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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Apr 11. 2016

계란

계란은 친숙하고 고마운 음식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리방법도 쉽다. 나는 변변한 반찬이 없으면 계란 두개를 꺼내와서 프라이팬에 금방 구워서 먹는다. 반숙된 계란 두 개면 밥 한 그릇 먹는데 부족함이 없다. 내가 계란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버지 덕분이다. 아버지가 계란을 좋아하셔서 나는 어릴 때부터 반찬으로 계란을 자주 먹을 수 있었다.


요즘이야 싸고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80년대 이전만 해도 계란은 비싼 음식에 속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차별의 상징으로 종종 등장한다. '응답하라 1988'에서도 주인공인 덕선이(혜리)는 계란 때문에 서러움을 느껴야 했고, '아들과 딸'이라는 드라마에서도 엄마가 딸(김희애)에게는 주지 않고 아들(최수종)에게만 아껴서 몰래 주는 그런 음식이었다.  


가격 싸고 조리 쉽고 영양가 높기로는 계란을 따라올 먹거리가 없다. 할아버지와 아빠의 식성을 닮아서인지 4살 배기 딸도 계란을 곧잘 먹는다. 자취 시절 아침이나 저녁식사를 방에서 혼자 할 때면 계란 두개와 조미김, 김치가 단골반찬이었다. 다만, 그때와 지금 계란 고르는 것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혼자살 때는 싸게 파는 계란을 그냥 집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딸에게 먹이는 음식이라고 신경을 많이 쓴다. 아직 고기를 잘 먹지 않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하는 주된 음식이 계란이라 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주말마다 마트에서 장보기를 몇 년째 하다 보니 음식 고르는 방법과 가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계란을 잘 고르는 방법을 쉽게 공유하고자 한다.


1. 크기에 따른 구분(왕란-특란-대란-중란-소란 순으로 나뉨) 

왕란 : 68g 이상
특란 : 60g 이상~68g 미만
대란 : 52g 이상~60g 미만
중간 : 44g 이상~52g 미만
소란 : ~44g 미만

                                                                      자료출처 : 축산유통정보센터(www.ekapepia.com)

마트나 시장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왕란~중란까지다. 처음 알을 낳으면 크기가 작다고 한다. 닭의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커진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알의 크기와 영양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특란이나 대란을 사는 것이 무난하다.   


2. 등급에 따른 구분(1+, 1, 2, 3등급 순으로 나뉨)

마트에서 판매하는 계란에는 표시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확인하고 1+나 1등급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사는 것이 좋다. 물론 가격은 더 비싸겠지만 말이다. 2013~2014년 기준으로 국내 계란 등급판정을 받은 계란의 90% 이상이 1+등급(7%는 1등급)이라고 한다. 등급판정을 받은 계란은 총 생산량 대비 6%대. 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계란은 유의하도록 하자.


3. 유통기한 구분

마트에서 파는 계란은 유통기한이 표기되어 있으므로 가능한 길게 남은 것이 신선하고 좋다. 앞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닌 A/C의 안쪽을 살펴보자. 유통기한이 길게 남은 제품이 있을 것이다. 판매되는 계란 중 유통기한 표기가 없는 것은 주의하자. 신선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계란의 신선도를 확인하는 방법은 계란을 프라이팬에 깨트렸을 때 노른자가 뚜렷하고 넓게 퍼지지 않는 것이 좋다.


4. 인증마크 확인

1) 안전관리 인증(HACCP)

2) 무항생제(농림축산 식품부)

3) 동물복지(농림축산 식품부)

4) 3無(항생제, 성장촉진제, 합성착색제)


옛날에는 모르고 먹었었는데, 이런 마크가 있다는 자체가 불안하다. 마크가 없는 것은 항생제, 성장촉진제, 합성착색제 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가격을 올리기 위한 상술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 먹일 계란이니깐 기왕이면 안전한 것이 좋다. 그 밖에 가격이 비싼 계란을 보면 동물복지란, 유정란 등이 있다. 둘 다 좁은 닭장에 가두어두지 않고, 넓은 공간에서 방목하여 키운다는 의미다.


며칠 전 허름한 식당에 점심 식사를 하러 갔는데, 주인 할머니가 반찬이 떨어졌다며 계란 프라이 한 개를 구워서 반찬으로 내주셨다. 그날 점심은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계란은 나에게 있어서 소박한 밥상을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가치 있는 음식이다. 내일 아침에도 출근 전 졸린 눈으로 난 프라이팬에 계란 두 알을 깨트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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