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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Dec 29. 2017

나의 응원이 닿기를 바라며..

법조인을 꿈꾸는 벗에게

1) 10대 ~ 20대 중반


초등학교부터 같은 학교를 다니며 친하게 지낸 벗이 있다. 친구는 나보다 뛰어났다. 공부나 운동은 물론이고 특히 말을 잘했다. 성격도 밝고 긍정적이라 함께 있으면 즐겁고 든든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는 명문대 법대에 진학했다. 내가 못 이룬 꿈을 위해 재수를 할 때, 대학생인 친구는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대학시절 종종 만나서 서울살이에 대한 고충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대학 진학까지 무난했지만, 이후 친구의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몇 차례 고배를 마셨다. 행시, 국정원 등 바꿔가면서 준비했던 시험은 친구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쳤다.




2) 20대 중반 ~ 20대 후반


백수가 되어 돌아온 서울생활에 친구는 힘이 되었다. 무더운 6월 말 전역을 하고 곧장 신림동으로 향했다. 함께 방을 알아봐 준 것도, 고시촌 생활에 적응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 것도 친구였다. 가까운 곳에 있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고 힘이 되었다.


우리는 취업준비생이 되어 다시 같은 선상에 섰다.  


"거기 떴던데 넣었어?"

"응, 자소서 보내줄까?"

"취업 박람회 같이 갈래?"


취업준비라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우린 더욱 가까워졌다. 서류통과나 인적성 합격에서 친구는 나보다 앞섰다. 서류에서 수십 군데 떨어지고 나는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고시원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나를 친구가 불러냈다. 그때 술 한잔 마시면서 해준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괜찮다. 잘 될 거다! 너를 알아봐 주는 곳이 있을 거다"


그 이후 나는 거짓말 같이 취업을 했고, 친구는 최종면접에서 연거푸 탈락을 했다. 친구가 나에게 운을 넘겨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3) 20대 후반 ~ 30대 초반


친구는 방황했다. 취업과 공무원 준비를 번갈아 하면서 계속해서 실패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30대가 되었다. 나는 몇 차례 이직을 하며 자리를 잡고 결혼을 했다. 바쁜 와중에도 친구는 서울에서 지방으로 결혼식 축하를 해주러 왔다.


친구는 지쳐 보였다. 밝았던 성격도 표정만큼 어두워졌다. 시험이나 취업에 대한 의욕을 잃은 것 같았다. 부모님도 '그만하고 고향으로 내려오라'라고 하신다고 했다.


"안되는데 접고 집으로 내려갈까?"

"뭘 그만해. 끝까지 해봐야지"


속상했다. 이렇게 무너질 친구가 아닌데..


하지만 친구에게 무슨 준비를 하는지, 결과가 어떤지 묻지 않았다. 보는 사람마다 질문을 해대니 괴로울 것 같았다. 종종 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거나 보고 싶다는 말만 했다.




3) 30대 초반 ~ 30대 중반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나 로스쿨 가기로 했어"

"합격했어?"

"어.."

"야~ 축하한다. 잘됐다."


30대 초반 로스쿨행. 또래 친구들은 이미 사시에 합격하거나 로스쿨을 졸업하고 법조인이 되어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친구가 원하는 꿈에 다가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공부가 힘들다고 했지만 잘 해내는 것 같았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읽었다. 내년도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50% 전후가 될 것이라고..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괜찮아. 50% 안에 네가 있을 테니'


건강하게 시험 잘 치르기를 바란다



내년 1월 9일에 제7회 변호사 시험이 있다. 친구의 길었던 방황도 끝이 나길 기도한다. 힘내서 한 번에 합격하고 그동안 고생과 서러움을 보상받았으면 한다.


"친구야! 힘내라! 항상 응원한다!"

 



※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신 분들이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좋아요, 댓글, 공유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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