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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Apr 18. 2016

멈추는 것에 대한 두려움

지속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기에 나는 멈추는 것이 두렵다.


멈추면 영원히 멈출 것 같고, 밀려날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 재미있거나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을 때는 계속해서 그것에 집착하고 매달린다. 그것을 멈추게 될 경우에 나는 불안하고 두려워진다. 그런 경험이 두 번 있다.




1) 영어공부

살면서 딱 한번 영어공부가 재미있었던 적이 있다. 제대하고 취업을 위해서 토익 공부하던 시절인데, 그때는 얼마나 절실했던지 하루에 10시간씩 토익공부를 했다. 한 가지만 집중한 덕분에 두 달 만에 원하는 점수를 얻었다. 


실력이 붙으면서 영어에 재미를 느껴 지나가던 외국인들에게 말을 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스스로가 대견하고 뿌듯했다. 분명 몇 달만 더 그렇게 공부하면 토익점수도 물론이거니와 영어실력도 늘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아쉽지만 거기까지였다.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 인적성 공부, 면접 준비를 하기 위해서 나는 영어공부를 멈추었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 회사원이 되면서 나는 몇 년간 영어공부를 접었다. 가끔 이직을 위해, 승진을 위해 토익시험을 치긴 했지만 형식적인 점수를 위해서였다. 올해 승진을 위해서 토익시험을 치면서 형편없어진 점수를 보면서 실망했다. 하지만 이제 하루 10시간씩 공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실력이 늘거나 재미를 느끼기도 어렵다. 그래서 안타깝다.


2) 운동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을 해야 남들만큼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다. 군인이었을 때 잠깐 몸이 좋았고 그 이후로는 계속 배가 나왔다. 2년 전쯤 새벽 출근을 위해 헬스장(샤워 목적) 다니게 되었다. 샤워만 하기는 아까워서 조금씩 운동을 했다. 5개월쯤 되었더니 체중은 늘지만, 허리사이즈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했다. 근육량은 늘고, 체지방이 줄어들었다. 그때는 몸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나,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서 새벽 헬스와 나의 자신 있던 몸도 멈추게 되었다.




위의 경험은 멈추는 것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주었다. 세 번째 대상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 요즘 개인 시간의 70%를 투자하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하지만 이 시간이 위태롭다. 가까이는 토익점수를 위한 공부, 멀리는 승진시험을 위한 공부에 시간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보면 두, 세 가지 일도 잘 해내는 우월한 인물들도 있지만 나는 한 가지도 힘겹다. 그래서 이 즐겁고 행복한 글쓰기를 멈추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한 달 남짓. 나는 행복하고 즐거웠다. 계속해서 직장생활, 가정생활, 글쓰기(개인생활)를 잘 병행하고자 마음먹었는데,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 브런치를 잠시 접어두고 토익공부와 승진시험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싫다. 그러다가 이마저 멈추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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