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그 사람을 보여준다.
안녕하세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사 한마디 건네는 게 그리 힘든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유독 인사에 인색하다. 외국여행을 하다 보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Good morning" , "hi" 하고 반갑게 인사하거나, 눈이 마주치면 찡긋하고 눈인사하는 외국인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다른 곳을 응시하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근엄하고 도도한 표정을 짓고 시선을 피한다. 20대 때 장기간 배낭여행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었더니
"누구지? 이상한 사람 아냐?"
이런 경계의 눈빛을 보내며 자리를 피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먼저 인사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한국에서 인사는 나이 어린 사람이 많은 사람에게, 직급/직책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먼저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나도 어릴 때부터 어른들께 인사 잘해야 한다는 교육을 귀 아프도록 들었고, 딸에게도 교육하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는 경비 아저씨와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있다. 그분들은 인사를 잘하시는데, 더 젊은 입주자들은 인사를 먼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사를 받지도 않는 경우를 봤다. 왜? 저 사람들이 나보다 하는 일이 못해 보여서? 입주자가 더 우위에 있는 것 같아서?
무례하고 오만한 생각이다.
인사는 존중의 표현
딸과 함께 다닐 때 경비 아저씨나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있으면 반드시 함께 인사한다. 입주민의 안전과 청결 등 여러 가지로 도움 주시는 분이니 존중받아 마땅하다.
딸이 무례하고 오만한 어른으로 자라지 않았으면 한다. 나도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경비 아저씨와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대화하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그래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분들을 마치 내 아랫사람 생각하듯이 행동하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 교육 탓일까? 사회적으로 지위와 부를 갖추면서 생겨난 잘못된 생각일까? 일종의 갑질이란 생각이 든다.
전직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백악관 청소부와 격 없이 주먹 부딪치는 인사를 하고, 작전 중 전사한 군인이 새벽에 미국으로 이송되었을 때, 공항으로 나가서 군인들과 함께 경례하는 모습을 통해 그의 인품을 알 수 있다.
인사는 그 사람을 보여준다
직장 타 부서에 나이 많은 상사 중 한 명은 인사를 잘 받지 않는다. 처음에는 못 봐서 그런가 하고 앞에 가서 고개 숙여서 인사를 했음에도 눈을 내리깔고 힐끗 보더니 그냥 가는 것이다.
반면 나이 많고, 직급이 높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아침"하고 웃으면서 인사하는 상사도 있다. 인사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작은 행동 속에서 그 사람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도 연장자나 선배는 물론 후배나 직급 낮은 사람에게도 먼저 인사한다. 작은 행동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르게 느낄 것이다. 백발이 되어서도 어린 사람에게 먼저 인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 먼저 인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