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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Sep 25. 2015

뜨거운 나라, 중국

중국 베이징/상하이/심천/ 22일

중국은 ‘대중창업 만중창신(창업을 활성화하고 만인의 창의성을 발휘토록 한다)’는 기치 아래, 창업을 중국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최근 중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그 위상이 떨어졌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기업의 성공도 중국 내 창업 열풍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성공적인 사례 덕분에 중국은 말 그대로 창업으로 ‘핫’한 나라다. 


위의 내용은 신문 기사를 통해 익히 접했던 내용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간접적인 사실이 아닌 실제 중국 내의 창업 환경이 직접 보고 싶었다. 과연 중국 정부의 주도로 진행된 창업 정책을 '중국 국민과 대학생들도 몸으로 느끼고 있을까?' '정말 그들은 창업에 관해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을까?'가 궁금했다. 


그 생각으로 지난 7월 6일에서 7월 23일까지, 그리고 8월 31일에서 9월 3일까지 총 22일에 걸쳐 13명의 한국인 창업자분들과 중국 베이징, 상하이 그리고 심천에 머물며 중국 창업 생태계를 살펴보았다. 어느 한 곳이 먼저라 할 것 없이 모두 창업으로 뜨거운 도시들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중국 사람들은 무슨 가치를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곳에 있는 한국인 창업자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중국에 왔는지를 듣고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후 나오는 중국에서 방문한 곳과 만났던 한국인 창업자분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이 글 이후에 연재할 예정이다.


우리가 처음 방문했던 첫 번째 도시 베이징은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장 유망한 도시로, 중관춘을 중심으로 그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그중 중국의 대표적인 창업카페 처쿠,3W,빙고가모여 있는 이노웨이(Innoway), 칭화대를 중심으로 대학생의 창업을 지원하는 X-Lab, 우리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경험이 가장 인상 깊었다. 


두 번째 도시 상하이는 물류와 유통 그리고 금융이 가장 활발한 도시로, 텐센트의 엑셀러레이터 환경을 둘러본 것, 그리고 중국에서 처음 만난 중국인 여성 CEO 넬리, 마지막으로 샤오미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중국의 원래 일정은 베이징만을 예상하고 방문했지만, 출발 3일 전 베이징보다 상하이에 한국인 창업자분들이 더 많이 계신 다는 것을 알고 급하게 방문을 결정했던 곳이 상하이다.  


세 번째 도시 심천은 중국 하드웨어 산업의 성지로, 한 때 가장 그 산업이 활발했을 때는 ‘아이디어’만 갖고 오면 ‘다 되는’ 곳이었다. 심천에서는 청년 창업자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그곳의 대표적인 기업인 화웨이, BYD, DJI, Seeed studio, Ingdan SIDA 등을 방문할 수 있었다. 


거대한 중국의 앞에서.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은 단연 베이징 ‘티트리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경험이다.  그때 당시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에 중국 일정은 종료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시점에서, 중국 대학생들이 실제로 창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본 것은 큰 행운이었다. 우리가 본 광경은, 약 11명의 학생들이 게스트하우스 거실에 모여 빔프로젝트 하나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평균 나이는 26살로 베이징대, 칭화대 석사와 박사 급의 학생들이었다. 회의시간을 쪼개 짧게 인터뷰를 진행해본 결과 그들이라면 충분히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은 안정을 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말했다. 중국 내에서 그들만이 독특한 존재들이 아니라고. 그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수 많은 젊은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라고.


그들에게 창업은 유망한(Promising) 일이다. 더불어 창업은 “'내 꿈'을 쫓을 수 있는 '내  일' 이었다. 그들에겐 창업에 대한 진지함이 있었다. 


더불어 그들이 이렇게 자신 있게 이 일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선례 기업들의 사례 덕분이었다. 그들은 ‘마윈도 했는데, 우리는 왜 못해?’라는 자만 아닌 자신감을 일의 원동력으로 삼고 도전했다. 그리고 그들의 진지한 자세와 도전 정신 보다도 내 마음을 더 뛰게 했던 것은, 그들은 환경에  제한받지 않고 ‘생각을 실천하는 중’이었다는 것이다. 번듯한 사무실은 없었지만, 근처 게스트하우스의 거실을 빌려서라도 회의를 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는  그동안 ‘환경 탓’, ‘지원 탓’으로 창업을 못한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돌아봤던 곳들은 1성급들의 도시뿐이었다. 중국에는 1성급 도시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2성급 이하의 도시들도 1성급에 비했을 때 그 인구 규모와 면적면에서는 뒤처지지 않는다.  만약 중국이 양적으로만 거대한 나라가 아니라 질적으로도 갖춰진 나라가 된다면, 2성급 도시들이 1성급의 도시들로 성장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말 그대로 '무서운' 나라가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직 제대로  발전되지 못한 2성급 이하 도시들이 무수함에도, 이미 G2가 된 중국이 새삼 놀라웠다.  


이러한 중국이라는 나라를 가장 가깝게 이웃으로 둔 한국에서, 대학생 신분으로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무슨 가치와 비전으로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 가야 할까? 한편으로는 우리가 ‘뒤쳐지지는 않을까’가 조금은 두려웠다. 그러나 이곳 중국에 직접 방문해 이 모습을 보고 느끼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우리만 아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중국의 청년들에 비해 한국의 청년들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경험한 한국 내에서의 또래들은 가치를 잃어버린 세대였다. 하나 같이 살아 있는듯한 느낌보다는 사회적인 안정만을 바라며 안정된 길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도 별반 다를 것은 없지만, 그것이 조금은 안타까웠다. 

우리부터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와 비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며 주체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자극과 경험을 추억으로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작은 일부터 실천하며 더 발전된 모습으로 지금을 추억하는 우리가 되고 싶다. 이렇게 작게라도 다르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누군가에게 조금은 다른 삶의 이정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by. 피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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