고민을 했다. 그때마다 커피를 마시며 격려를 많이 했다. 혹시 위축될까 봐 한 번도 질책한 적이 없다. 작년에 해외여행 포상, 올해 승진도 했다.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얼굴이 많이 밝아져서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연차를 쓰고 병원 검사를 갈 때만 해도 '일 잘하는 분이 며칠 쉬니 공백이 있겠구나'라고만 생각했다. 통화를 할 때마다 걱정스러운 결과가 나타났다.
팩스로 진단서를 받았을 때 나는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소식을 들은 한 관리자가 대뜸 이런 말을 했다.
"OO 씨, 아프다면서요? 더 일할 수 있는 거예요? 사람 다시 뽑아야겠네"
"아니, 그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말을 그렇게 합니까?"
"내가 틀린 말 했나? 다시 복귀할 수 있겠어요?"
"그걸 내가 지금 어떻게 물어봅니까? 다 나을 때까지 신경 쓰지 말고 회복에만 집중하라 했어요"
"그건 안타깝지만, 관리하는 입장에서 대안을 생각해야지"
"그건 제가 알아서 할 겁니다"
나는 울컥해서 언성을 높였다. 그 관리자 말이 맞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신에게 도움을 줄 회사 직원 중 한명일뿐이고, 나에게는 내가 관리하는 직원이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다시 복귀하든, 복귀하지 않든 그건 차후의 문제다. 그저 직원분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주말에 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다른 직원분이 연락이 왔다. 수술하기 전에 직원들이 용기를 주기 위해 같이 만나려고 하는데 만나기 꺼려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한테 직원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직원들이 십시일반 성의를 모아서 보내려고 한다고.. 마음이 고맙고, 따뜻했다.
"전 그럴 생각도 못했는데, 제 거도 같이 부탁드릴게요"
계좌번호를 보내고, 코끝이 찡해졌다. 그때 딸이 달려왔다.
"아빠 왜 눈이 빨개? 울어?"
"아니야, 눈에 뭐가 들어갔는지 좀 따갑네. 슈밍이가 후 해줘"
그렇게 딸에게 들키지 않고 눈물을 닦아냈다.
※ 수술을 앞두고 있는 저희 직원 수술 잘 받고, 건강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