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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Apr 13. 2016

취업할 때 스펙이 중요한 이유

취업난 속에서 취준생들의 스펙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을 체감한다.

요즘 주변 후배들을 보면 대학교 학점 3점 후반대, 토익 900점대, 우수한 외국어 스피킹 실력, 어학연수, 공모전 입상, 봉사활동, 인턴 경력 등 화려하다. 아무것도 없이 입사해서 일하고 있는 내가 무안할 지경이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수한 스펙을 뽐내며 입사한 취준생들이 신입사원이 되면 과연 우수할까?


대답은 NO. 회사를 단번에 일으켜줄 것만 같은 우수한 엘리트들만 뽑았는데, 어째 신통치 않다. 게다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신입사원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재직자들은 고 스펙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채용업무를 하고, 신입사원 OJT교육도 시켜본 입장에서 보면 입사 후 스펙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쟤 되게 똑똑하다던데" 같은 첫인상일 뿐이다. 그것도 잠시다. 일을 몇 번 같이 해보면 첫인상 효과는 점차 흐려진다. 군대에 이등병이 들어오면 아무리 우수한 대학 출신이든, 체력이 좋은 운동선수든 일병~상병에게 바보 취급당하기 일쑤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스펙이 좋은 신입사원이 들어와도 이미 회사 실무에 익숙해져 있는 선배들에 비하면 실수투성이 초보일 뿐이다. 예외가 있다면 동종업계에서 일한 경력 있는 신입사원이다. 적응이 빠를뿐더러 때때로 선배보다 우수한 일처리를 하기도 한다(웹툰'미생'의 안영이 같은).


그래서 요즘은 경력이 있는 신입을 선호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다(회사 입장에서는 당연/취준생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하지만 회사는 혼자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안영이도 요즘 선배들 때문에 고전한다). 인간관계를 통해서 업무가 수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회사생활을 할수록 스펙보다 인간관계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사 전에 스펙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토익 850점보다 950점이 더 우수하다는 뜻이 아니다. 스펙이라는 것은 자세다. 그 시기에 자신의 역할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나타내는 보여주는 수치다. 그래서 회사는 SKY 대학 출신을 타대학 출신보다 선호하고, 학점 2점 대보다 4점대 학생을 서류 통과시키는 것이다. 회사별로 서류통과 커트라인을 정한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한다. 진위여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회사는 채용 전에 기대를 한다. 스펙이 좋은 학생이 학창 시절 성실하게 생활했으니깐 회사에서도 성실하게 일할 것을 말이다. 그렇다고 스펙 낮은 사람들은 다 취업을 못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스펙을 포기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에서 성과를 이루거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 그런 인재들도 간혹 있다. 그 외에는 그저 스펙 쌓기에서 밀려서 겸손한 스펙을 쥐고 있을 뿐이다.


필자 그런 경우에 속한다. 학점 3점 초반, 토익 700, 어학연수 X, 공모전 X 인턴 X. 부끄러운 스펙으로 외국계, 대기업, 중견기업 입사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서류 탈락한 곳만 100군데가 넘는다. 그래서 취준생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나이 먹고 신림동 반지하 고시원에서 혼자 눈물 찔찔 흘리면서 깡소주 마셔본 경험이 있기에 취준생의 아픔을 가슴으로 공감한다. 요즘은 더 취업이 힘들다죠?ㅜㅜ




스펙이 없으면 스펙에 맞설만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 똑같이 토익 900대, 학점 4점대는 메리트가 없다. 나만의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다. 그것도 서류가 통과가 돼서 면접까지 가는 회사에서나 가능하지만, 자소서에 녹여서 써놓는 것만으로 면접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스펙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다음번에 취업을 위한 비장의 무기를 만드는 비법을 알려줘야겠다.(몇 년 전이라 아직 먹히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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