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으로 중국/미국 다녀오기.
우리는 지난 5월, 다가오는 여름방학 동안 중국과 미국을 방문해 한국인 청년창업자들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예비창업자들에게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기획했다. 그러나 학생 신분으로 중국과 미국을 다녀올 경비를 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가 구상하고 기획한 프로젝트를 보다 많은 예비창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는데 그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학교 창업동아리 정기 모임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당시 우리는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크라우드펀딩’이라는 트렌드를 접했다. 그때 들은 바로는 크라우드펀딩이란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해 올리고, 대중으로부터 그 프로젝트를 검증받아 투자받는다는 개념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왠지 우리 프로젝트로 시도해볼 만한 것 같아 우선 크라우드 펀딩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은 영문자 그대로, 군중(crowd)으로부터 투자(funding)를 받는다는 의미의 합성어다. 일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개인, 단체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개 사이트를 이용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모금을 진행한다. 프로젝트 개설자는 자신이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 관해 상세히 설명해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자신의 프로젝트에 관심 갖게 해야 하고, 대중은 개설자의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면 일정 금액을 투자한다. 투자한 투자자에게는 개설자가 모금 완료 후 ‘리워드(보상)’의 개념으로 보답한다.
직접 검색해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공부해보니 딱 우리의 취지와 맞아떨어졌고, 우리는 지체하지 않고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우리가 펀딩을 진행할 국내 크라우드펀딩 전문 사이트를 찾았다. 그중 우리의 눈에 가장 활성화돼 있는 것처럼 보였던 곳은 ‘와디즈’와‘텀블벅’이었다.
우선 이 둘로 선택지를 좁힌 후, 며칠 동안 두 사이트에 올려진 프로젝트와 진행과정을 살펴보았다. 가만 살펴보니 두 사이트 모두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엔 최적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우리 프로젝트의 주제와 내용을 따져보니, 와디즈가 보다 더 적합한 플랫폼이었다. 그래서 ‘와디즈’를 선택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로 했다.
결정을 하긴 했는데, 사실 회의시간에 잠깐 듣고 검색해본 ‘크라우드 펀딩’이라 당장 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었다. 우리에게 갖춰진 것은 프로젝트 이름과 '한국 중국 미국에서 청년창업가를 만나고 인터뷰를 하겠다'는 컨셉뿐이었다. 내용도 부실했지만, 우선 당장 두 달 후에 떠나야 한다는 상황이 우리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선 사이트에 가입하고 프로젝트 개설 신청을 해놓기로 했다. 다행히 프로젝트 개설을 위한 신청 절차는 까다롭지 않았고, 초보자인 우리도 쓰기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다.
그렇게 프로젝트 개설 신청을 관리자에게 요청하니 신청한지 3일이 되지 않아 6월 5일에 ‘와디즈’로부터 승인 메일과 함께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우리 프로젝트 개설에 대한 승인이 완료되었으며, 동시에 우리 프로젝트 개설을 돕기 위해 ‘프로젝트 매니저’ 한 분이 우리의 개설 과정을 돕는다는 내용이었다. 그 후 크라우드펀딩에 관해 아무런 지식이 없었던 우리는 유일한 조언자였던 그 매니저님께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6월 5일 이후 펀딩을 시작한 6월 12일까지 매일 매니저님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프로젝트를 준비해 갔다. 매일 조언을 구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프로젝트를 개설해가니 어렵지 않게 스토리를 완성해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프로젝트 개설 기간을 보내고 드디어 2015년 6월 12일, 희망돌 프로젝트의 펀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우리가 목표로 설정한 금액은 300만 원, 기간은 6월 12일부터 시작해 7월 11일까지 총 29일이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개설하면서 공부하다보니, 크라우드펀딩에서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자체의 개설보다도 개설 후 진행하는 '홍보'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아무리 스토리가 좋고 취지가 좋다고 해도 '홍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중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프로젝트를 홍보한다는 것에 무지했고 요령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우리의 우리의 지인부터 시작해 온라인상으로 최대한 발품을 팔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홍보는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이 전부였다. 개설 이후 바로 우리 둘의 페이스북 상으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글을 게시하고 '희망돌 프로젝트'만을 위한 페이지도 따로 개설했다.
그렇게 부족한 홍보를 진행하고 나니 다행히 초반 모금은 우리의 지인분들께서 활발하게 참여해주셨는데, 그분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개설 약 10일 만에 목표 금액의 50%를 채웠다. 우리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펀딩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순식간에 100%를 달성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50%를 넘긴 이후부터 발생했다. 50%를 넘긴 이후, 5일간 10만 원 이상은 펀딩이 되지 않았다. 지인들에겐 충분히 도움을 받은 상태였고 더 이상 홍보하기엔 죄송한 마음이 컸다. 우리는 슬슬 불안해졌고, 마감일은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부터 각 학교별 커뮤니티 사이트, 창업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10개 이상을 찾고 찾으며 홍보하고 홍보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매일 새벽까지 잠을 설치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우리 프로젝트를 이미 창업 하신 분들에게 소개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을 한 분들이라면 예비창업자들이 겪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워하는지 공감하실 것'이라는 생각했다. 그래서 기창업자분들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 한분 한분께 연락을 드려보기로 했다. 그러나 연락처를 찾는 것부터 난관이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인터넷 상으로 대표님들의 메일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정부 기관 사이트에서 전국에 계신 창업자분들의 연락처를 공개한 페이지를 찾을 수 있었다. 아직도 날짜가 기억이 나는데, 7월 1일이었다. 너무 기쁜 마음에, 그날부터 5일간 매일 600여분께 메일을 보냈다. 장문에 걸쳐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드리고 동참을 부탁드렸다. 그렇게 보내고 나니 약 3000여 분의 창업자분들께 보내드렸다. 이 노력이 결국 우리의 펀딩을 완성시킨 해결책이 되었다. 그러나 이 노력으로 인해 평생에 잊지 못할 경험도 했다.
그 당시 우리는 그 사이트 내에서 메일 주소를 알아내 메일을 보내는 것이 정보보호법에 위촉되는 일인 줄 몰랐다. 그 당시 사이트 상으로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바로 대표님들의 메일을 볼 수 있었기에 아무 의심 없이 그 주소로 메일을 보냈었는데, 우리 메일을 스팸으로 생각하고 불쾌하게 생각하신 한 분이 항의성 메일 답장을 보내셨다.
우리의 입장만 생각했지, 누군가에겐 개인정보를 유출당했다는 불쾌한 메일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일은 거기서 끝나지 멈추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분께서 속한 기관에 정보 관리 관하여 항의를 하셨는지, 담당 기관으로부터 나에게 전화가 왔다. '어떻게 메일 주소를 알게 되었나', '이런 식으로 메일을 보내면 정보보호법을 위반해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우선 솔직히 메일 주소를 알게 된 경로와 함께 어떤 취지로 이 메일을 보내게 되었는지 거짓 없이 설명드렸다. 다시 전화 주시겠다는 말을 듣고 통화를 마친 후, 나는 처음 겪어보는 경험에 속된 말로 '멘붕'에 빠졌고, 아버님과 주변 지인 그리고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봤다. 다행히, 그 당시 우리는 메일 주소를 불법적인 경로로 취득한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사이트에 공시된 메일 주소를 활용한 것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고, 그 점을 이미 말씀드려 담당자분께서도 아셨는지 추후 책임을 묻지 않으셨다. (다행히 아무 문제없이 일이 해결됐지만, 나는 이 일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서까지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 사건 이후로 메일 답장받기가 두려워졌고 차라리 누구에게도 아무런 연락이 없기를 바랬다.(웃음) )
이렇게 한바탕 큰일을 치르고 나니 하나님 도와 주신 것인지, 우리의 취지에 공감해 주신 많은 기창업자 선배님들께서 펀딩에 참여해주셨고 항의 메일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모금액 300만 원을 넘긴 335만 원으로 펀딩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마음 편히 7월 6일에 중국으로 출국해 베이징, 상하이에 머물며 창업자분들을 만나고 연이어 미국으로 넘어가 일정을 진행했다.
만약 우리와 같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분들께 부족하지만 몇 가지 팁을 드리고 싶다.
1. 프로젝트 개설 전 반드시 프로젝트의 시작 동기, 컨셉 그리고 개략적인 타임라인을 짠다.
2. 개설 신청 후 승인까지 약 3일 정도 소요되고 승인 후 개설까지 약 1주일 그리고 개설 후 펀딩 진행
기간이 평균 30일 정도 걸린다. 이 모든 기간을 고려해 일정을 잡는다.
3. 프로젝트 개설이 완료됐다면, 반드시 우리 프로젝트 담당 매니저분께 매일같이 조언을 구하며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모르는 것은 무조건 묻고 또 묻는다.
4. 크라우드 펀딩은 '무상 후원'이 아닌 '투자'다. 우리에게 투자해주신 분들께 보답을 해야 한다.
이 사실을 절대 간과하지 않는다.
5. 우리 프로젝트를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프로젝트를 개설하는 중간에 미리 준비한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스쿨을 추천한다.)
6. 펀딩 진행 중 우리 프로젝트에 투자나 응원을 주신 분들께는 반드시 감사 메일을 보낸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준비 기간도 짧았던 크라우드펀딩, 처음 진행해보는 일이라 고민도 많고 막막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우리를 진심으로 지지해주신 지인분들과 우리의 취지에 공감해 예비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지원해주신 기창업자 선배님들 덕분에 무사히 펀딩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가 진심으로 일을 진행하면 분명히 그 진심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결코 우리 힘만으로는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불어, 다시는 삼천통의 메일은 보내지 않는 걸로)
어떤 일이든 쉬운 일은 없다.
거저 이루어지는 일도 없다.
그러나 진심을 담아 노력한다면,
분명히 그 일은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몸소 경험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였다.
by. 피제이.
우리 프로젝트가 소개된 페이지 : http://www.wadiz.kr/Campaign/Details/1199
와디즈 후원자 목록
이 자리를 통해 와디즈를 통해 후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 드리려 합니다.
이분들 덕분에 저희는 이번 프로젝트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앞으로 여러분들께 받은 도움을 누군가에게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정석, 주정은 올림-
(한글 순으로 배열했습니다.)
강철용님, 고정우님, 권순우님, 권유진님, 기병호님, 김민수님, 김민욱님, 김선규님, 김원철님, 김유리님,
김윤경님, 김은진님, 김정은님, 김혁님, 김형민님, 김희수님, 김희원님, 마빛나님, 목승관님, 문현일님,
박수호님, 방역주님, 배꽃그리고솔님, 배선호님, 배준호님, 서동진님, 송진석님, 송현철님, 신준섭님, 신현호님, 신혜림님, 신혜윤님, 심희승님, 왕한별님, 우희만님, 유미옥님, 윤정자님, 윤지선님, 이도원님, 이민구님,
이재만님, 임흥운님, 정계은님, 정인영님, 정재용님, 정재웅님, 조성현님, 주은진님, 한소정님 (총 49명)
마지막으로 이번 펀딩에 함께해주신 저희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영근, 김연수, 박정은
/주문기, 정재호, 정명진, 주지은, 정채민 사랑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