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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May 15. 2020

우선은 위로부터

2020년 05월 13일 수요일

날씨

맑고 푸른 하늘.

창밖 도시가 선명하다.

괜히 설레는 날.

시립도서관이 두 달만에 문을 열었다.

덕분에 허락된 대출 기간이 길었다.

마스크를 쓰고 빌린 책을 반납하러 간다.

가방에는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섞여 있다.


책을 반납하고 다시 몇 권을 빌린다.

그 가운데 읽다만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이 있다.

그의 이야기에는 외로운 사람이 산다.


도서관 공원에 앉아 잠깐 쉰다.

햇살이 좋다.

계절이 바뀔 때 자연은 호의를 베푼다.


돌아오는 길에는 도서관 근처 카페에 들린다.

ㅍㅅ가 찾은 카페 이름은 '카페 위로부터'다.

단정한 공간에는 단정한 주인이 있다.

나무 마루와 나무 탁자와 나무 의자

 그리고 하얀 벽과 하얀 패브릭.

라떼와 초코무스를 주문한다.

 단정하게 차려나온 것들이 테이블 위에 놓인다.

한 스푼을 뜬다. 말없이 달다.

'음...'하고

다행한 한숨을 뱉는다.

 이곳에도 햇살은 맑게 스민다.


카페를 나오며 그 이름을 다시 생각한다.

위로부터는 위아래를 뜻하는,

 방향의 의미가 아닐지 모르겠다.

우리가 삶 속에서 먼저 챙겨야할 것,

 나와 당신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는 일,

우선은 위로(慰勞)부터.


* 위로(慰勞):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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