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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 Apr 08. 2017

‘공감’ : 내가 자전거 전국일주를 계획한 이유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공감’ :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나는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영혼이 없다’는 친구의 핀잔은 단지 내가 표현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정말로 다른 사람의 감정에 깊이 이입하지 못한다.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대한민국 사회가 느끼는 고통; 세월호, 위안부 등 문제에도 무지하고 관심이 없었다. 


부산에서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감정이 메마른 계산기가 되어버린 걸까?
 타인의 고민에 물질적인 해결책만 제시하기 급급했을까? 


고충을 토로하는 이들에게, ‘왜 그런 고민을 할까?, 왜 그런 고통을 겪을까?’라는 내 생각 이면에는 왜 이렇게는 해보지 않았니?, 너 잘못 아니야?’라는 물음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물음은 나에게도 큰 압박기제로 작용했다. 내가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결국은 나의 고통이고, 타인은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를 꾸짖을 것이라 예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를 보듬고 사랑해주지 못했고, 타인에 공감하지 못했다.


사회의 고통을 마주할 땐, 은연중에 나는 소수가 아닌 다수라고 나를 위안했다. 열심히 살았거나 잘나서가 아니라, 우연하게도 그랬던 것인데도 불구하고. 결국에 그들이 느끼는 고통도 나에겐 소수자의 고통으로 치부될 뿐이었다. 세월호도 마찬가지였다. 14년 4월 당시, 나는 해경으로 군복무를 하던 중이었다. 

근무중

     

‘가만히 있으라.’


배의 우두머리가 내린 명령을 사람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배 안에 갇혀 코 밑으로 물이 차오르는 끔찍한 최후를 경험한 사람들에도 공감하지 못했다. ‘세월호 유족 보상금이 지급될 것이다.’ ‘곧 인양이 될 것이다.’ ‘그들은 충분히 보상받았다. 그러니까 가만히 있으라.’라는 대한민국호 선장의 말을 믿고 나 또한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가만히 있고 싶지 않아졌다. 나를 사랑하는 동시에 타인에게도
 ‘공감’을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나려고 마음먹었다. 개인적 차원에서 나를 사랑하고 나의 고민을 나누고 싶은 게 첫 번째 이유이다. 그리고 사회적 차원에서 타인의 고통과 우리 사회의 비극에 함께 공감하기 위함이 두 번째 이유다. 나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책임의식을 갖는 과정이 존재하는 사회와 그들의 치유 과정을 도와주는 정부와 제도’를 꿈꾼다. 나도 그 사회 속의 알찬 일원이 되고 싶다. 그것이 마지막 이유다.


자전거를 가지고 전국을 다닌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묻는다면, 내 답은 이거다. 전국일주는 내가 그리고 팀원 모두가 앞으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자 움직임(movement)이다. 그 뿐이다. 이 사회 일원인 우리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그들의 고통을 계속해서 들어주고, 아픔을 덜어낼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2017년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동네 안에서만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타고, 전국으로 갈 것이다. 두 다리와 자전거로만 갈 수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그들은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직접 가서 현장을 보고 듣고 팀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인.간.다.운. 사.회.를. 꿈.꾸.며.



7월 한 달간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날 예정입니다. 

차근히 내용을 구성해가면서 브런치에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0319 첫  라이딩, 우리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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