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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May 15. 2020

어떤 말들의 장면, 리폼, 수선

2020년 05월 10일 일요일

날씨

시야가 뿌연, 구름이 없는, 추억하기 좋은 흐린 날.

둘리비디오라는 이름의 친구 가게 가는 길.

연희동의 꽃잎의상실 앞에 멈춘다.

간판 글자가 꽃잎처럼 떨어진

가게 쇼윈도에는

빨강 '리폼'과  파랑 '수선' 두 글자가 적혀 있다.


그 이름, 연희동은

무늬 없는 옷, 단색 연애 소설, 버려지지 않을 사연,

조금은 고쳐 써도 무방한, 그런 말들의 장면 같다.

전화번호 334-3035에 어울리는,

‘검색’할 수 없는 이름을 닮은,


언덕배기 친구 가게에서

갓 구운 스콘을 먹는다.

비디오는 없고(물론 둘리도 없고),

목적이 불투명한 가게에서

‘디디’라는 이름의 큰 개가 내게 와서 몸을 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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