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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때굴 Sep 07. 2021

스물과 서른 그 어디쯤

자우림과 아이유의 스물다섯

요즘 애들 참 빨라


  왜? 한동안 저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어쩌면 저 말에는 ‘벌써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겪어 일찍 커버린 데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 하나라는 곡은 그 당시를 추억하고 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날의 아련한 흔적과 그리움을 노래한다.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라면서.


  이 곡에는 굉장히 아름다운 청춘 그 자체, 혹은 그 시간을 살았던 자신. 그 시간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여러 마음이 담겨있다. 지금이 영원할 줄 알았기에 그저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만 꿨던 그때의 내가, 곡의 화자는 아쉽고 안타까운가 보다.


  그런데 똑같은 스물다섯을 말하면서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곡이 있다. 아이유의 팔레트라는 곡. 스물다섯이기에, 지금이라서 할 수 있는 ‘나’에 대한 고민을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취향이 뭔지 고민해보고, 헷갈릴 때는 방황해도 된다 스스로를 위로하며 이제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조금은 알겠다는 그 자세. 서툴지만 당찬 스물다섯의 모습이 그려진다.


  자우림의 노래가 그 시절을 먼저 겪은 사람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진하게 말하고 있다면 아이유의 노래는 그 시절을 살아가는 청춘이 야무지게 현실에 맞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잊지 못할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온다’ 던 자우림의 스물 다섯. 그런데 그 향기에 ‘너무 아름다워서 꽃잎 활짝 핀’ 팔레트의 색이 묻어있다면, 조금 빨리 커 버린 요즘 애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뭘 놓치고 살았는지 늦게나마 깨달아버린 앞선 사람들의 아련함이. 모두 가치 있는 시간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스물다섯, 스물 하나 - 자우림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 하나”

#팔레트 - 아이유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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