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6일 토요일
느린 하루,
모든 것이 고만고만했던
기억나지 않을 만큼 건조하거나 밋밋한 공기의 날.
늦은 아침.
ㅍㅅ는 산이 보이는 창가 옆
캠핑 의자에 앉아 있다.
“위로하는 느낌이 있어.
괜찮아 하는 것 같은.”
라고 ㅍㅅ는 말하고 운다.
말하기 전에 울고 있던 것 같기도 하다.
눈물이 많은 너.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어제 카페위로부터에서 처음 들은
조동익의 '푸른 베개’가 흘러나온다.
내게는 푸른 베개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 위로’ 같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나란히 앉아,
시선은 먼 데 바다를 향해 낚싯대처럼 던져두고서
그저 손끝만으로 곁 사람의 어깨를 다독다독하는
서로의 바다를 바라보며 그저 나란하다는 사실이,
손끝에서 위로가 되는
내게 푸른 베개는
슬픔으로 멍든 얼굴을 감춰 우는 바다 같다.
그때 누군가가 내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 말할 것 같다.
사는 건,
그럼에도,
얼마든지 괜찮다 말하는 것 같다.
징검돌처럼 놓인 건반 위를 지나
미지로 향하는 피아노의 발자국은
뚜벅뚜벅
외롭고 적적한 소리를 내며
내 귓가에서 용감하게 떠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