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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Jul 05. 2020

인생(人生)

두 가지 정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두 가지 사전적 정의를 갖는다.


인생 (人生)_[네이버 백과사전]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세상을 살아가는 일'로서의 인생은 그 살아감을 표현하고 채워가는 과정으로서, 인간적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인생은 한 객체마다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의미의 시간적 정의를 갖는다.


이 인생의 두 가지 정의는 다시 보편성과 특수성의 의미로 나뉜다.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의 의미를 인간에 대입하면 모든 인간에겐 시작과 끝이 있다는 보편성을 마주하게 된다. 즉, 이 시작과 끝이 나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나의 인생이 다수의 사람 중 '또 하나'의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약 특별하길 원한다면 주목할 곳은 시작도 끝도 아닌 그 속에 있는 '과정'이다. 사전적 의미로 본다면 우리의 특수성은 세상을 '살아가는' 일, 즉 살아가는 그 자체에 있다.


나에게 주어진 나의 시간들에 내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다수 중 '또 하나'가 아닌 '단 하나'의 인생으로 풀어나갈 때 나의 삶은 비로소 특수성을 갖는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명확히 하고 싶은 것은 보편성과 특수성에는 결코 높고 낮음, 좋고 나쁨의 척도가 단순히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생의 특수성과 보편성에서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는 없다. 다만 그 둘의 조화로 이루어진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애초에 우리는 보편적 인간으로서의 생물학적 정의를 벗어날 수 없다. 특수성이 얼마나 뛰어나든지 그 정도나 개성과는 상관없이 그 특수성은 인간에게 주어진 보편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적 의미의 보편성 속에서 우리는 과정적 특수성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붙잡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가치를 구체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한다. 저마다 자신의 삶을 무언가로 채워간다. 물론 무언가를 채우지 않는 것 역시도 그 자체로 무언가를 채워가는 과정이겠다. 특수함을 바라지 않는 것역시도 하나의 특수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특수함을 바라지 않는 것 역시 이 범주 안에 포함시키고 싶다.


결국 내가 정의하는 인생이란 우리에게 주어진 생물학적 보편성을 인정하되, 나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과정, 그 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 무언가를 찾으며 살아내는 그 과정 그 모든 것.


그 무언가를 찾든지 못 찾든지는 중요하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그 과정 자체가 이미 특별한 것이니까. 그 고민과 노력은 그 자체로 이미 의미가 있다. 불특정 다수라는 전체 속에서 내가 생각하고 살아내고 느끼는 모든 과정들은 그 자체로 독창적이고 특별하다.


인생이라는 특별함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당신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당신의 특수성은 증명되었다. 그리고 그 특수성은 당신의 소중함을 대변하는 하나의 증거가 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는 이미 그 존재 자체로 특별하다. 그러니 너무 불안하지 말자. 이 삶을 살아내는 나 자신을 그저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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