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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May 18. 2020

인생을 하루처럼 사는 사람-바다베개(조동익)

2020년 5월 15일 금요일

날씨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비가 온다.

오후에 집으로 돌아올 때도 비가 온다.

조금 차분하게 마음을 먹어도 좋을 날.  


기차에서 내린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었다.

마중 나온 ㅍㅅ에게 묻는다.

“어디, 갈까?”     

어디, 라고 말할 때

이미 목적지가 정해진다.


그날과 마찬가지로 차가운 카페라떼와

따뜻한 홍천 오미자차를 주문한다.

카페 주인에게 ‘위로부터’라는 이름을 다시 묻는다.

함의를 담은 좋은 이름.

고개를 끄덕인다.      

라떼 한 모금을 마신다.

쓸쓸하고 맑은 음악이 흐른다.

푸른 바다처럼 깊고,

흐린 밤의 밀물처럼 다정하다.

음악의 제목을 찾는다.


기억하는 사람의 노래 : 조동익 2집 <푸른 베개>다.

앨범의 소개 글은

‘노란 대문 집은 정릉 배밭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주의 산 중턱에도 노란 대문 집이 있다.’

로 시작한다.

      

11:59 초짜리 뮤직비디오를 찾아본다.

얼마간 들여다보다가

‘푸른 베개’를 베고 눈을 감는다.

구름과 비 그리고 별.

바람이 노래를 할 수 있다면,

구름과 비와 별을 빌려 노래하지 않을까.

소리가 있어도 좋고,

소리가 없어 그저 풍경이어도 노래가 되는,

바다라거나 하늘이라거나

섬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노랫말.

     

<푸른 베개>는

26년만에 나온 조동익의 정규 2집이다.

어딘가에는 인생을 하루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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