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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때굴 Jan 24. 2024

1월이 끝나기까지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새해 목표는 없습니다

1.

새해에 접어든 지도 4주째다. 올해가 월요일에 시작했고, 지금은 수요일이니 4주 차에 접어들고서도 벌써 절반이 지난 셈이다. 지난해 마지막 날. 평소 좋아하던 밴드의 연말 공연에 다녀왔고, 1월 1일로 넘어가던 자정에는 친한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눈을 뜨니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은 밝아있었고, 나는 언제나처럼 침대 위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무난히,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2.

며칠 전 짐정리를 하다 대학시절부터 썼던 다이어리 몇 권을 발견했는데, 그중에는 언제 썼는지 기억나지 않는 것들도 꽤 있었다. 청소를 잠시 미뤄두고 한 장, 한 장 들춰보니 과거의 기억이 새삼스레 다시 떠올랐다. 그동안 잊고 있던 기억과 고민을 오랜 시간 다시 마주하고 나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몇 년치 일기를 읽다 알게 된 사실은, 매년 새해가 되면, 항상 ‘올해는 열심히!’라는 다짐을 다이어리에 적어두곤 했다는 것이었다. 6월, 7월을 지나 연말로 접어들며 항상 잊고 마는 목표임에도 매년 1월에는 마음을 다잡곤 했나 보다.



3.

하지만 올해 나는 딱히 목표를 세워두지 않았다. 멋진 각오나 큰 결심은 더더욱 없다. 긴 취업 준비에 지쳐서는 아니고, 인생에 욕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나는 여전히 (얼마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 꿈을 이뤄내고 싶고,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겪어 보여 삶을 채워가고 싶은 욕심이 가득하다. 다만 이런 욕심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매 순간 전전긍긍하고 상황마다 골몰하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때로는 밀접하게, 또 때로는 느슨하게. 내 시간의 안팎을 꼼꼼하게 기억하고 느끼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어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젊은 27살의 사계절을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경험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일 수는 있지 않을까.



어쨌거나 평탄히 새로운 한 달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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