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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May 18. 2020

미지로 향하는 발자국-푸른 베개_조동익2

2020년 5월 16일 토요일

날씨

느린 하루,

모든 것이 고만고만했던

기억나지 않을 만큼 건조하거나 밋밋한 공기의 날.     

출처: 조동익 앨범 <푸른 베개> 표지


 늦은 아침.

ㅍㅅ는 산이 보이는 창가 옆

캠핑 의자에 앉아 있다.

“위로하는 느낌이 있어.

괜찮아 하는 것 같은.”

라고 ㅍㅅ는 말하고 운다.

말하기 전에 울고 있던 것 같기도 하다.

눈물이 많은 너.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어제 카페위로부터에서 처음 들은

조동익의 '푸른 베개’가 흘러나온다.


내게는 푸른 베개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 위로’ 같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나란히 앉아,

시선은 먼 데 바다를 향해 낚싯대처럼 던져두고서

그저 손끝만으로 곁 사람의 어깨를 다독다독하는

서로의 바다를 바라보며 그저 나란하다는 사실이,

손끝에서 위로가 되는

     

내게 푸른 베개는

슬픔으로 멍든 얼굴을 감춰 우는 바다 같다.

그때 누군가가 내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 말할 것 같다.

사는 건,

그럼에도,

얼마든지 괜찮다 말하는 것 같다.


징검돌처럼 놓인 건반 위를 지나

미지로 향하는 피아노의 발자국은

뚜벅뚜벅

외롭고 적적한 소리를 내며

내 귓가에서 용감하게 떠 나아가고 있다.




조동익 - 푸른베게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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