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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Jun 05. 2016

그래, 결국 사람이야.

청춘남녀의 창업 일상#6

단순히 장사를 한 번 해보겠다고 일을 준비했던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서로 간의 신뢰를 쌓고 '아, 이 사람들이라면 무엇이든지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우리 네 명 모두 다 말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 찰나에 과일 컵 장사를 그만두게 되었으니, 우리 모두 이 멤버로 더 같이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쉽사리 해산하지 못하고 '이 팀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으로 고민을 계속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 우리 모두 '이대로 팀을 해산하는 것은 분명히 아쉽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신규 사업 아이템을 다시 고민해보기로 했다. 


각자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정리해서 말하기도 하고, 각자가 도전해보고 싶은 사업 아이템을 준비해서 말하는 식으로 회의를 하면서 우리는 참 재미있는 아이템들을 의논했다. 유튜브 채널을 오픈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나와 주디가 운영하고 있었던 페이스북 채널을 활용해 중고등학생을 위한 대외활동을 기획하는 사업도 생각해보았다. 실버 인구를 위한 사회적 기업의 아이디어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템을 실제로 진행하기 위한 과정은 쉽지 않았다. 회의 중에 나온 아이디어 모두 흥미 자체는 있는 것들이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업화를 진행할 것인지가 잘 잡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아이템도 막상 구체화를 해보면 단발성 프로젝트로 그칠 것만 같은 아이템들이었다. 이렇다 보니 일의 진행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았다. 


그렇게 기획하는 일로 한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보냈을까? 조금씩 지쳐가던 우리는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후룻을 할 때도 조언을 구하고 평소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분이었는데,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한 번 보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지체하지 않고 그날 바로 찾아갔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한 가지 제안을 받게 되었는데, 사업을 한 번 해볼 생각이 없냐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사업을 한 번 해보라는 것이었는데, 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제반사항(협력업체, 전문가 소개 등)들을 구축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평소 창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분이었고, 우리라면 제대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이분은 평소 청년들이 사업을 벌이는 것을 격려하고 그들이 성공하는 과정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분이었다.)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들어보니 충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이었고, 우리 네 명은 또다시 눈이 반짝거렸다. (속으로는 이미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너무 좋은 기회라 기분이 너무 좋으면서도 조금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판교에 방문해 우리의 사업을 지원해줄 협력업체분들을 만났다. 그곳에서 직접 그분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니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었다. 그렇게 만남을 마치고 인계동 스타벅스에서 다시 모인 우리는, 만장일치로 지체하지 않고 한 번 도전해보기로 결정 내렸다. 


그 날은 2016년 3월 27일 일요일, 늦은 밤이었다. (주디 님 사진.. 미안합니다..ㅋㅋ)

이렇게 우리는 후룻을 끝낸 지 2주 정도 지난 시점에서 또 다른 일을 벌였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아이템은 바뀔 수 있지만 팀원 간의 신뢰만 제대로 갖춰 있다면 어떻게든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템은 구상하기 마련이고, 시간을 갖고 제대로 고민하면 어떻게든 나오기 마련이었다. 


결국 사람 간의 신뢰가 중요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과 기꺼이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이 팀원 간의 신뢰는 지금도 우리에게 있어 가장 큰 자산이고 힘이다. (물론 가장 큰 전제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된 사업이고 아이템의 사업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마냥 사이가 좋거나 항상 신뢰관계가 돈독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친하기도 엄청 친하지만 싸울 때는 정말 물불 가리지 않고 싸운다. 칼에 베일 듯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웃음) 후룻을 할 때는 뭉친 지 얼마 되지 않아 크게 마찰음이 나지 않았지만, 점차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고 매일 얼굴을 맞대는 지금은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고 울기를 반복하고 있다.(웃음) 물론 그에 못지않게 웃고 즐겁고 신나서 난리가 나기도 한다. (Feat. 을왕리의 추억, 체키라웃) 

(회의중인 직진, 주디, 로댕. 진지진지. 매우진지. 무슨이야기중인걸까. Photo by 조이)


사업을 시작한 지 3개월이 되어가는 이 시점, 우리는 여전히 모르는 게 많고 처음 맞이해보는 상황도 많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같이 그 장애물을 넘고 하나씩 하나씩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해가고 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우리가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여러 일거리들이 우리에게 들어오고 있다.(때로는 힘에 겨울 정도로 하핫) 


이제 이 청춘남녀의 창업 일상 시리즈에서도 본격적으로 우리가 사업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만났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리고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우리의 사업과 지금의 사업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등, 가감 없이 한 번 소개해보려 한다. [... 계속]


지속적인 관심 가져주세요 :) 


(주디 님, 로댕 님, 조이님! 옆에 있어줘서 참 고마워요. 많이 부족해서 미안해요. 우리 꼭 흥해요 :) )






청춘남녀가 120일간 한국, 중국, 미국을 돌아다니며 44인의 창업가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청춘남녀의 한중미 창업 탐방기 :)

http://www.bookk.co.kr/book/view/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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