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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Oct 30. 2015

창업의 DNA란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

아홉 번째 인터뷰_ '모임컴즈' 이민국 이사님

[(주)모임컴즈는 "필요가 혁신을 만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사용자 needs 분석과 탄탄한 마케팅 채널을 통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기획/개발하는 회사이다. 현재 비밀번호 입력없이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와이파이플러스(Wifi-Plus)'을 개발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wapleplus/ (‘WiFi+’페이스북 )

http://waple.us/ (‘WiFi+’사이트)

‘와이파이플러스’ 서비스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릴게요!


와이파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에요. 카페에 왔는데 비밀번호가 걸려있을 때, 와이파이플러스 앱을 키고 해당 와이파이를 선택하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연결이 돼요. 단, 최초 공유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해줬을 때 가능해요. 누군가 비밀번호를 입력해주면 다른 사람들은 와이파이플러스앱을 키면 바로 쓸 수 있어요. 최초 공유자에겐 따로 혜택을 주고 있어요.


매장은 비콘이나 마케팅 툴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이미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를 이용하면 되니까 유저들에게 보다 쉽게 홍보할 수 있어요.  현재 7만 개 정도의 카페가 등록되어 있는데,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카페를 모은 것 같아요.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최근 동남아, 이라크, 브라질의 트래픽이 늘고 있어요. 각 나라에 맞게 번역해놔서 스페인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한국어, 영어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이번이 두 번 째  창업(재창업)이라고 알고 있는데, 처음 창업을 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해요.


다 비슷할 것 같아요. 원래 저는 일본 도쿄에서 유학 생활을 했었어요. 도쿄에서 후쿠시마로 옮기려고 잠시 3일 동안 한국 들어올 일이 있었는데,  그때 쓰나미가 발생한 거예요. 다들 천운이라고 말해줬는데, 저는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못 나가게 됐어요. 그 이후에 제가 해야 할 일이 없어졌어서 뭘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창업에 대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은 군대를 다녀와서 였어요. 그 당시에는  막연히 사업은 하고 싶은데, 장사를 해야 하나,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죠. 그때 친한 친구가 아는 선배가 사업을 준비하는데 만나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아이템이었는데, 마침 광고에 관심이 있어서 같이하겠다고 결정했죠.


친구가 소개해줬다고 해도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인데 고민은 없으셨어요?


어차피 형들도 처음 사업하는 것이었고, 저 역시 처음이었기 때문에 같은 출발선상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작하고 처음 6개월 동안에 인수 제안을 2번 정도  받았어요. 저희가 운영 했던 플랫폼이 띠배너와 전면 배너를 송출해주는 브릿지 회사였는데, 당시 스마트폰이 뜨고 있을 때(2011)였기때문에 시기가  맞아떨어진 거죠. 근데 저희는 인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투자도 일부러 받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투자유치 과정을 진행하면서 일부러 힘을 빼고 싶 않았어요. 그리고 투자 받고 난 후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눈치를 보며 일을 하는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모두 정중히 거절했어요.  근데 그 이후, 3년 동안 손가락 빨며 지냈어요. (웃음)


3년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은데, 3년의 시간을 달려 Exit까지 시키신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맞아요. 3년이라는 기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에요. Exit이 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사람이 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잖아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람 관계였는데, 그래도 3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한 형들 덕분이었어요. 제가 힘들 때 형들이 끌어주고, 형들이 힘들어할 때 제가 끌어주면서 서로 도와줬죠. 너무 힘들어서 감정적인 얘기를 하면 일주일 쉬고 오라고 배려해주기도 했어요. 이렇게 쉴 수 있는 시간을 따로 줄 수 있었던 것은 특권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직원들은 매번 월급을 줬지만, 저와 형들은 월급 개념이 없었거든요. 첫 일 년 동안 매달 30만 원을 받고 산 것 같아요. 회사 위해서 빚도 지고요.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걸 알고 있으니 배려를 해줬어요.


취직을 고민하진 않으셨어요?


당시 저는 25살이고, 형들도 27살이었어요. 근데 단 한 명도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반대로 회사에 돈이 없으니 주말이라도 알바를 해서 회사에 보탬을 하자는 얘기는 나왔었어요. 형들은 좋은 학교 나오고 능력도 뛰어났어요. 술 마실 때, 형들은 취업하면 되지 않냐고 종종 물어봤는데, DNA가 다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누구는 영화를 좋아하는 것처럼 10만 원을 벌더라도 누구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창업도 성향과 가치관에 의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게 저희들의 공통점이었고요. 돈을 못 벌더라도 두렵지 않은 거죠. 물론, 가족이 생기면 또 다르지만, 당시에 혼자  먹고살면 충분했으니까 할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스타트업들이 원한다는 Exit을 하셨잖아요.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고, 재창업을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성향이 대기업에서, 혹은 누군가가 시키는 일에 맞춰 일하는 것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대기업이 아니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일과 추구하고 싶은 가치를 쫓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형들에게 말씀드리고 나왔죠. 사실 그렇게 나오고 다시 처음부터 창업을 시작할 때는 막연함이 앞 섰지만, 두번째라 그런 것인지 조금은 더 수월했어요.


처음 창업하실 때와 지금의 재창업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그때는 형들한테 많이 기댔어요. 이 서비스가 잘 될 것인가 고민하기보다는 형들만 믿으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어요. 근데 지금 제가 형들의 입장이 되니, 누구한테 기댈수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팀원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됐어요. 이 부분에 관해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팀원들 앞에서 ‘한숨 쉬지 않는 것’인데요. 그 전엔 형들 앞에서 힘들다고 얘기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직원들 앞에서 힘들다고 말하지 못해요. 제가 한 숨을 한 번 쉬면,  그들의 믿음과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꺾이거든요.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이전부터 지금까지 영업, 기획,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담당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각 분야마다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나요? 


현재는 마케팅과 재무관리 담당이에요. 그 전 회사에선 영업도 하고, 기획도 하고, 마케팅도 했어요.


영업은 적극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는 건 어떻게든 만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들로부터 성취해야 하는 이 있는데, 그 일을 위해선 전략이 필요해요. 근데 저도 초반에는 작전 없이 만나서 허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나중에 무엇을 줄 수 있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나름 전략을 짜고 갔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관계'라는 건데요. 중국은 ‘꽌시’라고 하고, 우리나라는 ‘정’이라고 부르죠. 정이 생기면 이해관계를 떠나 그분들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나는 것 같아요.


기획은 개발이나 기획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분석하고 디테일하게 해야 하는 것들은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잘 하겠지만, 서비스를 생각하고 만드는 것은  딴짓 하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잘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재미있는 발상을 많이 하거든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대표적으로 ‘신이 나를 만들 때’라는 앱을 만들었을 때에요. 당시 그 앱을 만들고 이틀 만에 100만 다운을 달성했어요. 사실 그 앱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진 않았어요. 그냥 최근 이슈는 무엇이고 요즘 대중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보고 지나가듯 생각한 아이디어였죠. 이렇게  공부하고 분석하는 것보다 감각적이고 대중적으로 다가 가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마케팅은 저도 공부를 하고 있어서 뭐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은데요.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돈’이에요. 홍보에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건 사실인데,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 관심을 끌어 모으는 방법도 있어요.


들어 보니 개발에 대해선 잘 모르시지만, 기획을 잘하시고 서비스로 잘  실현시키는 것 같은데요.


스타트업을 하는 팀원 간에도 보이지 않는 거리가 존재해요. 그 중 가장 큰 거리가 개발자와 기획자와의 거리 인 것 같은데요. 많은 분들이 개발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너무 깊이 알고 있는 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발에 대해 애매모호하게 알고 있으면 거기까지 밖에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예 잘 모르는 대신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면 더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는 것 같아요. 어떨 땐, 막 던지는 아이디어가 먹힐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것을 수용해 줄 수 있는 개발자가 필요해요. 저희 팀에 노두현(COO)이라는 개발자가 있는데요. 항상 얘기해주는 것 중 하나가 개발로 못하는 건 없으니 다 말하라고 해요. 자기는 못한다 하더라도 배우면 다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모든지 얘기하라고 하더라고요. 김진영(CEO) 대표는 기획도 하고 개발도 했으니 중간 다리 역할을 잘 해주고요. 이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기획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질문하다 보니 ‘와이파이플러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해요.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요. 우선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시간을  수 있는데요. 커피 한 잔을 다 마실 때쯤, 그 카페에서 하고 있는 프로모션을 광고로 띄워주는 거죠. 예를 들어, '1000원에 아메리카노 리필' 같은 거요. 유저에게도 필요한 정보고, 동시에 매장 홍보도 할 수 있죠. 처음 3개월 동안 무료로 할 수 있게 하고, 효과가 있으면 매달 또는 연회비를 받을 예정이에요. 이외에도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있지만 비밀로 할게요. (웃음)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망설여진다면, 재지 말고 일단 해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창업한 회사가 아니더라도, 팀원으로 들어가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 무엇인지, 내가 창업에 대한 DNA가 있는지 알아 봤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배워서 나중에 창업을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개발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계속 찾고 키우면 될 테니 일단 했으면 좋겠어요.



여러번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예술가가 예술에 대한 재능이 있는 것처럼, 창업가 역시 창업에 대한 DNA에 타고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때가 있다. 마침, 이민국 이사님도 이와 같은 얘기를 해주셨다.  돈이 없어도 두려워 하지도, 창피해 하지도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들. 그리고 생각을 뒤틀어보기도 하고,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실행력을 가진 사람들.

내가 창업DNA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바로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by. 제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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