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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Apr 23. 2016

직장에서 버텨내기 위해서

버티기 위한 이유를 찾자

최종 합격 통보를 받던 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나긴 취업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성취감이 든다. 지긋지긋한 자소서와 면접 준비도 이제 안녕. 나를 뽑아준 회사에 충성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신입사원 교육에 참석하던 날. 다들 멋지고 똑똑해 보인다. 함께 있는 내가 자랑스럽다. 기왕 입사했으니 꿈꾸던 CEO는 한번 달아야지. 교육받는 동안 회사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교육과정도 우수하게 통과했다. 벌써 상도 받았다. 일을 시켜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첫 출근하던 날. 정장과 넥타이가 아직 어색하다. 나도 바쁜 직장인 중 한 명이 되었다. 회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큰 목소리로 인사한다. 신입사원의 패기가 넘친다. 복사나 청소 같은 허드렛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직 일이 없어서 일찍 퇴근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선배들이 멋있고 부럽다.    

 

첫 월급을 받던 날. 동기들과 서울 시내의 술집에서 축배를 들었다. 성공을 향한 첫발을 내디딘 것 같다. 사회에서 내 힘으로 월급을 받았다.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렸다. 적금통장도 하나 만들었다. 미래가 탄탄대로 일 것 같다. 취기가 오르고 기분이 고조된다. 


입사한지 몇 개월 된 날. 생각과 많이 다르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신입 교육 때 배운 것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일도 어렵고, 인간관계도 어렵다. 월급은 카드값과 방값 등으로 나가고 남는 게 별로 없다. 출근은 빠르고, 퇴근은 늦다. 개인 시간이 없다. 직장생활에 찌든 선배들을 보면 내 미래인 것 같아서 두렵다. 일도 회사도 비전이 없는 것 같다. 벌써 퇴사한 동기들도 꽤 있다.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 꿈과 비전이 있는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 


필자의 첫 직장 퇴사 프로세스다. 더 버텼다면 더 높은 직급을 달고, 급여를 더 받았을 것이다. 물론 진로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서 하고 있었을 것이다. 




직장생활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동안 배운 것과는 많이 다르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 걸음마를 배우는 기분이다. 지금까지 배웠던 것이 옳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정답이 없는 상황에도 직면한다. 경쟁은 치열하고 학교처럼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다. 급여를 받는 대신에 그만큼의 혹독한 사회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그만큼 버티기 어려운 것이 직장생활이다. 


직장에서 버텨내기 위해서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1. 사랑하는 사람들

결혼하고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은 독신인 사람보다 버티는 힘이 강하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내가 버티지 못하면 그 피해를 가족들이 고스란히 받는다. 그래서 결혼한 직장인들의 책상과 차에 가족사진이 있다. 힘들거나, 불합리해도 가족을 생각하며 참는다. 직장 생활하시는 아버지, 어머니 모두 파이팅!


2. 일에서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

급여가 적어도 일을 지속하는 사람들은 일에서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 나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한다. 일반 회사원보다 소방관, 군인, 경찰, 사회복지사, 선생님 등의 직업에서 많다.   


3. 직장에서 받는 인정

직장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구성원들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된다. 능력에 대한 인정은 곧 보상으로 연결된다. 진급이나 포상을 받으면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을 사라진다. 계속해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가정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회사는 이런 '당근'을 활용해서 구성원들이 워커홀릭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가정을 포기하지 않기 바란다.   


4. 금전적 보상

과거 연공서열에 의한 급여체계는 성과와 직무에 의한 급여체계로 바뀐 곳이 많다. 같은 직급인데 급여가 다르고, 직무와 직책에 따라 급여 차이가 난다. 성과에 따라서 연봉이 달라진다(인센티브나 성과급). 지인 중에 수천만원의 성과급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지 못한다는 경우도 보았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직장 생활하는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5. 기타

1) 주변 시선 - 글로벌 기업인 A그룹에 근무  

2) 개인적인 즐거움 - 주기적으로 가는 해외여행 비용을 마련

3) 자기투자 - 명품백, 좋은 옷 구매, 외제차 할부금

4) 비용 마련 - 유학비용, 사업비용

5) 함께 일하는 사람들 - 동료, 선후배와 관계      



모든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을까? 만약에 있다면 그곳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은 불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찾거나, 더 좋은 조건의 직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현재의 직장을 다녀야 한다. 준비 없는 상태에서 못 견뎌서 포기하기보다는 직장에서 버텨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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