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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후 Jan 25. 2020

후회에 관하여

선택도 하기 전에 미래를 걱정하는 당신에게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주말에 친구를 만날까, 혼자 집에서 쉴까?'

'취업하려면 이 정도 자격증은 기본이라던데, 따야 하나?'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선택부터 

'늦기 전에 이십 대 후반에는 결혼을 해야 할까?'

'퇴사를 하고 잠깐만 쉴까? 그만둔다고 내가 다른 걸 할 수 있을까..'

삶의 방향을 조금씩 틀기도 하는 선택들 마주한다.


이러한 '선택'을 기반으로 발생하는 정신적 잔재가 바로 후회이다. 우리는 살아있는 한, 선택을 피할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것조차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조차 선택인만큼 선택과 후회는 원하지 않는다고 피할 수도, 남에게 넘길 수도 없는 문제이다. 다소 비관적으로 말하면, 평생에 거쳐 선택하고 수습하기를 반복하다 끝나는 게 인생인가 싶기도 하다.


인간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선택'의 반복에서 후회라는 산물은 어떤 때 발생할까. 사람들이 '하면 후회할걸'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대게 그럴까?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기 전에 그 선택이 도전적이라는 생각이 들수록 더 망설이게 된다. 도전적인 것은 남들이 하라고 권유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망설인 것도 무색하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면 반드시 후회할 거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렇다면 깊이 고민하지 않고 선택한 일이라 후회하게 되는 걸까? 하지만 깊은 고민 없이 직감적으로 한 선택도 의외로 좋았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후회는 결국, 도전적인 일을 했을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고민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어떤 선택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 주로 후회가 남는다. 왜 이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그 선택을 처음의 욕심만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 선택의 결과에도 후회가 남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했느냐가 후회를 좌우하기보다 어떻게 임했느냐가 후회를 만든다고 할 수 있다.



한 지인은 이런 고민을 말한 적 있다.

'하고 싶은 공부가 생겼는데, 이 길을 가려면 적어도 3년은 공부만 해야 해. 하지만 젊을 때 다른 경험을 못하고, 공부만 한걸 후회하면 어쩌지?'

우리는 아무도 누군가의 선택에 '이걸 해라, 그래야 후회를 덜 한다.'라고 속단할 수 없다. 다만 후회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러했다.


공부만 해서 다른 경험을 못한 걸 후회할 수도 있고, 다른 경험을 해서 그때 공부를 안한걸 후회할 수도 있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공부가 됐든 다른 경험이 됐든 나는 각오하고 하고 싶어.



선택에 앞서, 후회가 아예 없길 바랄 순 없다. 어떤 선택이든 기회비용은 남기 마련이다. 대부분은 그 크기가 너무 사소해 지나칠 뿐이지, 어떤 선택을 해도 조금씩의 아쉬움은 남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선택을 할 때, 후회에만 초점을 맞추면 내 인생이 아니라 남의 인생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나조차도 나를 모르는데 누구에게 내 선택을 대신 맡길 수 있나. 하물며 남들이 보기에 안정적인 선택을 해도 후회할 수 있는 것이다. 나를 들여다보고,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한다면 적어도 후회는 덜 할 것이다. 본인의 성향을 파악하여 기회비용이 낮은 쪽을 선택하는 것,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용기를 가지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남들의 후기를 좇지 말고, 남들의 삶을 따라 선택하지 말고나의 성향을 대입하여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필요하다. 조언은 조언일 뿐, 선택과 결과는 결국 내가 책임지는 것이다. 그 과정을 견뎌낼 사람도 나뿐이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것에 한정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기에 경험하지 않은 일은 쉽게 위험하다 단정 짓기도 한다. 자꾸만 우리가 도전적이고 남들이 하지 않는 선택을 꺼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들의 선택은 항상 옳았나?

무엇이 두려워서 남의 선택을 의지하는가?

우리의 성향과 살아온 인생은 모두 다른데 왜 비슷한 선택을 반복하고 있을까?


후회는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남들이 정의 내릴 수 없다.

선택을 정의할 수 있는 결정권이 본인에게 있다는 점에서 인생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선택하기에 앞서 후회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 자꾸 후회도 해보고 실패도 해봐야 남들이 옳다고 하는 길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삶은 여전히 복잡하다.

열심히 하지 않았음에도 결과가 좋아 후회하지 않을 수도 있고, 결과가 좋지 않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결과가 인간의 몫이 아니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선택한 후에 처음의 열정으로 임하는 것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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