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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Dec 08. 2017

성공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

성공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어린 나이에 오만한 생각일지 모른다. 상대방에게 말은 하지 않지만, 나는 그 사람의 성공 여부를 속으로 생각한다.


"이 사람 괜찮다. 성공하겠다"

"이 사람은 아니다"


웃기지만 적중률이 꽤 높다.


신들렸거나 직감이 잘 맞아서가 아니다.(난 관상쟁이 양반이 아니다) 그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나온 생각이다. 친하게 지낼수록, 오래 알고 지낼수록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알 수 있으므로 더 확률이 높다.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의 시작은 성공한 사람 자서전과 자기계발서를 몰아서 읽었던 시기 이후였다. 


나는 20대 때 자서전과 자기계발서에 푹 빠져있었다. 3년 동안 집중적으로 읽었는데 당시 독서 리스트를 보면 300권 정도 된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잡히는 것은 무조건 읽었다.


아쉽게도 책을 읽고 아직 성공한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추려볼 수 있었다.


자기관리, 노력, 인내, 끈기 등


그래서 이러한 공통점을 가진 사람을 보면


'저 사람도 유사한 행동을 하네'

'어쩌면 저 사람도 성공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람들은 어김없이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재밌는 것은 의외로 천재성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으나 자기관리, 노력, 끈기, 인내가 부족한 사람들은 반짝하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존경하는 만화가 이현세의 '천재를 이기는 방법'이라는 유명한 글이 있다.

살다 보면 꼭 한 번은
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
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어릴 때 동네에서 그림에 대한 신동이 되고,
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
만화계에 입문해서 동료들을 만났을 때,
내 재능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중에 한두 명의 천재를 만났다.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일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내 작업실은 이층 다락방이었고
매일 두부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
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
그제야 쌓인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한 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
며칠 휘갈겨서 가져오는 원고로
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해 원망도 해보고
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져갔다.
만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점점 멀어졌다.

내게도 주눅이 들고 상처 입은 마음으로
현실과 타협해서 사회로 나가야 될 시간이 왔다.
그러나 나는 만화에 미쳐 있었다.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
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천재들은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
먼저 가서 뒤돌아보면 세상살이가 시시한 법이고,
그리고 어느 날 신의 벽을 만나 버린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
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 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하는
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만화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매일매일 스케치북을 들고
10장의 크로키를 하면 된다.
1년이면 3500장을 그리게 되고
10년이면 3만 5000장의 포즈를 잡게 된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패션과 풍경이 있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서 그려보지 않은 것은
거의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좋은 글도 쓰고 싶다면,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된다.
가장 정직하게 내면세계를 파고 들어가는
설득력과 온갖 상상의 아이디어와 줄거리를 갖게 된다.

자신만이 경험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만화가 이두호 선생은 항상
“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이 말은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다.
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
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런 천재들은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들의 갈 길을 제시해 준다.
나는 그런 천재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 해도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해 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 보면
어느 날 나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정상이든, 산 중턱이든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바라던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특별한 재능이 없고 천재가 아닌 나는 이 글을 읽고 큰 용기를 얻었다. 나는 천재보다는 노력파나 대기만성형 인물을 더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는다. 일반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기계발서나 자서전을 많이 읽지 않는다. 자극이나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다시 책을 넘기면서 되새기는 정도다. 이제 그런 내용을 몰라서 배워야 할 시기가 아니다. 아는 것을 행하고 지속해야 할 시기다.


책에 나오는 데로 살아보려 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두 할 수 없지만 대신 하나씩 오래 지속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나씩 습관화시키면서 스스로를 빚어나가야겠다.


나는 점점 좋아질 것이고 발전할 것이다.  



※ 연륜이 있으신 분들은 젊은 사람보다 사람 보는 눈이 있습니다. 날 때부터 가진 능력이 아니라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고 살면서 쌓은 경험에서 온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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