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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Sep 28. 2015

칭화대 대학생 창업공간 'X-Lab'

예비창업자를 위한 칭화대의 코워킹 스페이스

지난 7월 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첫 인터뷰를 위해 안승해 대표님을  찾아뵌 후, 대표님의 추천으로 '칭화대 X-Lab'을 방문하게 되었다. 마침 인터뷰를 진행한 곳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편한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었다. 원래 일정으로는 방문할 예정에 없었던 곳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창업카페를 방문했을 때 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칭화대 X-Lab'이란?


'칭화대 X-Lab'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칭화대학교 소속의 스타트업 코워킹 공간으로, 칭화대 싸이언스파크(TUS)에 속해 있는 곳이다. 이곳은 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랩을 벤치 마킹해 만든 중국판 ‘대학생’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X-Lab의 ‘X’는 미지의 대상을 탐구해 혁신을 추구한다는 뜻을 갖고 있어 창업이라는 분야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X-랩이 운영된 지 1년 반이 되었을 때(2014년 기준) 이미 400여 개 신생기업이 생겨났고 이 중 300여 곳은 필드에서 여전히 활동이 왕성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중에 30여 곳은 이미 투자금까지 따냈을 정도라니, 정말 대단하다. 대학교 창업 공간에서 400여 개의 신생기업이 탄생했다니!


이 성과는 모두 X-Lab의 창업 교육 시스템 덕분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공간은 칭화대 예비창업자들에게 무료로 개방된 공간이고, 이곳에 위치한 두개의 공동공간에서 팀원을 찾기도, 비즈니스 모델을 서로  평가하기도 한다. 더불어 스타트업 관련 전문가 60여 명이 늘 이곳에 상주하며 예비 창업자에게 멘토가 되어 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예비창업자와 멘토 모두 매주 목요일마다 팀 프로젝트 회의를 진행해 PPT를 하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 조언을 받고 리뉴얼 한다고 한다. 자율적인 환경에 더불어 체계적인 창업 교육 시스템이  접목되니 매년 놀라운 성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칭화대 X-Lab'의 모습 


TUS(싸이언스 파크)의 모습은 사진과 같다. 사실 처음 이 건물들을 보면, 대학에 소속된  건물이라기보다 그냥 사설 연구 단지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대륙의 대학의 스케일이란)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의 지하 1층에 바로 X-Lab이 있다. 입구를 들어가 긴 복도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왼쪽 편에 유리문이 있고 그 유리문을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코워킹 공간이 나온다. 이 공간은 칭화대학교 출신의 학생이라면, 재학생이든 졸업생이든 상관없이 창업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분위기가 시끄럽거나 토론이  활성화된 환경은 아니었고, 팀끼리, 각자 조용히 할 일을 하는 조금은 진지한 공간이었다.

내부는 상당히 넓었고, 5~6명 정도 되는 팀이 10개 이상 들어와도 넉넉할 듯 싶었다. 내부 구조는, 따로 구분 없이 공동공간으로  이용되었고 내부에 와이파이와 프린트, 책상과 같은 사무용품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X-Lab 신관 내부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한쪽 벽면에 X-Lab에서 진행 중인,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의 내용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쪽 벽 면을 꽉 채운 프로젝트의 숫자와 그 내용에 조금은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 종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그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친구를 인터뷰할 겸, 내부 구조도 물어볼 겸 그곳에 있는 친구에게 즉석으로 말을 걸어 보았었다. 그 친구는 대만에서 유학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와 팀을 꾸린 Bob이라는 친구였다.


밥은 내부에 있는 사진과 구조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고, 우리의 인터뷰에도 기꺼이 응해주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이 신관이며, 이곳은 구관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초과가 되어 새롭게 지은 공간이라고 설명해주며 구관으로 안내해 주었다. 구관은 신관과 같은 층에 있는 공간으로 신관보다 좀 더 안쪽에 위치해 있었다.


 X-Lab 구관의 입구에 있는 곳으로, X-Lab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업들의 로고가 함께 걸려있다.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보면 다음 사진과 같은 길을 따라 미팅룸과 코워킹 공간들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가 방문할 당시에도 2개~3개 팀이 그 자리에서 자유롭게 미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쪽 벽에는 스타트업에게 영원히 귀감이 될 창업자들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밥이 말해준 바에 따르면 중국인 청년들은 스티브 잡스나 앨런 머스크를 서양의 사람들이라 배척하거나 끌어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극을 받으며 본받아야 할 사람들로 생각한다고 한다.


이곳은 세미나나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세미나룸이었다.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세미나가 열리고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시간을 진행하는 공간이다. 더불어 연사 초청 강연회나 스타트업 관련 세미나가 진행되는 공간이기도 했다.



우리에게 X-Lab 투어를 시켜준 밥은 앞서 말한 것처럼 대만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석사생이었다.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대학생 개인 주식 발행 시스템'으로, 공부를 지속하고 싶지만 높은 학비와 생활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자신의 미래 가치를 기반으로 주식을 발행해 판매하는 시스템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대만에서 생각한 아이디어로, 대만에서 진행하기 어려워 고민하던 중 칭화대에 다니는 친구의 추천으로 X-Lab으로 넘어와 팀을 꾸리고 사업화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루기 위해 베이징까지 넘어온 Bob의 의지도 대단했지만, 그런 의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기반이 된 X-Lab의 환경도 인상 깊었다. 


칭화대 X-Lab은 밝은 환경과 빼곡하게 모여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우리나라에도 분명히 이런 코워킹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학교 차원에서, 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미팅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코워킹 스페이스 환경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칭화대 학생들이 부럽기도 했다.

스타트업의 새싹이 예비창업자들이고, 그 씨앗이 될 사람들이 대학교 내의 학생들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창업을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대학교차원에서 마련한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더 멋진 신생 스타트업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에 앞서 대학생들의 스타트업에 관한 인식이 지금보다 더 성숙해져야 이 공간에 대한 의미도 더 커지겠지 싶다.

by. 피제이

+Tip 칭화대 X-Lab까지 가는 방법


X-Lab이 속해 있는 칭화 싸이언스 파크의 지명은 Tsinghua Science Park Co,  Ltd.이며, 그 정확한 주소는  1 Zhongguancun E Rd Haidian, Beijing  China이다. X-Lab이 속해 있는 싸이언스 파크 단지 자체가 워낙 거대해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으며, X-Lab은 그곳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께 직접 물어 방문할 수 있었다. X-Lab에서 가장 가까운 역을 꼽는다면, East Gate of Peking University (베이징 대학 동문역)으로, 지하철 4호선에 위치해 있다. 이곳 역 출구 B로 나와  15분가량 쭉 걸으면 바로 TUS건물이 나타난다. 위의 지도는 이 지하철 역을 기준으로 X-Lab을 가는 방법을 표시한 것이다.


혹시, 중관춘에서 X-Lab을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466번을 타고 东升园에서 내리거나, 549번을 타고 Wudaokou에서 내리고 5분~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사실, 중관춘에서 직접 걸어가도 30분 남짓 걸리는 거리라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며 걷기에 나쁘지 않다. (버스로 가면 30분가량 걸린다고 오른편 지도에 나오지만, 실제로는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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