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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Sep 27. 2015

중국 중관촌 '창업거리'에 가다.

3대 창업카페; 처쿠카페, 3W카페, 빙고카페

오늘은 베이징 중관촌 하면 빠지지 않는 곳, 바로 ‘창업거리(Inno-way)’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미 한국의 여러 매체에서 베이징 중관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다뤄졌다. 중국 리커창 총리가 직접 방문해 “창업자들이 앞으로 중국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창업에 대한 지지 표명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중관촌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매체에서는 중관촌을 중국에서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라고 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을지,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곳에서는 어떤 다른 에너지가 느껴질지 기대됐다.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우리가 직접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창업거리(Inno-way)’


이노웨이까지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처음 방문했기 때문에 조금 헤맸지만 두  번째 찾아갔을 때는 지도 없이 갈 수 있을 만큼 쉽게 기억에 남는 위치에 있었다. 

이노웨이 입구에 가면 마치 보란 듯이 커다란 표지판이 있다. 그리고 바로 오른편 길을 따라가면 본격적인 이노웨이 입구를 볼 수 있다. 사람도 북적이고,  시끌벅적할 줄 알았는데, 정말 이곳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볼 만큼 예상 밖으로 너무 조용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입구 바로 옆엔 이노웨이에 대한 작은 지도가 있는데, 번호마다 어떤 카페가 위치되어 있는지 설명되어 있다. ‘3대 창업카페’가 어디에 있는지도 단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2번이 ‘빙고카페’, 6번이 ‘처쿠카페’, 9번이‘3W 카페’이다.)


중관촌 3대 창업카페란?


중관촌에서 창업카페를 말하면 보통 세 곳을 꼽는다. 가장 유명한 ‘처쿠카페, 그리고 ‘3W카페’와 ‘빙고카페’. 세 카페의 공통점은 스타트업들이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각기 다른 특징들도 가지고 있다. 

‘처쿠카페’를 제외한 ‘3W카페’와 ‘빙고카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처쿠카페’는 비영리로 운영되지만‘3W카페’와 ‘빙고카페’는 스타트업들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괜찮은 아이디어를 선별해 키워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동시에 하는 곳이다. 


중관촌 3대 창업카페의 모습


‘3W카페’의 모습이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사람들도 많고, 모두들 노트북을 켜고 사업 얘기를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2층으로 올라가면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사무실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있었다. 이곳 3층에는 인큐베이터가 위치해 있다. 세 카페 중에 가장 전문성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 다음이 ‘빙고카페’이다. 다른 카페들보다 조금 한산해 보인다. 보통 카페와 같은 분위기였고, 특별한 점은 찾지 못했다. 


마지막은 ‘처쿠카페’로 1층이 아닌 2층에 위치해 있다. 열띠게 토론하는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상상했던 것과 달리 조심스럽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처쿠카페’와 ‘처쿠카페’에서 만난 사람들


‘처쿠카페’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했다.  그중 세 명의 친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BoomSense' PM. Guo Qiang

우리가 처쿠카페에서 처음 만났던 친구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였다. 누구를 인터뷰할까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먼저 다가와 인사하며 자신이 개발한 상품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IoT 기술기반으로 한 [BoomSense]라는 회사에서 PM(ProductManager)를 맡고 있다며 이것저것 설명해줬는데, 그 친구는 영어를 할 줄 몰랐고 우리 역시 중국어를 할 줄 몰랐기에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친구가 기억에 남는 것은 먼저 다가와준 적극성 때문일 것이다.  거절당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거절당할 것을 감수하고도 우리에게 인사를 건넨 이 친구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또 하나를 배울 수 있었다.


두 번째 친구는 홍콩에서 온 친구로, 현재 홍콩에서 6명의 친구들과 '소셜 플랫폼'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신의 사진과 차기 프로젝트를 올리고, 이를 함께 할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함께하는 6명 중 4명은 홍콩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친구들이라고 덧붙여 설명해주었다. 이날 '처쿠카페'에 온 것은 베이징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도 있지만,  '처쿠카페'에서 자신들이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정보나 조언을 구하고 싶은 마음에 찾아왔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하나는 '처쿠카페'가 홍콩에 있는 친구들도 찾아올 만큼 활성화 되어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중국의 창업자의 상당수가 '고학력'의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중국 일정을 소화하면서 만났던 중국인 창업자 친구들만 해도 반 이상이 석사 졸업생들이었고, 심지어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처쿠카페 매니저

세 번째 친구는 ‘처쿠카페 매니저’였다. 매니저를 만난 것은 우리가 두 번째로 방문한 때였다. ‘처쿠카페’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처쿠카페’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와서 공유할 수 있고,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좀 더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TusPark(칭화싸이언스파크)에 위치한 창업공간 ‘칭화 X-Lab’에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도 ‘처쿠카페’에서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우리의 입장에서 ‘처쿠카페’는 대학생들의 공간보다는 좀 더 전문적이지만, 인큐베이터보다는 덜 전문적이고 동시에 덜 제한적인 곳으로 느껴졌다.


‘처쿠카페’의 매니저로 일하는 것에 굉장히 만족해했다. 중국의 창업 열풍이 거품이라고 생각하진 않느냐는 다소 예민한 질문에, 정말 거품이라면 거품인지도 모르지 않냐며 중국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되어왔다고 답해주었다. 


그리고 ‘처쿠카페’에서는한 달에 한 번 크게 Demo-Day를 연다고 한다. 정해진 주제를 미리 공고하면, 그에 맞는 아이디어든 기획이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벤처투자자나 엔젤투자자도 방문하기 때문에 꽤 중요한 자리라고 한다. 정기적인 Demo-Day 외에도 작은 규모의 발표 시간이 있다고 하는데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한다. 


처쿠카페에서 열린 'Tencent의 기술 살롱'

운이 좋게도 우리가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처쿠카페에서 ‘Tencent의 기술 살롱’이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 의자를 펴고 코딩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멋쟁이 사자처럼’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모습을 중국에서는 오픈하고 자유롭게 공유하고 있는 것을 직접 보니 신기했다. 더욱이 중국 IT기업 중 대기업인 Tencent가 처쿠카페로 와 기술 살롱을 하는 모습을 보니 중국의 대기업들도 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이런 중관촌의 창업 문화는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중국에 대한 편견마저 내려 놓게 했다. 



중관촌 창업거리(Inno-way)는 역시 특별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생각했던 것보다 차분한 분위기였고, 활발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칭화 X-Lab’이나 우리가 머물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스타트업을 통해 중국의 창업 문화가 얼마나 앞서 있는지 그리고 중국 청년들이 창업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문득 미디어에서 너무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 우리가 ‘창업거리’를방문 했던 것은 그들의 리그를 보기 위해서도 있었지만, 한국 청년 창업가를 즉석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번 방문했을 때 모두 한국 청년 창업가는 만날 수 없었다. 한국 청년 창업가를 못 만나고 온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by. 제이제이



 

+Tip. 창업거리(Inno-Way)까지 가는 방법 

중관촌 역에서 이노웨이까지는 위의 지도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왼쪽에 표시한 입구(빨간 점) ’31 Hai Dian Da Jie’를기점으로 노란색으로 표시해 놓은 길이 바로 창업 거리이다. 저 길을 따라가면 좌우로 3대 창업카페가(처쿠카페, 빙고카페, 3W카페)가 있다.


그리고 더불어 중관촌 근처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자면,

(a)는  이화원(Summer Palace)으로 해 질 녘쯤 가면 정말 멋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이화원은 중국 친구들과 소낙비를 맞으며 뛰어다닌 곳이기도 하다.  

(b)는 세계 26위의 ‘칭화대학교’이다. 학교 안에 연못도 있고, 강도 있어서 산책 나온 마을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c)는 칭화대학교 바로 앞에 있는  TusPark(칭화싸이언스파크)로 ‘칭화 X-Lab’이라는 창업 공간이 있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곳은 TECHRACT 안승해 대표님께서 추천해준 곳이기도 하다.

(d)는  베이징 대학교, (e)는 중관촌 ‘창업거리’이다. 그리고 (f)는 SOHO건물인데, 바로 옆에 큰 Mall이 있으니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다녀도 좋을 것 같다. 


청춘남녀가 120일간 한국, 중국, 미국을 돌아다니며 44인의 창업가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청춘남녀의 한중미 창업탐방기 :)

http://www.bookk.co.kr/book/view/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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